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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성교육 ② - 자위는 남성만?

교과서 속 성교육 ② - 자위는 남성만?

이야기꾼 : 가정교사 정연쌤

5min
교과서 속 성교육 ② - 자위는 남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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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른 행성에서는 사람의 운명은 행성의 역사와 같아, 그 자체로 특별하지 않은 행성은 없으며, 어떤 두 행성도 같지 않으므로. 우리는 당신이 궁금해하는 타인의 행성을 소개합니다. 누군가의 경험과 생각, 삶에 뿌리를 둔 진짜 이야기에서 지혜를 찾아보세요. 이번에는 '정연' 님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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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 정연님의 지난 이야기 '교과서 속 성교육 ① - 외음부의 행방불명'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연달아 읽으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

지난 이야기 ⏩

교육과정은 교과서에, 교과서는 수업에, 수업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구조이며 각 교과서에서 어떤 언어로 내용을 전개하느냐에 따라서 수업의 방향성이 달라지게 됩니다. 내용요소와 성취기준은 모두 몸과 마음이 성장하며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청소년기에 배워야 할 내용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정 교과서는 성교육 관련 요소를 어떻게 펼쳐내고 있을까요? 출판사에 따라 페이지 디자인이나 문장 스타일, 삽화의 그림체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관점과 내용은 거의 비슷한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많은 학교들이 채택해서 사용하는 일부 교과서의 ‘청소년의 성적 발달’ 단원을 살펴보았습니다.

정연쌤의 교과서 코멘터리 2차시 - 여성의 성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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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정연쌤과 함께 학생들의 실제 수업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과서가 어떤 언어와 표현을 사용해 '여성의 몸'을 교육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교과서가 '여성의 성생활'을 다루는 방식에서 아쉬운 점을 짚어봅니다.

CASE #3 발기와 사정 - 배란과 월경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남성의 성적 발달에 대해서 다룰 때, 성적 자극을 받았을 때 일어나는 신체 변화(발기, 사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들

여성의 성적 발달에 대해서 다룰 때, 성적 자극을 받았을 때 일어나는 신체 변화(음핵 및 음순의 충혈, 질액 분비 등)에 대해서 일체의 언급이나 설명이 없습니다.

👩🏻‍🏫
정연쌤 코멘트 남성의 발기나 사정은, 여성의 배란과 월경에 대치되는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식세포(난자, 정자)의 배출’이라는 관점에서 배란과 사정이 유사한 면도 있지만, ‘성적자극에 대한 반응’이라는 관점에서는 전혀 다릅니다. 발기와 사정은 남성의 성적 자극을 전제하고 진행되는 생리적 반응입니다. 여성의 신체 또한 성적 자극이 존재할 때 음핵과 음순이 충혈되고, 질액이 분비되는 생리적 반응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어떠한 교과서에서도 이러한 여성의 생리적 반응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음핵과 음순의 충혈, 질액의 분비는 발기와 마찬가지로 성관계를 위해 필수적인 생리적 반응입니다. 하지만 여성의 생리적 변화에 대해서 전혀 언급하지 않는 교육은 ‘남성 중심적 성 인식’을 강화시키게 됩니다. ‘남성은 성적 자극을 느끼는 존재’라는 인식, ‘남성의 발기로 성관계가 시작하여 남성의 사정으로 성관계가 끝난다’는 인식, ‘여성은 성적 자극을 느끼는 주체가 아니’라는 인식, ‘성관계에서 여성의 성적 자극은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 등을 예시로 들어봅니다.

CASE #4 자위는 남성만?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 남성의 자위에 대해, 위생과 안전을 신경써서 자위할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다루는 출판사도 있고, 교사용 지도서에서 다루는 출판사도 있지만 방식과 내용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들

✖ 여성의 자위에 대해, 일체의 언급이나 설명이 없습니다.

👩🏻‍🏫
정연쌤 코멘트 자위는 성별과 무관하게 성적 욕구가 존재하는 사람이 가장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성적 욕구를 해소하며, 자신의 신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즐거운 과정입니다. 자신의 신체를 다양한 방식으로 자극하며 성적 욕구의 주체로 스스로를 인지하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성의 자위는 이야기하고, 여성의 자위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 태도는 ‘남성 중심적 성인식’을 강화시킵니다. 남성은 성적 주체로 인정하고, 여성은 성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자위에 대해서도 교과서에서 언급하고 교육해야 하며, 건강하고 안전한 자위 방법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CASE #5 과정 없는 임신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 배란과 사정, 수정, 착상, 발육의 순서로 임신과 태아의 성장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임신 기간과 출산 예정일을 계산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들

✖ 정자가 질 내부를 통해 난자를 만나기 위한 과정인 성관계는 다루지 않습니다.

