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졌다.
나이 30살에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내가 이 남자에게 미쳐있을거라고는 짐작조차 못했다.
그 남자의 한마디에 하루가 흔들릴 정도였다.
30살 먹고 내가 철없다 느껴질 정도로 어리광부리고 아양떨고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다 2년을 만나고 남자친구에게 말했다.
결혼이 하고싶다고.
내 나이 32살, 남자친구나이 37살.
당연히 결혼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남자친구는 거절했다.
내가 자립심이 적고 의존적인것 같다고.
그리고 말했다.
'전에 네가 말했잖아. 더 이상 시간낭비 싫다고. 나이 30살 이상 먹고 결혼할지 안할지 모르는 남자 하나만 바라볼 수 없다고. 너는 대안을 찾아야겠다 했잖아. 그리고 너 요즘 계속 핸드폰만 보는것 같아. 오래 연락하고. 아닌거 아는데 나는 계속 의심이 생겨. 이상태로 어떻게 결혼을 해.'
나는 아차 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나의 어리석음이 우리의 사이를 이렇게 만든걸까?
나는 정말 결혼이 하고 싶었고 결혼을 거절한 남자친구에게 점점 소홀 해지고 서운해지고 미워졌다.
우리는 점점 멀어졌다.
늘 참던 것들도 그 자리에서 쏘아 붙혔다.
너는 잘났냐고. 그동안 니가 잘해서 우리가 안싸운줄 아냐고. 내가 참아서라고.
나는 남자친구가 상처입기를 바랬다. 그래서 상처될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남자친구도 마찬가지였다.
남자친구가 아파 입원하기 전, 남자친구는 나와의 약속을 깨고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나는 생각했다.
여기까지인가 보다.
남자친구가 입원하는동안 간간히 괜찮냐는 상투적인 말만했다.
남자친구는 입원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우리의 관계와 우리의 태도, 사랑하는 만큼 미워진 마음.
우리는 다시 만난 날. 함께 이별을 말했다.
아침부터 이어진 대화는 늦은 밤까지 계속되었다.
우리는 한참을 울었다.
나는 그를 껴안고 펑펑 울고 그는 나를 쓰다듬으며 울었다.
'내가 앞으로 누굴 만나든 오빠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 못만날꺼다. 나이들고 힘들어서 이젠 못해.'
나는 장난치듯 말했고 그는 답했다.
'내 나이에 너랑 헤어지자 말하는것도 큰 결심이다. 나도 너를 진짜 사랑했다. 다만 내가 준비가 안돼서 네가 원하는걸 못줘 미안하다.'
마지막으로 침대에 누웠을때 그는 내게 팔베개를 해주며 말했다.
'이게 뭐라고 내가 안해줬지?'
우리는 그러면서 또 눈물을 흘렸다.
너와 헤어지고 얼마안가 소개를 받았다.
그 남자와 결혼전제로 연애하기로 했다.
그 남자와 껴안고 그 남자와 키스해도 전 남자친구가 생각났고 눈물이 났다.
그러면서도 그 남자와 결혼에 관하여, 모아둔 돈, 버는 돈, 명절엔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용돈이나 집, 돈관리 등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나는 정말 전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싶었다.
하지만 끝난 사이라 서글펐다.
지금 만나는 남자가 싫은건 아니다.
편하고 다정하고 내게 모든걸 해주고 경제적으로도 능력있다.
나도 잘 버는 편인데 명함도 못내밀 만큼.
좋은 사람이다.
이 사람과 결혼하면 좋을것 같았다.
나는 결혼이 하고 싶었고 이 나이에 이렇게 좋은 사람 다시는 못만날건 같았다.
그래도 한번씩 전 남자친구가 생각나 슬프고 속이 답답해진다.
친한 언니가 말했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는게 아니라 나이가 차서 하는거라고.
만나다 보면, 살다 보면 정이 들고 사랑하게 되어있다고.
결혼한 친구들이 말한다. 진짜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냥 편하고 결혼할 때 되었고 서로 맞춰 갈수 있을것 같아 결혼하는 거라고.
본인들도 진짜 사랑했던 사람은 20대 때 만났던 남자였다고.
나는 이 나이를 먹고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산다는 것은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