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산림 인증 박스도 그렇고, 박스 내부에도 불필요한 포장 줄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뜯을 때부터 괜히 기분 좋아졌어!

버지니아 울프 팬이라 자기만의 방 스티커가 이 어플+울프 산문까지 해서 이중으로 마음에 들었어ㅎㅎ 패키지를 열어서 딥을 만져 보는데, 생각보다 묵직하고 손에 착 감기는 거야. 이때 처음으로 느꼈지. 아, 가격 값 한다. 이거 사길 잘했다. 하지만 이때 얻은 깨달음은 딥을 켜고 느낀 깨달음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음을... 딥은 충전기에 연결하고, 나는 일이 있어서 나갔다 온 후에 본격적으로 즐겨보려고 준비를 했어. 손 씻고, 토이도 씻고, 무드등 켜고 불 끄고, 음악 틀고 누웠지. 평소에 삽입하는 타이밍보다 일찍 딥을 (진동 켜지 않고) 집어넣었는데, 생각보다 매끄럽게 잘 들어가서 놀랐어! 두께도 적당한 게 두 손가락으로 할 때보다 훨씬 꽉 차는 느낌이었어. 손가락 하나 넣으면 좀 부족하고 두 개 넣으면 내가 느끼는 지점이 딱 그 두 손가락 사이 빈 공간에 있어서 허전한데 딥은 그 부분이 튀어나와 있으니까 훨씬 좋더라. '뭐야 안 켜도 너무 좋은데? ㅎㅎ'하고 잠시 즐기다가, 빼서 앞쪽에 대고 진동을 켠 순간... 이거 뭐야 아니 클리토리스로 이 정도 자극을 느낄 수 있는 거였어? 나만 모르고 살았던 거야? 이걸? 진짜 오르가슴에 이렇게 가까이 가 본 건 처음이었어. 그것도 클리로! 자위 경험 n년간 한 번도 클리로 제대로 느껴 본 적이 없었는데! 1단계부터도 참기 힘들 만큼 자극이 강했는데, 2단계 3단계로 올리니까 정말... 도서관에서 읽은 글 중에 오르가슴을 사포의 시 구절을 들어 비유하는 글이 있었는데, 오르가슴의 천국 대문 바로 앞 문턱까지 끌려갔다 오고야 그 비유를 반쯤 이해했어. 정말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생각할 수가 없어지고 견딜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만큼이나 참을 수 없는... 그런 자극이었어. 떼고 싶을 때 참고 계속 가야 오르가슴을 만나는 걸 알면서도 참을 수 없어서 중간에 꺼버리기를 세 번인가 반복하고, 아 이거 오늘은 힘들어서 안 되겠다 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섹시한 노래 틀고 그 노래 나올 동안만 다시 켜고 참고 즐기다가 껐어. 끄고 나니까 몸은 힘들고 땀은 나고 클리는 여전히 예민해서 씻을 타이밍이 아닌데도 씻고 나왔어. 이렇게 격하게(?) 자위를 해 본 적이 없었는데... 한 번도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으니까 '깁만 힘든 게 아니고 텍도 힘들다'는 말을 이해를 못했었는데 이런 게 섹스라면... 힘들겠네(좋은 의미로)... 세상에 바이브레이터를 켜 보고 나서 이해되는 것들이 굉장히 많구나... 크레딧 받으면 친구한테 바이브레이터 하나 더 시켜줘야지 했는데 써보고 생각이 바뀌었어. 내가 쓸 거야. 이거 진짜 잘 샀어. A Whole New World다 진짜.

딥은 일단 잠시 봉인... 오늘은 더 못 써...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