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속 성교육 ① - 외음부의 행방불명
교과서 속 성교육 ① - 외음부의 행방불명
이야기꾼 : 가정교사 정연쌤
5min
교과서 속 성교육 ① - 외음부의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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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른 행성에서는 사람의 운명은 행성의 역사와 같아, 그 자체로 특별하지 않은 행성은 없으며, 어떤 두 행성도 같지 않으므로. 우리는 당신이 궁금해하는 타인의 행성을 소개합니다. 누군가의 경험과 생각, 삶에 뿌리를 둔 진짜 이야기에서 지혜를 찾아보세요. 이번에는 '정연' 님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학창시절의 성교육을 떠올리면 어떤 기억이 나나요?

몸에도, 성에도 관심이 많았던 제게는 성교육은 항상 흥미로우면서도 아쉬운 시간이었습니다. 생식기의 구조나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 재미있었지만, 제가 가진 호기심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 입학해 '가정교육'을 전공하고 ‘정제되고 가공되지 않은’ 수많은 자료와 교육들을 찾아보면서 그 호기심을 조금씩 해결해갈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교에서 받았던 성교육이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중학교 가정시간에 학생들을 만나며 ‘학생들의 삶을 바꾸는 성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정시간에 뭘 배우지?

가정교과는 자신과 가족, 지역사회, 자원, 환경과의 건강한 상호작용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자립적인 생활능력과 실천적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둔 교과입니다. 정규 교과 과목들 중 성교육을 가장 많이 다루는 교과인데요.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가정교과에 포함된 성교육 관련 요소와 단원에서의 성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내용은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전국의 중학생들의 수업으로 녹아들게 됩니다.

이처럼 교육과정은 교과서에, 교과서는 수업에, 수업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구조이며 각 교과서에서 어떤 언어로 내용을 전개하느냐에 따라서 수업의 방향성이 달라지게 됩니다. 내용요소와 성취기준은 모두 몸과 마음이 성장하며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청소년기에 배워야 할 내용들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교과서는 이러한 교육 내용 요소를 잘 표현하고 있을까요? 출판사에 따라 페이지 디자인이나 문장 스타일, 삽화의 그림체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관점과 내용은 거의 비슷한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많은 학교들이 채택해서 사용하는 일부 교과서의 ‘청소년의 성적 발달’ 단원을 살펴보았습니다.

정연쌤의 교과서 코멘터리 1 차시 - 여성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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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실제 수업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과서는 어떤 언어와 표현을 사용해 '여성의 몸'을 교육할까요? 정연쌤이 교과서 3종(천재교과서, 비상교육, 지학사)을 분석해 아쉬운 점을 짚어봅니다.

CASE #1 외음부의 행방불명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남성의 성적 발달에 대해서 다룰 때, 내부 생식기(고환, 부고환, 정낭, 정관, 전립샘 등) 외부생식기(음경, 음낭)를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여성의 성적 발달에 대해서 다룰 때, 내부 생식기(질, 난소, 자궁, 수란관)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들

여성의 성적 발달에 대해서 다룰 때, 외부생식기(외음부 : 대음순, 소음순, 음핵 등)는 일체의 언급이나 설명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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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쌤 코멘트 외부 생식기가 성적 즐거움과 신체에 대한 이해, 건강 관리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남성의 외부 생식기에 대한 교육은 제공하고, 여성의 외부 생식기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문제적으로 다가옵니다. 구조적으로 돌출되어 있기 때문에 남성은 자신의 생식기가 어떤 모양을 가지고, 어떻게 기능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생식기는 돌출되어있지 않아 마음먹고 거울을 준비해 관찰하지 않는 이상 알기가 어렵습니다. 외음부 또한 엄연한 여성의 생식기임에도 불구하고, 임신과 출산을 위해 기능하는 내부생식기에만 초점을 맞춰 교육하는 것은 여성 청소년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외음부의 구조와 기능을 알게 되면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도, 외음부 건강 관리도 한결 수월해집니다. 무엇보다 여성이 스스로의 성적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외음부의 구조와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CASE #2 월경, 주기만 알면 끝?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배란과 월경, 월경 주기와 월경 예정일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들

✖ 월경에 대한 실용적인 설명이 부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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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쌤 코멘트 교과서에서는 월경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개념과 정보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이 매 달 경험하는 월경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다루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가령 월경 기간 동안 아랫배가 부어오르고, 호르몬이 변화하며 식욕이 증가하는 등의 신체 변화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면 스스로의 신체 건강상태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월경통을 경험할 때 온찜질, 스트레칭, 진통제 복용 등의 대처법에 대해 배우게 된다면 조금은 더 수월하게 월경통을 다룰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상시 구입 가능한 진통제와 산부인과에서 처방을 받아야 구입 가능한 진통제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회용 월경대, 다회용 면월경대, 월경컵, 탐폰 의 다양한 월경용품의 특징과 자신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방법도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여성들이 경험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한 희발 월경,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출혈, 질염, 질 분비물의 상태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생식기계의 건강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고 병원에서 진료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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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 중학교 가정 교과서는 '여성의 성'과 '여성의 욕망'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정연님의 이번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 '교과서 속 성교육 ② - 자위는 남성만?'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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