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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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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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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난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 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어

연애 고민글 한번도 올린적 없는데 어디 말할 데도 없어서.. 두서없이 긴 글이지만 읽고 조언이나 생각을 공유해주면 정말 고마울 거 같아!!

일단 나는 20대 극후반이고 남친은 20대 후반 연하야. 나랑 남친 둘다 사회진출이 늦어져서 서로 스스로 모은 돈은 거의 없는 상태

남친이랑은 싸운 적도 거의 없고 취향도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해. 생활패턴이 좀 다르긴 한데 그거 하나만 빼면 같이 있으면 그냥 분식집가서 김밥먹거나 별 거 아닌거 해도 너무 재미있고

그런데 나는 헤어지고 앞으로 평생 연애 자체를 하지않으려고 생각중이야.

이미 나는 (김칫국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남친이 워낙 진중한 성격이고 슬슬 결혼을 고민할 나이라고 생각해서 연애 초반에 내가 결혼 생각이 없다는 말을 몇 번 한 적이 있어.

결혼생각이 없는 개인적 이유는 혼자 지내는 방식이 나한테 맞기도 하고, 자녀 계획을 한번도 가져본 적 없어서.. 그냥 단 한번도 결혼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 것 같아.
사실 내 부모님은 내가 어릴 때 이혼을 하셨고 나는 한부모가정에서 국가지원 받으면서 가난한 유년기를 보냈는데 어릴 때부터 싸우는 부모님 사이에서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았어. 그걸로 스트레스 받아서 혼자 남몰래 운적도 많고.. 그런 영향이 있어서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 가정상황은 그래.
그리고 내가 사회 진출이 늦었다보니 지금까지 남들 다 가는 가까운 해외여행 한번도 못가보고 친구들끼리 가는 국내여행도 돈 쪼들려가면서 딱 한번밖에 못가봤어.. 이제 돈 벌기 시작했는데 남들은 이기적이라 할 수 있지만, 자식 낳으려면 난 몇 년 안에 결혼해서 낳을 나이인데 나 하고싶은거 하나도 못해보고 조만간 육아에 나를 희생할 용기도 없고, 아직 낳지도 않은 애 키우는 데 들어갈 돈으로 지금이라도 가끔 내가 사고싶은거 사보고 가고싶은데도 가보고싶고

외부적인 이유는 우리집은 지금 가끔 배달음식 시켜먹고 뭐 추우면 보일러도 틀고 그런 정도는 살고 있지만 여전히 여유는 없어. 돈이 없는거지..
난 어릴때부터 내가 돈벌이 할 때 되면 우리 엄마 평생 곰팡이 피는 집 전세살이 전전하면서 자가집 갖고싶어했었는데 작은 집이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집대출금도 좀 보태줘야지 뭐 이런 생각 많이 했던 거 같아.
평생 차도 없이 살아서 우리 엄마 고생만 하고 가족여행 한번 못가보고.. 남들 대형마트가서 편하게 장본거 차에 실어서 집갈 때 나는 엄마랑 짐보따리 가득 싸들고 버스 타고 힘들게 집갈 때, 돈 모아서 차끌고 엄마 여행도 시켜주고 편하게 마트도 가야지 뭐 이런 생각??
그리고 나 어릴때 조부모님이 키워주셨는데 부모님과 조부모님은 내가 어릴때부터 감정의 골이 깊어져서.. 거의 절연했어. 자식이 연을 끊었으니 연로하고 아픈 몸으로 지금까지 일하고 계시고 여행 한번 못가보셨고 솔직히 나중에 조부모님께 효도하고 부양하는것도 내 몫이라 생각하고 있어.
이런 상황인데 결혼 생각이 설령 있다고 해도.. 결혼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20대 초반부터 어디 빨리 자리잡고 돈이라도 많이 모아놨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그래서 결혼같은거 고민도 해본 적 없어.

