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hd 진단받고 약 먹은 후기
글이 좀 길어서 음슴체 쓸게요🥲
원래 엄청 간단한 업무만 하던 직장에서 일 많고 복잡한 업무 하는 직장으로 이직하고 나니까 내 건망증이 물위로 올라오게 됐어. 한 반 년 정도 일하다가 남자친구 생기니까 더 두드러지게 나한테 문제가 있다는걸 알게된다...
1. 찰나의 순간에도 물건 어디뒀는지 잘 까먹고 잘 잃어버린다(한 두번이 아니라 매번) 집에서 손 씻는다고 전자레인지 위에 폰 두고 손 씻고 나오면 어디뒀는지 까먹어서 찾음
2. 상대방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서 내용 뭐였는지 집중 안하면 다 까먹음 남녀노소 내 애정도 관련없음
3. 과몰입 하거나 집중이 아예 안됨. 소설이든 게임이든 화장이든 해야만 하거나 좋아하는거 집중하면 몰입하느라 시간 관리가 안돼서 약속 시간 1시간이든 2시간이든 먼저 준비해도 급하게 나갈 때 많음. 반대로 하기 싫은거 할 때는 집중 1도 안되서 어느새 딴 짓/딴 생각 함...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게 항상, 언제나 그러함
4. 가만히 앉아있으면 멍 때리고 넋 놓고 있어서 약속 있을 때 버스 지금 어디 정류장까지 왔는지 계속 봐야하는 강박 있음. 약속시간엔 안늦지만 핸드폰 배터리 엄청 닳아서 보조배터리 필수로 들고 다녀야 함 지도앱 보다가 물건 놓친 적 아주아주 많음... 1이랑 연계해서 우산 손에 안쥐고 불편하다고 잠시 어디 걸어놓거나 바닥에 두면 100% 두고 내림
5. 시험은 항상 벼락치기 했음 차라리 아예 공부를 안했으면 안했지 꾸준히 공부한 적 없음... 한 때 국사점수 올려보겠다고 꽤 오랜시간 붙든 적이 있는데 공부 하든 안하든 똑같이 5등급 나와서 그냥 포기함 영어는 어렵게 나와도 1등급 나오고.. 암튼 똑같이 벼락치기 해도 선호도에 따라서 효율도 좀 달랐음
나는 남들도 다 이러고 사는 줄 알았고 내가 약간 심한 정도인줄만 알았어. 벼락치기, 좋아하는 건 잘하고 못하는건 못하고, 물건 잃어버리고 누구나 다 실수할 수 있는거니까ㅋㅋㅋㅋㅋ 이게 학생일 땐 그러려니~ 하고 살아도 상관없었고 첫 직장에서도 하는 일이 단순해서 괜찮았거든 근데 이직하고 나니까 미치겠더라.. 머릿속으로 이거하고 저거 해야지! 했는데 까먹어서 나중에 안했다고 지적받는 업무가 한 두개가 아니고 심지어 업무 하나에 지적받는 횟수조차 다섯 여섯번 넘어가니까 너무 민망하고 부끄럽고... 우울해지고 자존감도 떨어져서 정신과에 가게됐어. 검사 결과는 지능은 높다고 나왔는데 주의력 부분이 엄청 낮게 나왔다ㅎ.. 충동적인 면은 조금 있는데 정상에 가깝다고 나왔어(정상 범위는 아님🥹)
색깔 맞추기? 그거 처음 할 때는 아ㅎ 이거 틀리면 지능문제 아닌가 했는데 계속 하니까 정신 딴데 팔려서 기계적으로 누르다가 틀린거 아는데도 누르고 뭐 나왔는지 까먹어서 그냥 누르고 난리났다ㅋㅋㅋㅋ 암튼 adhd 판정 받았구
참고로 나는 애기 때 애들 때리고 다녔다는데 엄마께서 엄한 편이셔서 꽤나 어린 나이에 과한 충동기질은 죽었나봐 그래서 adhd인지 몰랐던거 같아. 새로운데 가면 돌아다니고 탐색하고 말 많고 해서 그냥 호기심 많은 애인줄 알았대
공부도 좋아하는 과목은 잘 나오니까(고지능은 아니라서 좋아하는 과목만 1등급 받는) 전형적인 우리 애가 하면 잘하는데 공부를 안해서~ 타입인줄 알고 더더욱 몰랐을거 같아
+ 내 증상 예시로 든거 외에 저런 원인 관련해서 뭐가 엄청 많아. 공감능력이 좀 떨어져서 이기적이라는 소리 듣고, 주위 신경 안써서 잘 부딪히고 다치고
사실 이 adhd 검사도 충동적으로 했지만(adhd 특 충동기질ㅋㅋㅋㅋ 사실 건망증이 지능 문제일까봐 지능검사를 꼭 받고싶다고 얘기했었다) 검사 비용은 19만원 정도 나왔는데 별로 후회는 없다 약 오늘 첨 먹었는데 효과 있는거같아
약먹고 한 두시간 정도는 좀 나른하고 엄청 미미한 두통 있는데 금방 사라졌어. 확실히 체감되는거 적어볼게!!
기억력 - 다른 데에 집중하느라 밀어둔 기억을 잊어버리는게 없어짐 내가 adhd가 맞긴 했구나를 여기서 확 느꼈다 평소라면 다섯번 왔다갔다 했을거를 두세번으로 줄이고 업무 효율도 확 올라감
주의력 - 집중을 못하니까 한번 집중할 때 과몰입해서 업무를 놓치는 일이 없어짐 아예 없다는건 아닌데 빈도 수가 엄청 줄음
식욕 감소 - 다이어트에 도움 될 것 같긴 한데 나처럼 약골인 사람들은 주의해야 할 사항인듯 근데 진짜 입맛 없다... 무서울 정도임
미미한 피로감 - 진짜 미미해서 신경 안쓸 정도긴 한데 있긴 있음
이정도구 물어보고 싶은거 있는 사람은 물어봐!!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