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OO X a양
늦깎이 독일 미대생 1

내가 다니는 학교는 다른 학교들보다 요구하는 어학성적이 낮다. 그래서 내가 영어를 조금은 할 줄 알아서 이 학교가 내게는 아주 좋은 조건이었는데... 막상 들어오니 내 전공에는 80%가 독일어가 모국어인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전공 수업이 독일어로 진행되었다.
그놈의 언어 ^^;

그래도 나랑 전공이 같은 친구가 있어 든든했다. 그리고 난 원래 눈치껏 알아듣는 것에는 도사라서 대략 단어들과 상황상 무슨 말을 하는지를 추측해서 이해하고 있긴하다. 물론 내가 이해한 것이 100% 맞지는 않을테지만 말이다.
이해 안되는 거 있으면 통역해줄게!!
당신은 혹시 천사입니까?
같이 콘서트 간 친구
콘서트 이후로 인연이 끊길 줄 알았는데 다행히 꾸준히 수업도 같이 듣고, 연락도 하는 중.

어떤 수업에는 아시아인이 나밖에 없다 ^^; 뭐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음... 뭘 알아야 질문을 하죠...
다들 질문 있어요?
그냥 숙제만 이해하면 된다.

이 수업도 독일어라니... 그래도 눈칫껏 알아들었다. 힘드네... 알아듣는 척 하느라
영어로 수업해달라고 물어보는 게 어때?
아냠... 괜찮아 뭐 숙제만 잘 해가면 되니까! 대략 이해했어! ㅋㅋ
모르는 거 있으면 말해! 알려줄게!!
고마워... 너라도 있어서 다행이야...

수업이 끝나고 내가 서점에 간다고 하니 친구가 같이 가자고해서, 우리는 수업이 끝난 뒤에 같이 서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전철안에서 친구가 내게 말했다.
응 그래서?
우리반에 중국인 학생이 있는데...

근데 그 친구는 독일어도 영어도 아예 못해...! 다행인건 우리반에 중국인 남학생이 있어서 그 친구가 번역해줘
헤? 그럼 어떡해?
그러니까... 다른 수업은 어떻게 듣는지 모르겠어

영어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아니 아예 언어 공부를 안했나?
이 학교에 어떻게 붙었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공부를 아예 안했지?
이정도 어학으로도 수업따라가기 어려운데
학교에 들어갈 때 A를 받으면 인터뷰를 보지 않아도 되는데 그럼 A를 받아서 붙었나?
생각중...
물론 나도 어학공부를 열심히하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할 처지는 아니지만 내 기준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서 하는 친구가 한 말에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대충격!
독일 학교 참 재밌어요! 친구들도 다 착하고, 수업 분위기도 자유롭고요!! 물론 독일어가 문제지만 언어라는 건 뭐 하다보면 늘지 않을까 싶어요! 공부 열심히 해야죠!!!
그래도 저랑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가 수업 때 큰 도움을 주거든요!… ㅎㅎㅎ
그리고 콘서트 이후에 잘 지내고 있어요! 🥹❤️ 다행이쥬?
물론 제가 판단할 입장은 아니지만, 여러분도 저와같은 마음이 드셨나요? 만약 독일 대학교에서 독일어 영어 둘다 아예 못하는 사람을 본다면 어떤 마음이 드실 것 같나요?

a양
성인 ADHD 환자 겸 작가
이십 대 후반에 ADHD 판정받고 난 이후 소리쳤다.
“유레카!”
@eureka.ad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