사람의 운명은 행성의 역사와 같아, 그 자체로 특별하지 않은 행성은 없으며, 어떤 두 행성도 같지 않으므로. 우리는 당신이 궁금해하는 타인의 행성을 소개합니다. 누군가의 경험과 생각, 삶에 뿌리를 둔 진짜 이야기에서 지혜를 찾아보세요. 이번에는 '나명원' 님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 시리즈에선 널리 쓰이는 월경용품 다섯 가지(일회용 월경대, 면 월경대, 탐폰, 월경컵, 월경 속옷)를 소개했다. 여기까지 읽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아니, 그래서 뭘 쓰라는 거야?”
그래서! 선택에 도움이 될 간단한 자가진단 테스트를 준비했다. 상황이나 선호에 따라 O, X로 답하며 따라가다 보면 월경용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각 월경용품이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지도 정리했다. 테스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아래 월경용품별 요약 정리도 확인해 보기를 추천한다.
월경용품 5타입 간단 정리
1. 일회용 월경대
종이와 흡수체로 만든 패드를 기존 속옷에 부착해 월경혈을 흡수하도록 하는 월경용품이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사용이 쉬워 가장 널리 쓰인다.
👌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 사이즈, 형태, 브랜드 등 선택지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사람
- 언제든 필요할 때 주변에서 바로바로 구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사람
- 휴대와 교체가 쉽고 초기비용이 들지 않는 제품을 찾는 사람
- 새로운 월경용품에 도전하기보다는 사용이 쉽고 널리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려는 사람
☝ 이런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아요!
- 축축한 느낌이나 덩어리진 피가 나올 때의 ‘굴 낳는’ 느낌을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
- 물놀이, 수영 등을 자주 즐기는 사람
- 복잡하고 어려운 소재·성분이 불안하다고 느끼는 사람
- 일회용 월경대를 사용하고 월경통이 심해지는 경험을 한 사람
월경 양이 많거나 활발하게 움직여 피가 샐까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일반 속옷 대신 월경용 방수 속옷(일명 ‘위생팬티’)에 일회용 월경대를 붙여 사용해 보자. 피가 월경대 밖으로 새도 방수 속옷에 가로막혀 옷이나 침구에 묻지 않는다. 아예 속옷처럼 착용할 수 있는 ‘팬티형 오버나이트’도 좋은 선택이다.
2. 면 월경대
천으로 만든 패드를 속옷 위에 올려 월경혈을 흡수하도록 하고 세탁해서 다시 쓰는 다회용 월경용품이다. 보통 날개 부분에 달린 똑딱이 단추(스냅 단추)를 잠가 고정한다. 일회용 월경대 유해물질 논란 이후 대체품으로 급부상했다.
👌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 환경을 위해 다회용품을 선호하는 사람
-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월경용품을 사용하고 싶은 사람
- 삶음 세탁을 통해 월경용품의 유해물질을 최대한 제거하고 싶은 사람
- 자신이 사용할 월경용품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
☝ 이런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아요!
- 축축한 느낌이나 덩어리진 피가 나올 때의 ‘굴 낳는’ 느낌을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
- 초기 구매에 비용을 투자할 수 없는 사람
- 월경 양이 많고, 운동을 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는 사람
- 시간, 환경 등의 이유로 월경대 세탁이 어려운 사람
일회용 월경대와 마찬가지로, 면 월경대 역시 속옷 대신 월경용 방수 속옷에 올려 사용하면 피가 월경대 밖으로 나와도 옷이나 침구에 묻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아예 월경 속옷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3. 탐폰
흡수체를 질에 삽입해 질내에서 직접 피를 흡수하도록 하는 월경용품이다. 용량이 다 차기 전까지는 샐 걱정이 전혀 없고 활동이 자유롭다.
👌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 월경용품 착용 중 월경하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고 싶은 사람
- 활동량이 많거나 물놀이를 자주 하는 사람
- 접근성이 좋고 교체가 쉬운 월경용품을 찾는 사람
- 월경컵에 도전하기 전에 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삽입형 월경용품을 시도해 보려는 사람
☝ 이런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아요!
