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OO X a양
나의 슬픈 감정은 일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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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인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

누구에게나 이별의 순간은 찾아온다.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난 이별 전부터 슬픔을 세게 느낀다. (가끔 극단적인 표현을 스스로한테 하기도 함.)
생각들
- 괜히 독일 간다고 했어
- 진짜 가기 싫다. 왜 헤어져야 하는거지?
-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고 내 욕심에 이렇게 헤어지는 게 말이돼? 난 정말 이기적이야
- 어떡해
- 그냥 가지 말까봐... 이대로 못헤어지겠는데?
오버스럽게 보이기도 함

그리고 그 많고 많은 이별 중에서는 내가 유독 집착? 애착하는 사람은 언니이다. 언니랑 헤어지는 게 너무 싫었다. (물론 짝사랑 같은 느낌이 좀 더 강하지만...)
K-장녀 특: 이성적이고, 감정표현을 크게 하지 않는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래서 더 맴찢...
언니 꼭 나 죽고나서 죽어야돼
옷구겨져 좀놔
알겠어 너 걱정되서 어떻게 먼저 가겠니
언니와 나눈 대화..
- 이기적으로 보이지만 언니 죽고나면 견딜 자신이 없어서 부탁했더니 흔쾌히 승낙함
- (실제로는 멱살 잡진 않았다.)

이미 떠나기 전에 슬픔을 단련시켜서인지 막상 가족들과 헤어지고 나서는 울지 않았고 씩씩하게 독일에 잘 도착했다. 그리고 기차를 기다리면서 지갑을 찾고 있었을 때 생긴 일이다.
누가 훔쳐갔나
아 지갑 어딨지?
뒤적 뒤적
또 시작이군

편지?
두툼한 걸 보니 돈이 들어있나봄
누구지?
가방 깊숙이 두툼한 무언가가 손에 잡혀서 보니 편지봉투였다.

예상치 못한 언니 편지 공격에 나는 꼼짝없이 당하고야 말았다.
언니의 기습공격
끄으흡
OO 나야 :) 원래는 손편지를 써주려고 했으나, 니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며칠 동안 나한테 찰싹 붙어 지내는 바람에 손편지를 쓸 시간이 없었던 점 양해 바라 ^-^; 이걸 읽을 때 즈음이면 이미 한국 땅은 떴을 텐데, 독일은 잘 도착 했으려나, 비행기는 잘 환승 했으려나, 캐리어 큰 거 두 개나 끌고 기차는 잘 탔으려나, 기숙사는 길 잃지 않고 잘 찾아 갔으려나 왜 이렇게 걱정이 되는지 모르겠네. 너도 이제 곧 서른이고, 나랑 고작 16개월 차이라지만 아직까지도 왜 이리 모든 걸 챙겨줘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ㅋㅋㅋ 편지를 쓰려고 생각하고 보니까 내가 마지막으로 너에게 편지를 쓴게 언제인지 기억 조차도 안나더라고. 아님 한번도 써준 적이 없는 것일 수도... ^-^

더이상 읽을 수가 없어서
그냥 한장 읽고 포기
언니 나쁘다 증말...
안되겠다 왜 사람 울리고 그르냥

[ 며칠 후 ]
며칠 뒤에서야 그동안 미루고 미룬 언니의 편지를 읽어보기로 했다.
이젠 좀 괜찮지 않을까?
울지마 이 바보야
읽을까 말까...
계속 망설이긴 했다.
읽어보시던가

그리고 다음날 눈이 부은 채로 일어났다.
부스스
괜찮긴 개뿔
무엇이 나를 그토록 슬프게 했는가?
다음에 이어서

a양
성인 ADHD 환자 겸 작가
이십 대 후반에 ADHD 판정받고 난 이후 소리쳤다.
"유레카!"
@eureka.ad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