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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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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향 에메랄드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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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회

세 달 만에 다시 만난 너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흰 니트에 갈색 바지를 입고 왔다. 그때와 같은 옷이었다. 영화 시간에 늦은 너는 헐레벌떡 뛰어와 가까스로 시간을 맞췄다. 나는 네가 늦을 것을 알고 애초에 약속 시간을 조금 앞당겨두었다. 마치 우리의 관계 같았다. 나는 네가 늦을 것을 예상했고, 너는 늦게라도 달려왔고, 그렇게 우리는 겨우 같은 시간에 도착했다.

세 시간짜리 영화가 무색하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다. 세 달이라는 시간이 있었는데도 어색하지 않았다. 너는 내 허벅지를, 나는 네 허벅지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영화가 흐르는 동안 우리는 말보다 몸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했다. 서로의 몸에게 오랜만이라고, 보고 싶었다고 계속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나는 네가 좋아하는 차림으로 너를 만나러 갔다.
“오랜만이야.”

그 한마디를 들으며 문득 궁금했다. 나를 다시 본 순간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옷을 입고 나타난 너처럼, 우리도 정말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오늘부터 다시 1일.

우리는 그렇게 약속했다.

그 말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유효할지는 아직 모른다.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지난 시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어쩌면 우리는 또 서로의 시간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조금 빠르고 누군가는 조금 늦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번에는 네가 늦을 것을 미리 알고 약속 시간을 앞당겨둔 내 마음처럼, 우리의 사랑도 조금은 예측 가능했으면 좋겠다.

기다려도 올 거라는 걸 알고,
보지 않는 동안에도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고,
좋아한다는 말을 몇 번이고 확인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관계.

그런 예측 가능한 평화를 오래 나누고 싶다.

자주 보지 못해도 네가 그립고,
자주 만나도 돌아서면 다시 네가 보고 싶은,

그런 서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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