남친은 내 가정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어. 단지 연애 초반에 내가 결혼 생각 없다는 말만 들었지.
좀 웃기지만 사실 만나기 전부터 대놓고 물어보긴 했었어 나 결혼생각 없는데 연애해도 괜찮겠냐고..ㅋㅋㅋ
남친이 이제 막 잘 만나는데 결혼 생각 없다고 바로 헤어지는 것도 그렇지 않냐고 했고 나도 동의해서 지금까지 잘 만나온건데...

남친이 요즘들어선 가끔 결혼 얘기를 해. 나중에 자금을 어느정도 모아서 결혼할 생각이 있고, 자녀도 한명 낳아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그냥 생각없이 말하는게 아니라 꽤 구체적으로?? 내가 초반에 했던 얘기는 까먹은건지, 내 생각이 바뀌었다고 느끼는건진 모르겠지만..

그래서 내 경제적 상황은 자세히 말 안하고 나는 결혼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하니까.. 말 그대로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는 것 같더라고. 그냥 종종 부모님 용돈 조금씩 드리면 되는거 아니냐 그런건 같이 상의해서 부모님 몫 챙겨드리면 된다 하더라. 난 가끔 용돈 드리는 그 정도가 아닌데.. 다달이 생활비도 보태드려야하고... 그리고 과연 내 부모님 보태드리는 걸 앞으로도 계속 좋은 마음으로 용인해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해서

남친이 그런 반응인 것도 이해는 가. 남친은 어머니 일한적이 없으시고 매일 아침에 헬스하시면서 몸 가꾸시고 일년에 여러번 가족여행가고 한두번은 해외여행도 가고.. 학생 때 나처럼 등록금 못낼까봐 전전긍긍해본적도 없대. 남친은 돈벌면 다 본인 저축에만 쓰면 된대. 내 형편정도를 겪어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는거지. 지금 떠올려보니까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막연하게 부럽다가도 매일 돈버느라 고생하는 엄마 모습 생각나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그랬었네

이번에 명절 지내느라 친척들 뵙잖아? 부모님 조부모님 친척들 다 내가 이제 결혼하기를 바라셔. 결혼 생각 없다니까 그 윗세대에서 비혼 여자를 바라보는 전형적인 부정적인 시선 딱 그렇게 날 보시더라고. 남의 속도 모르고.. 근데 내가 결혼 못할것 같다고 이런얘기 늘어놓으면 괜히 나 키워주신 분들 가슴에 비수박는거같아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와중에 지금 남친 생각하면 또 골아프고..ㅋㅋㅋ

나도 이번 연애하면서 만약에 정말 만약에 결혼한다면 지금 남친같은 사람이랑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봤어. 근데 내 상황을 아니까 마음이 빠르게 식더라.
내가 편협한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결혼하면 결혼 자금은 어떻게 충당할거고, 자녀는 무슨 돈으로 키우고.. 뭐 할라면야 못하진 않겠지만 부모님 조부모님 노후자금에 보태드릴 수 있는 돈을 결혼 자금에 붓고, 한 푼이라도 용돈 드릴 수 있는거 자녀 양육비에 쓰고.. 그렇게 되지 않을까? 두 개를 양립해서 다 할 수 있는걸까? 그럼 내 인생은..? 솔직히 어떻게 살든 내 미래가 행복할거란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부모님 챙겨드리면 마음은 편할거같달까

요새 고민이 많아져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남친이랑은 지금도 잘 지내지만 이따금씩 마음이 불편해지고 남친 시간을 뺏고 있는 거 같아서 죄책감이 들어.
지금 잘 지내고 있는데 뜬금없이 솔직하게 내 상황 다 까고 헤어지자고 해야하는건지, 솔직히 이런 내 상황 밝히고 싶지 않은데..... 그리고 남친 + 남친이랑 나랑 서로 같이 아는 사람들과도 사정상 최소 1년은 더 계속 마주치고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헤어지자고 하기 부담스러운 것도 있어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 게 현명한걸까? 처음부터 만나질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만 계속 드네. 나이 좀 있어도 이런 걸로는 경험이 없으니까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두서없는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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