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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위키 - Ⓑ 범·다·양 아세요? 정말?

퀴어위키 - Ⓑ 범·다·양 아세요? 정말?

이야기꾼 : 나명원

5min
퀴어위키 - Ⓑ 범·다·양 아세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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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른 행성에서는 사람의 운명은 행성의 역사와 같아, 그 자체로 특별하지 않은 행성은 없으며, 어떤 두 행성도 같지 않으므로. 우리는 당신이 궁금해하는 타인의 행성을 소개합니다. 누군가의 경험과 생각, 삶에 뿌리를 둔 진짜 이야기에서 지혜를 찾아보세요. 이번에는 '나명원' 님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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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섹슈얼리티와 젠더의 세계를 탐험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시리즈물. 자기방의 무지갯빛 모험은 계속됩니다!

한 성별에만 끌리는 게 당연하다고?

엥 정말...?

여자 아니면 남자, 한 종류의 성별에만 끌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에서 한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 끌림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 글에서는 두 성(이상)에 끌리는 양성애자, 여러 성에 끌리는 다성애자, 상대의 성별과 관계없이 끌림을 경험하는 범성애자를 소개한다.

다양해지고 넓어지는 개념들

사람의 성별은 두 가지뿐일까? 다음에 연재할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여자/남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먼 옛날에는 동성에게 끌리면 동성애자, 여성과 남성에게 끌리면 양성애자 정도로만 불렀다. 하지만 성별이 두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성적 지향성에 대해서도 한 성에 끌리는 경우, 두 성에 끌리는 경우 외에 다른 경우를 설명하는 말이 등장했다. 그러면서 양성애의 정의 자체도 더욱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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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지향성 어떤 대상에게 성적으로 끌린다는 특성. 이 시리즈의 첫 번째 글 <퀴어위키 - Ⓠ 퀴어란 무엇인가>를 읽어보세요.

❤️ 다성애자와 범성애자

다성애자는 둘보다 많은 성에 끌리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여성과 남성, 안드로진을 성적 관심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이라면 세 성에 끌리는 다성애자라고 자신을 소개할 수 있다. 한편 범성애자는 대상의 성별과 무관하게 끌리는 사람이다. 상대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다른 어떤 성별이든, 끌리면 끌리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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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진 여성/남성 둘 중 하나에 딱 들어맞지 않고 여성됨과 남성됨이 혼재한 비이분법적 성별 정체성.

❤️ 논모노섹슈얼

한 성에만 끌리지 않는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이 알려지면서, 이를 포괄하기 위한 단어도 생겼다. 논모노섹슈얼이란 하나보다 많은 성별에 끌리는 경우를 말한다. 양성애자, 다성애자, 범성애자 등, 사람은 단 한 성별에만 끌려야 한다는 단성애 중심주의(모노섹시즘)에 들어맞지 않는 이들을 포괄하는 단어다.

❤️ 양성애 개념의 확장

여성과 남성 외의 성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다성애와 범성애 개념이 등장할 뿐 아니라 양성애 개념 자체도 더 포용적으로 변했다. 이제 양성애가 ‘두 개의 성별에 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성별과 자신과 다른(자신의 성별 외의) 성별, ‘두 방향으로 끌리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양성애자가 많다. 이 정의는 앞에 나온 다성애자, 범성애자 등의 개념과도 겹치는 부분이 많다. 다양한 정체성을 포괄한다는 뜻으로 ‘양성애+ 우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람둥이, 중간, 인류애? 범성애에 대한 흔한 오해

양성애자 하면 흔히 하는 오해가 있다. 다성애자나 범성애자는 양성애자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정체성에 대해 설명하면 결국 양성애자와 같은 오해를 받는다. 흔한 편견 몇 가지를 살펴보자.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장인물 오베린은 극중 남성과 섹스하지만, 여성에게도 끌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해 질문을 받자 그는 “다들 세상의 쾌락 중 절반을 놓치고 있어!”라고 말한다. 하나보다 많은 성별에 끌리는 사람은 쾌락주의자이며 성적으로 개방적이리라는 편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 아무나 만나는 ‘바람둥이’

