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용품 답사기 - 월경대
월경용품 답사기 - 월경대
접근성은 만점 착용감은...?
5min
월경용품 답사기 - 일회용 월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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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른 행성에서는 사람의 운명은 행성의 역사와 같아, 그 자체로 특별하지 않은 행성은 없으며, 어떤 두 행성도 같지 않으므로. 우리는 당신이 궁금해하는 타인의 행성을 소개합니다. 누군가의 경험과 생각, 삶에 뿌리를 둔 진짜 이야기에서 지혜를 찾아보세요. 이번에는 '나명원' 님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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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월경용품을 하나하나 리뷰해보는 시리즈물입니다! 필요할 때 열어요, 슬기로운-월경-키트☽

5살 때인가, 화장실에서 네모난 비닐에 포장된 물건을 발견했다. 잘 간직하고 있다가 퇴근한 엄마에게 가져가서 물으니 엄마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어른들이 쓰는 작은 기저귀 같은 거야.” 나는 다 큰 어른도 기저귀를 찬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 온 어린이집에 이 사실을 퍼뜨렸다(엄마 미안해). 스스로도 몇 년 후에는 그걸 사용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모른 채….

특성 : 디폴트 값

첫 월경을 시작하고부터 내 앞에는 당연하다는 듯 그 물건이 놓였다. 우리 대부분 그랬을 것이다.

스티커처럼 속옷에 붙이는 일회용 월경대, 일명 '패드'였다. 이게 나에게 잘 맞는 월경용품일까 하는 의문 따위 가질 필요도 없이, 그냥 월경을 하면 패드를 쓰는 수밖에 없었다. 선택할 것은 브랜드와 크기 정도.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다양한 월경용품을 접할 수 있다. 그렇긴 해도 여전히 패드가 가장 접하기 쉽고 많이 쓰인다.  패드가 '기본' 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에 장단점을 따져 볼 기회도 별로 없다.

편리함 : 구하기 쉽고, 쓰기 편하고, 저렴함

일회용 월경대의 장점을 요약하자면 구하고 사용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다른 제품군과 비교해 보면 이 장점이 두드러진다. 인터넷을 뒤지거나 해외에서 구매할 필요도 없고 세탁할 필요도 없으니, 다들 일회용 월경대를 기본처럼 쓰는 이유가 있다.

❤️ 쉬운 구매

일회용 월경대는 어디에나 있다. 마트, 편의점, 심지어 학교나 지하철 화장실의 자판기에서도 살 수 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다양한 크기의 월경대가 나오기 때문에 자신의 월경 양이나 주기, 스타일에 따라 갖추어 놓기도 쉽다.

❤️ 편리한 사용

사기도 쉽지만 사용은 더 쉽다. 포장지를 뜯고 펼쳐서 뒷면의 종이를 떼어낸 뒤 접착면을 속옷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 처음 써 보는 사람이라도 쉽게 할 수 있다. 사용 후에도 세척할 필요 없이 둘둘 말고 휴지나 갈아 붙일 월경대의 포장지로 싸서 휴지통이나 월경용품 수거함에 버리면 끝이다.

❤️ 저렴한 비용

월경대 하나하나의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 총 비용 예측이 쉽다. 일회용이라서 지속적으로 돈이 들지만, 대신 초기비용을 더 쓸 필요가 없다. 월경 양이나 기간에 따라, 쓰는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이삼만 원이면 한 주기를 날 수 있다

불편함 : 새고, 넘치고, 축축함

월경에는 다양한 불편함이 따라온다. 하지만 내 경우 월경과 일회용 월경대가 1+1 상품처럼 같이 찾아온 탓에, 이 불편함이 월경 때문인지 용품의 문제인지 생각해 볼 겨를은 없었다. 그냥 월경은 원래 다 불편하려니 했다.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양한 월경용품을 경험하며 월경 자체에 어쩔 수 없이 따라붙는 불편함과 제품을 바꾸면 개선할 수 있는 불편함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월경 자체의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패드의 단점이었던 것을 정리해 본다.

💔 새고 넘치는 현상

월경혈 양이 많을 때면 금방 월경대가 꽉 차서 피가 넘친다. 월경대 전체가 젖지 않았어도, 질 입구에서 바로 닿는 부분이 젖은 상태로 많이 움직이면 피가 앞뒤의 빈 공간으로 이동하지 않고 그대로 월경대 날개를 타고 흘러나오는 경우도 있다. 운동을 많이 한다면 이 점이 특히 불편할 것이다.