✖ 성관계 이전에 이루어져야 하는 동의과 거부 과정도 당연히 언급조차 없습니다.

👩🏻‍🏫
정연쌤 코멘트 제대로 된 성교육을 위해서는 임신이 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과정인 성관계에 대해 설명을 해주어야 합니다. 실제로 난자와 정자가 어떤 방법을 통해 만나게 되는지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으며, 성관계에 대한 정보를 자극적인 매체를 통해 먼저 접하게 되면 성에 대한 왜곡된 사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관계’에 대한 일말의 설명도 없이 ‘수정과 임신’에 대해서 다루는 것은 또 다른 큰 문제를 야기하는데, 바로 ‘모든 성관계가 임신과 출산을 위한 것’이라는 관념을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념은 ①임신과 출산이 가능하지 않은 성소수자 커플에 대한 혐오적인 시선을 만들어 냅니다. 또한 ②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질 삽입 섹스’만이 성관계의 ‘핵심’라는 관념을 만들어 냅니다. 질 삽입 섹스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성은 35%에 불과하지만, 같은 과정에서 95%의 남성들이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낮은 수치입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질 삽입’이 아닌 다양한 방식의 전희 과정과 후희 과정에서 오르가즘을 경험하지만, ‘질 삽입 및 사정’이 성관계의 핵심이라는 관념은 ‘남성의 발기’에서 시작해서 ‘남성의 사정’으로 마무리되는 성관계를 이끌어냅니다. 발기와 사정이 남성의 성적 욕구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러한 관념은 남성을 성관계의 주체로, 여성은 성관계의 대상으로 위치시키게 됩니다. 성별과 성정체성, 성지향성을 막론하고 모두가 존중받으며 성관계의 주체가 되어 자신과 상대방의 즐거움에 귀기울이며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정과 임신’이 아닌 ‘다양한 방식의 성관계’부터 다루어야 합니다. 또한, 성관계에 대해 설명을 할 때, 비로소 성관계 이전에 전제되어야 하는 ‘동의와 거부’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동의와 거부는 성행위의 당사자가 주체로서 성행위의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며, 동의 없는 성행위는 폭력이며 범죄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의 및 거부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하는데, 이는 교육과정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동의하고 거부하는지 배우는 과정을 통해서, 성행위의 주체로서 스스로 의사 결정하는 방법과 상대방을 성행위의 주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이는 성범죄 예방과도 연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 꼭 다뤄야 하는 내용입니다.

CASE #6 콘돔은 왜?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 출판사별로 5~6가지를 ‘피임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천재교과서에서는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월경주기법’, ‘먹는 피임약’ ‘루프’, ‘난관수술’, ‘콘돔’, 정관수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출판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월경주기법‘, ’먹는 피임약‘, ’콘돔‘은 모든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들

✖ 콘돔의 중요한 사용목적 중 하나인 성병 예방에 대한 언급조차 하고 있지 않습니다.

✖ 성병에 대한 정보 및 성병 예방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자궁경부암 주사, 성관계 전 성병검사 등)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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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쌤 코멘트 도대체 왜일까요? 가장 간편하고, 피임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성병 예방을 위해서도 중요한 콘돔은 왜 아래쪽에 위치해 있으며,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피임효과를 아무도 보장할 수 없는 ’월경주기법‘은 첫 번째일까요? (교과서의 설명 그대로 : 월경주기법 – 배란을 전후한 일주일 동안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으로, 피임 효과가 떨어진다.) 왜 여성이 그 부담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월경주기법, 먹는 피임약, 루프, 난관 수술이 먼저 나온 후에야 콘돔과 정관 수술이 소개되는 것일까요? 심지어 돌출되어 있는 남성의 생식기의 특성상, 정관 수술은 난관 수술에 비해 훨씬 간편하며 안전합니다. 피임은 말 그대로 임신을 막기 위한 방법입니다. 안전한 방법으로, 피임 확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피임방법을 단순히 열거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피임법인 콘돔에 대해 강조하고, 다른 피임법을 함께 사용할 것을 안내해야 합니다. 또한 콘돔 사용은 피임 뿐만 아니라 성병 예방이라는 중요한 용도를 함께합니다. 하지만 어떤 출판사의 교과서에서도 성병이나 성병의 예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성병의 증상과 위험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안내하는 것은 모든 이들의 성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성병의 종류와 콘돔·덴탈댐 착용, 포궁경부암 주사, STD검사 등 성병의 확인 및 예방법을 교과서에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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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 중학교 가정 교과서는 '여성의 성적 호기심'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정연님의 이번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 '교과서 속 성교육 ③ - 호기심은 자제할 것?'으로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댓글
나는 학교에서 제대로된 피임 교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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