다양한 드라마, 영화, 만화 등에서 매번 비슷한 양성애자 인물이 등장한다. 매력적이고 성적으로 개방적이며 한 번에 여러 상대를 만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유형이다. 성적으로 끌리는 대상의 범위가 넓은 것은 성적으로 더 활발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의 영향이다. 하지만 너무나 큰 오해다. 모든 이성애자가 아무 때나, 아무 이성이나 만나서 성적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듯, 하나보다 많은 성에 끌린다 해서 때와 상대를 가리지 않고 관계를 맺지는 않는다. 한 사람만 만나거나 합의 없이 바람을 피우거나 합의 하에 비독점적 관계를 추구하는 것은 모두 개인의 가치관 문제다. 성적으로 개방적이거나 활발한지 여부도 개인차일 뿐, 성적 지향성과는 상관이 없다.

💔 동성애자와 이성애자의 ‘중간’

내 양성애자 친구 하나는 주변에서 자신을 ‘반일반퀴(반은 일반*, 반은 퀴어)’ 취급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양성애자는 분명히 성소수자임에도 성소수자도 비성소수자도 아닌 애매한 존재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현실을 자조적으로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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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이반? 비성소수자를 부르는 은어가 ‘일반’이다. 반대로 성소수자를 ‘이반’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그리 많이 쓰이지 않는 말이다.

양성애자를 자기가 이성애자인 줄 알았다가 동성애자 정체성을 깨닫는 ‘중간 단계’, 아니면 동성애자를 만나다 결국 이성과 결혼할 ‘예비 이성애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양성애자는 무엇과 무엇의 중간 과정이 아니라 그냥 양성애자다. 지금 만나는 사람의 성별이 무엇이든 양성애자가 이성애자나 동성애자로 변하지는 않는다.

💔 이성애자와 같은 ‘특권층’

성적 대상에 이성이 포함되므로 언제든 이성애자처럼 이성애규범적 사회에 편입되어 차별 없이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발상이다. 자기 주변 사람이 성소수자라는 걸 못 견디는 이들은 이 생각으로 괜한 희망을 찾기도 한다. 이성도 사랑할 수 있으니 언젠가 이성애자로 ‘돌아오리라는’ 헛된 믿음이다. 물론 그런 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며, 끌리는 대상 중 이성만 남겨야 한다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모른다.

실제로 하나보다 많은 성별에 끌리는 양성애자, 다성애자, 범성애자 등 논모노섹슈얼은 한 성별에만 끌리는 이성애자나 동성애자보다 건강의 위협을 많이 받는다. 인종과 성별정체성 등 집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소화기 질환부터 고혈압, 약물 남용, 우울증, 자살률까지 높게 나타나며, 이는 논모노섹슈얼에 대한 편견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다.

💔 널리 사람을 사랑하는 ‘인류애’

성별에 관계없는 끌림을 느끼는 범성애자는 또 다른 오해를 받기도 한다. 사람의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 사랑하는 인류애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웃픈 오해다. 하지만 레즈비언의 여성애가 자매애가 아니고, 게이의 남성애가 형제애가 아니듯, 범성애자의 범성애 역시 인류애가 아니고 성애다. 성적으로 끌리는 대상의 성별이 상관없는 것이지, 누구나 사랑하는 아가페적 존재가 아니다.

사실은 이 사람도!

팝스타 중에는 논모노섹슈얼이 정말 많다! 레이디 가가는 자신이 남성과 여성에게 끌린다고 밝혔다. 콘서트에서는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포커 페이스>가 ‘여성(과의 관계)에 대해 공상하며 남성과 섹스하는’ 경험에 대한 곡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다룬 <본 디스 웨이>를 불렀을 뿐 아니라, 항상 적극적으로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마일리 사이러스와, 데미 로바토, 패닉! 앳 더 디스코의 보컬(이자 현재 유일한 멤버) 브랜든 유리는 범성애자로 커밍아웃했다. 시아는 성별이 중요하지 않다며 ‘플렉서블’이라는 말로 자신을 정의했다. 최근 한국 가요계에서도 아이돌 그룹 와썹 출신의 지애와, 힙합 경연 <고등래퍼 3>에서 준우승한 래퍼 아퀴나스, 두 사람이 양성애자로 커밍아웃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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