물론 월경대를 제때 잘 교체하면 새는 문제를 줄일 수 있지만, 아무리 숙련된 월경인이라도 매시간 화장실로 달려가거나 뛰는 것도 조심하기는 힘들다. 어떤 월경용품이든 용량이 충분하고 흡수가 빠른(아니면 월경컵처럼 피를 바로 막아 주는) 제품을 찾으면 번거로운 교체를 한 번이라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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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용품 크로스 일회용 월경대 중에서도 몇 년 전 출시된, 기저귀와 유사한 형태이면서 속옷처럼 직접 입을 수 있는 ‘입는 오버나이트’ 제품은 자거나 가벼운 운동을 할 때 편리하다. 일반 패드를 쓰더라도 ‘위생팬티’, ‘생리팬티’ 등의 이름으로 나오는 보조용 방수 속옷을 입으면 새는 현상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 축축함과 덩어리

월경대에 피가 어느 정도 차면 피부에 직접 닿는 부분에 축축한 느낌이 든다. 덩어리진 피가 나올 때는 세간에서 ‘굴을 낳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는 불쾌한 느낌도 있다. 내 경우 이런 촉감이 젠더 디스포리아를 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월경한다는 것을 계속 자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경우에도 축축함을 쾌적하게 느끼는 여성 그런데 이것 역시 월경 자체보다는 월경대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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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과의 이별 축축함과 ‘굴 낳는’ 느낌을 둘 다 없애려면 패드 대신 탐폰이나 컵 등 삽입형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질 안에서 피를 바로 흡수하거나 받아내므로 고인 피의 축축함이나 핏덩어리가 내려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삽입형 제품이 아니어도 흡수력이 좋은 제품을 쓰면 축축함은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단, 월경양이 적을 때 너무 흡수력이 좋은 제품을 쓰면 외음부가 지나치게 건조해질 수 있다.

유해물질 파동

월경을 시작하고 일회용 월경대만 사용한 몇 년 동안 아주 심한 월경통을 겪었다. 월경대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사실 2차 성징이 오면서 호르몬이 날뛰는 시기였던 데다가 젠더 디스포리아로 인한 스트레스도 굉장히 심했으니 꼭 월경대가 몸에 해롭지 않더라도 월경통을 겪을 조건을 많이 갖춘 셈이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때 집에 있는 저녁~아침 시간에 면 월경대(다회용 월경대)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월경통이 확연히 줄어들기는 했다. 선후관계와 심증만 있고 인과를 밝힐 수는 없다.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많다. 사용하는 월경용품에 따라 월경통이 심해지거나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것 같은데, 막상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는 경험이다.

이런 의문을 가진 여성들이 적지 않았기에 2017년 ‘월경대 발암물질 파동’이 불거졌다. 여성환경연대는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월경대 11종을 조사한 결과 모두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큰 파문이 일자 식약처는 국내 유통 및 해외직구 월경대 및 팬티라이너 666품목에서 발암물질, 생식독성 물질 등 인체 위해성이 높은 VOC 10종 검출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다수에서 이 10종 중 하나 이상의 물질이 검출되었는데 “검출량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VOC 74종에 대한 결과도 공개했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 사용한 방법(동결분쇄 후 가열)이 실제 월경대 사용 환경과 크게 다르다는 점, 시료를 매우 적게(0.1g) 채취한 점, 질 점막을 통해 흡수 및 대사되는 화학물질의 양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는 점 등에 대해 비판이 있었다. 또 VOC 외에 다른 유해 요인 역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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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대 발암물질 논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몸 카테고리 속 '월경대 발암물질' 문서를 읽어보세요!

2018년 환경부의 건강영향 예비조사에서 참여자들은 일회용 월경대 사용 후 월경의 양 변화, 월경 통, 월경 주기  변화, 월경 혈색 변화, 작열감, 짓무름, 뾰루지, 질염, 냄새, 외음부 덩어리, 월경 전증후군(PMS)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일부는 월경용품 교체 후 증상이 개선되기도 했다.  

환경부는 일회용 월경대가 위험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라며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본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2021 년 10 월 15 일 기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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