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의 비용

월경의 비용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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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의 비용

목적

월경은 거의 모든 여성들이 필수적으로 경험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전 세계의 인구 중 약 26%가 생식 연령기의 여성이며 이들 대부분은 선택의 여지 없이 주기적으로 월경을 겪는다. 4명의 사람이 모이면 그 중 하나는 월경을 하고 있거나, 곧 하게 될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인구가 보편적으로 겪는 건강 문제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월경의 비용은 공짜가 아니며, 많은 여성들이 이 비용 때문에 상당한 경제적 곤란을 겪는다. 우리, 그리고 사회 전체가 주목해야 할 월경의 경제적 문제를 살펴보자.

월경의 비용, 그리고 빈곤

✔️ 안전한 월경에 대한 청구 비용 1,200만원

여성들은 1년에 평균적으로 65일씩, 40년 동안 월경을 겪는다. 월경시기에 사용하는 월경용품은 당연히 공짜가 아니다. 대한민국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1년에 17만원 가량을 월경용품을 사는데 쓰고, 평생 1만 6천여 개의 월경대를 소비한다. ‘월경대 발암물질 파동’ 이후 시장을 점령한 유기농 프리미엄 월경대 제품의 가격은 500원에서 800원대에 이른다.

이를 토대로 대략적이나마 계산해 보면 유기농 월경대를 사용하는 여성은 평생 1,200만원을 월경의 비용으로 쓴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외 월경통으로 인한 진료비와 약제비, 사회 활동에 지장을 겪어 발생한 손실 등을 포함하면 월경의 비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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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경대가 가장 비싸다! 한국 소비자원의 2017년 조사 결과 한국은 생리대 가격이 OECD국가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개당 평균 331원으로 프랑스 218원, 미국과 일본 181원보다 100원 이상 비쌌다. 생리대에 붙는 부가가치세 10%를 2004년 폐지했지만 생산과 유통 과정에는 여전히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 월경 빈곤

지금 우리 세상에는 월경용품을 살 돈이 없어 여성들이 학교를 결석하고 사회 활동을 중단하는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월경 빈곤’으로 불리는 심각한 사회 문제는 최근 가시화되었지만 수많은 여성들이 세대에 세대를 거쳐 묵묵히 견뎌온 고통 중 하나다.

이른바 ‘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 국가들과 미국에서도 오늘 먹을 밥과, 월경용품을 놓고 선택을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다. 최근 세계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월경 빈곤이 결코 ‘일부’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 영국

최근 영국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영국 여성의 약 10%가 월경용품을 구매할 자금이 없었다. 15%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으며 19%는 비용 문제 때문에 자신에게 적합한 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 미국

미국의 여성 청소년 5명 중 1명은 월경용품을 구하지 못해 학교에 결석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2019년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월경을 하는 미국 여성 3명 중 2명은 지난 한 해동안 월경 용품을 구매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순간이 적어도 한번 이상 있었다고 답했다.

🇰🇷 대한민국

2016년 월경대를 구매할 수 없어 깔창, 신문지, 휴지를 사용하는 여학생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월경 빈곤 문제에 대한 논의 시작됐다. 당시 관련 단체에서는 월경용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15~19살)이 6만명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 월경 빈곤 퇴치

세계 각국에서는 여성의 월경을 기본권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힘을 얻고 있다. 일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넘어 보편 복지의 차원에서 월경용품 접근성을 높이려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적지 않다.

🏴󠁧󠁢󠁳󠁣󠁴󠁿 앞서가는 스코틀랜드

2020년 11월 스코틀랜드 정부는 월경용품을 학교와 공공기관, 약국 등을 포함한 지정시설에 무료로 가져갈 수 있게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2018년부터 세계 최초로 중·고·대학교에서 생리용품을 무상제공 해오다 이번에 그 범위를 더 넓힌 것이다. 이로써 스코틀랜드는 세계 최초로 모든 여성에게 월경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국가가 됐다.

🇳🇿 뒤 따르는 뉴질랜드, 영국, 미국

뉴질랜드와 영국도 전국 학교에서 여성 청소년에게 무료로 월경용품을 지급하고 있다. 2019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선 생리용품에 붙는 판매세인 ‘탐폰세’(tampon tax)를 없애자는 법안이 주 하원에서 통과됐다.

🇰🇷 대한민국은?

여성의 건강하고 안전한 월경권을 보장해달라는 외침에 대한 반응으로 미약하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여성청소년 월경용품 바우처 지원 프로그램, 공공기관 비상용 월경대 비치사업 등이 시행되어 운영 중이며, 여주시에서는 전국 최초로 소득 요건을 따지지 않고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월경용품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해 호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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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용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여성청소년(만 11세~ 18세)이라면 주민등록 주소지 관할 동 주민센터 및 읍·면 사무소에서 도움을 청하자. '월경용품 구매 바우처'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성인이거나, 지원 사업의 요건을 갖추기 어려운 경우라면 비상용 월경용품을 비치해두는 공공기관을 찾아 필요한 만큼 가져가자. 경제적인 비상 상황만큼 심각한 비상 상황도 없다. 자세한 지원 사업 내용은 '월경용품 지원 사업'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요약

  • 월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공공 보건의 문제이고, 인권의 문제다
  • 월경 빈곤 퇴출을 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

참고문헌
월경대 가격,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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