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성교를 시작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언제나 모든 것이 저절로 잘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듯 우리 몸도 가끔 작동이 껄끄러울 때가 있다. 충분히 흥분한 것 같은데도 질액이 나오지 않을 때, 당혹스러울 수 있겠지만 침착히 상황을 판단해보자. 질액에 관한 오해를 풀고 대처법을 논의하면 문제는 예상보다 쉽게 해결될 것이다.
촉촉한 게 당연한 것은 아니다
질액
성행위 중 질이 ‘젖는 것’은 몸의 정상적인 반응이다. 성적인 자극을 받은 여성의 성기는 혈류가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하며 질 내부에서 체액을 생성하고 질 입구까지 밀어낸다. 이를 통해 질에 무언가 삽입되고 움직이는 것이 쉬워진다.
그러나 ‘젖지 않는 것‘이 비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성적인 흥분 상태는 신체적이고 심리적인 동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우리 몸은 기계처럼 언제나 같은 반응을 출력하지 않는다. 여성의 질액은 성적 흥분감 외에도 다음과 같은 상황에 특히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질액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 월경 주기 동안 변동하는 에스트로겐 수치
- 완경
- 전희
- 심리적 상태
- 경구피임약 등과 같은 특정 약물
여성은 수없이 많은 이유로 질액 분비에 어려움을 겪는다.
월경 주기의 시작과 끝에서 신체는 에스트로겐을 적게 생성하므로 질은 평소보다 건조해질 수 있다. 또한 우리 몸은 우리의 예상보다 엄격한 흥분의 기준을 갖고 있을 수 있으며, 우리의 무의식에는 스스로 미처 인지하지 못한 불안감이 남아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질 건조증’과 같은 질병이 질액 생성을 방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자책감을 가질 필요도 누군가를 탓할 필요도 없다. 세상사가 늘 그렇듯 질액의 문제도 언제나 '복합적'이라는 것을 인식하자. 그리고 여기 좋은 소식이 있다. 인생의 수많은 난제들과 달리 질액의 문제는 쉽고 명료하게 해결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때로 사람들은 질액의 양으로 상대의 흥분 정도를 파악하곤 하지만 그다지 현명한 방식은 아니다. 성적 흥분이 질액 생성에 필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다른 상황들이 영향을 준다면 흥분한 상태에서도 질액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상대의 흥분을 알아차릴 수 있다. 가장 쉽고 명확한 방법은 묻고 답하는 것이다.
질 건조증
Vaginal dryness
질 건강을 위한 수분, 성적 활동에 필수적인 수분이 부족한 상태를 의학적으로 '질 건조증'이라 부른다. 이런 경우 성생활 시 윤활제를 사용하는 것 외에도, 평상시 질 보습제 등을 활용해 습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질 건조증은 모든 연령대의 여성에게 발생하지만 완경 이후에는 훨씬 더 흔하다. 완경기 여성의 약 절반 가량이 건조한 질로 인해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 하버드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건조증을 앓는 여성 중 90%는 건조함뿐만 아니라 성관계 중 자극과 통증을 포함해 크고 작은 불편을 경험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가 많은 여성들은 건조한 질을 '자연스러운 노화의 징후'로 여기고 젊은 여성들은 '내 몸의 특성'으로 여기며 참고 견뎌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배가 아프면 병원에 가듯, 질이 건조하고 아프면 병원에 가야한다. 호르몬 치료, 질 보습제 사용 등 작고 사소한 시도만으로 질 건조증 증상을 쉽게 다스릴 수 있다. 건조한 질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면 의사를 방문해 적절한 처방을 받자.
요약
- 질액은 성적 흥분의 지표 또는 애정의 척도가 아니다
- 질이 건조하다면 윤활제를 활용하고, 치료를 받자
- 윤활제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 '윤활제' 문서를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