- 독성 쇼크 증후군(TSS)을 겪은 적이 있는 사람
- 질 내에 월경용품을 삽입하는 데 거부감이 있는 사람
- 월경용품을 자주 교체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
- 단기간에 다량의 월경혈이 나오는 월경 패턴을 가진 사람
탐폰을 다루는 데 익숙하고 탐폰을 사용할 때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는 것이 싫다면 플라스틱 어플리케이터가 없는 ‘논어플리케이터 탐폰’을 사용해 보자. 손가락으로 뒤쪽을 밀어서 넣으면 된다. 플라스틱 대신 펄프 소재의 어플리케이터를 사용한 제품도 있다.
탐폰의 용량이 꽉 차서 피가 샐 것이 염려된다면 보조용으로 작은 월경대(팬티라이너 등)나 월경혈을 막아 주는 방수 속옷(위생팬티) 또는 월경혈을 흡수하는 월경 속옷을 사용해 보자.
4. 월경컵
탄성 있는 재질로 만든 컵을 질에 삽입해 질내에서 직접 피를 받아내도록 하는 월경용품이다. 용량이 다 차기 전까지는 샐 걱정이 전혀 없고 활동이 자유롭다.
👌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 월경용품 착용 중 월경하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고 싶은 사람
- 활동량이 많거나 물놀이를 자주 하는 사람
- 월경 양이 많은 사람
- 자신의 월경 패턴을 보다 잘 파악하고 싶은 사람
☝ 이런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아요!
- 독성 쇼크 증후군(TSS)을 겪은 경험이 있는 사람
- 질 내에 월경용품을 삽입하는 데 거부감이 있는 사람
- 주기적으로 손톱을 짧게 자를 수 없거나 네일아트를 즐기는 사람
- 초기 비용이 부담되거나 월경컵을 처음 시도할 때 필요한 시간과 장소, 여력이 없는 사람
질이 짧아 용량이 큰 월경컵을 사용하기 어렵거나 단기간에 대량의 월경혈이 나와 교체 전 월경컵이 샐까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월경 속옷을 보조용으로 사용해 보자. 월경컵과 월경속옷 조합이라면 양이 많은 1~2일차에 12시간씩 자도 문제가 없다.
방광이 예민해 월경컵 사용 시 방광에 자극을 느끼거나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사람이라면 탄성이 덜한 월경컵을 사용하거나 ‘월경 디스크’ 사용을 고려해 보자.
월경컵과 유사한 원리로 피를 받아내지만 위의 링 부분만 치골에 걸치는 식으로 착용하고 아래 피를 받는 부분은 얇고 흐물흐물한 주머니 형태라서 질벽을 누르지 않는 월경용품. 대부분 일회용이었지만 최근 다회용 제품도 여럿 등장했다. 월경컵과 달리,
월경 디스크 중 일부 제품은 월경 중 삽입섹스 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그래도 콘돔은 꼭 사용하자!).
5. 월경 속옷
일반 속옷처럼 입고 있으면 내부의 특수 원단으로 월경혈을 흡수하여 가둬 두는 월경용품이다. 속옷 형태이기 때문에 용량이 다 차기 전까지는 샐 걱정이 없다.
👌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 활동량이 많고 편한 착용감을 추구하는 사람
- 속옷에 일회용이나 면 월경대를 덧대어 두꺼워지는 것이 싫은 사람
- 착용과 교체가 쉬운 월경용품을 찾는 사람
- 기존 삽입형 월경용품에 보조용으로 사용할 월경용품을 찾는 사람
☝ 이런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아요!
- 축축한 느낌이나 덩어리진 피가 나올 때의 ‘굴 낳는’ 느낌을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
- 월경용품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싶지 않거나 쓰기 어려운 사람
- 월경 양이 많으며 단독착용할 제품을 찾고 있는 사람
- 월경속옷을 세탁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장시간 건조가 부담스러운 사람
월경 속옷 제조사 Thinx는 홈페이지에 월경의 양, 기간, 기존에 사용하는 월경용품 등을 바탕으로 자사 제품 중 어떤 제품을 사용하면 좋을지 알려 주는 테스트를 제공한다. 월경 속옷을 메인으로 또는 보조로 사용하라는 현식적인 조언도 전한다. 영어로 제공되긴 하지만 월경 속옷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이 테스트를 한 번 확인해 보기를 추천한다. 물론 이 테스트 결과를 활용한다고 해서 꼭 T사 제품을 구매할 필요는 없다.
각 제품군이 가진 특성과 강점이 다르기에 딱 잘라 어떤 물건을 사용하라고 조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월경하는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살펴보고, 어떤 기능이나 장점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지를 생각해 그에 맞는 월경용품을 사용하면 월경하는 삶이 보다 평온해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