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여성 성∙연애 고민 필수앱 자기만의방2천 개의 평가
4.8
비밀 정보 열어보기
logo
menu button
profile image
숨어있는 자기2023.07.13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자신감을 어떻게 하면 붙잡을 수 있을까?

난 공부를 오래 해서 아직 학위 중인데 중간에 직장 생활도 하고, 직장/학교로 나라도 여기저기 몇번씩 옮기고 하면서 벌써 이 나이가 됐어. 같이 학위하는 친구들은 나보다 열살 정도가 다 어린데 (학부 마치고 바로 온 경우가 많아서) 쟤네는 실패해도, 좀 쉬어도 저렇게나 어려서 좋겠다 그런 생각들이 들면서 절대 그럴 수 없는 나 자신과 자꾸 비교하게 돼.

20대 때 정말 열심히 살아서 누가 내 스펙만 들으면 다들 대단하다고 하지만, 사실 나는 그러면서 에너지를 너무 다 쏟아낸 것 같아. 이제 꿈을 쫓을 기운도 없고 뭘 하고 싶다는 생각 자체도 없어. 결과적으로는 내가 원하던 공부를 하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모아 놓은 돈은 다 써버렸고 에너지는 다 빠져버렸고 이런 상황에 원하던 일을 하게 됐다한들 별로 행복하지도 않네.
나이가 많다고 느껴지니 이제 직장을 구해야하는데도 스스로가 엄청 쪼그라드네.. 스물 한두살에 나보다 코딩 잘 하는 애들이 널렸는데 나를 뽑아줄까 이런 생각만 들어.

0
13

자기만의방 꿀팁

내 크레딧 확인

rightArrow
arooo-tip
도움이 되는 댓글을 달아보세요. 글쓴이가 좋아요를 누르면 셀렉트샵에서 구매 가능한 크레딧을 드려요!
  • user thumbnale
    멋진 바이올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더 떨어지는 거 같아 충분히 고생했고 잘해왔는데 내가 나를 칭찬해주지 않고 오히려 부정저인 생각만 늘어놓잖아 다른 사람이 칭찬하면 뭐해 내가 내 자신을 칭찬해주지 않는데 말이야 그동안 너무너무 고생하고 잘 달려온 나를 위해 하루 정도는 좋아하는 음식 먹고 좋아하는 일하면서 그래 난 정말 잘해왔어하면서 칭찬해주는게 어떨까..? 원하는 대답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정말정말 수고했고 잘해왔어 너무 초조해하지마 아직까지 꿈을 이루지 못 한 사람들도 정말 많아 그런 거에 비하면 정말 정말 멋진 사람이야!

    2023.07.14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맞아 나도 머리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금새 이렇게 되더라고. 멋지다고 해줘서 고마워

      2023.07.14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나도 같은 개발자 자기인데 신입 중에 30대 중후반인 분들도 있어.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듯? 그냥 너무 열심히 살아와서 번아웃 온 것 같은데 여행이라도 가보는건 어때?

    2023.07.14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그…렇단말이지? 나도 그냥 묵묵히 하는 수 밖에 없겠다. 잘은 못 하지만 할 줄은 아니까 됐다,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ㅎㅎ

      2023.07.14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응응 그리고 그 30대 후반 동기분이 사회생활도 많이 해보셨고 실력도 좋으셔서 제일 인정 받으시더라고. 나이 너무 신경쓰지마~

      2023.07.14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2

    출근길에 읽고 엄청 생각 많아졌었다, 아직도 말이 정리가 안 되지만 일단 내 이야기 쭉 써볼게. 나는 30대 중반이야, 자기랑 나이가 비슷하든 몇 살 많든 적든 하겠지 아마. 문과 출신이라 코딩은 잘 모르지만, 대학교 학점 폭망하고 정상적인 취준루트를 밟지 못한 채 알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그 중 한 곳에서 운좋게 상사 눈에 띄어서 정착하고 일하고 있어. 대학교 4학년 때 번아웃이 되게 세게 와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 동기들이 진로 정하고 잘나가는거 보면서 스스로 한심하단 생각밖에 안 들더라. 취업 이후에도 그랬어. 스물여덟 살 먹고 학력무관 매장 매니저로 첫 취업해서 일하고 살 거였으면 차라리 대학 가지 말고 짬이나 더 쌓을걸, 학력 가지고 써먹지도 못하는 게 이도저도 아니구나 싶었거든.

    2023.07.14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2

    그러다가 서른한 살에 ㅋㄹㄴ 직격타 맞는 바람에 일이 끊겨서 퇴사하게 됐어. 설상가상 그 때 만나던 남자친구랑도 헤어지고, 이렇게 된 거 건강검진이나 전반적으로 받아보자 했다가 상상도 못 했던 암 진단을 받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공백이 길어졌어. 6개월만 쉬고 새 직장 찾으려고 했는데 수술 대기가 길었고 회복할 시간도 몇 달 필요해져서 결국 1년을 쉬었어. 그 한 해 동안 최대한 몸 편하게 쉬면서 이런저런 생각 정말 많이 한 것 같아. 스트레스에 취약한 병이 생겼으니까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말기, 마음 편하게 먹기, (그동안 많이 들었지만 실천은 못 했던) 어깨에 힘 풀기,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지 말기, 못 한 것보다 해낸 것에 집중하기, 이런 거 많이 하려고 노력했구.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새 직장 구하려고 할 때쯤 나도 이런저런 고민 되게 많았어, 경력이 긴 것도 확실한 것도 아닌 데다 새로운 직장이면 신입이나 마찬가진데 어리고 건강한 20대들이 치고올라오겠지, 하고. 근데 다행히 좋은 타이밍에 전 직장에서 불러주셔서 다시 돌아왔어. 그러고 나니까 지금은, 그 한 해가 안식년 같은 거였단 생각이 들어.

    2023.07.14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2

    나는 자기를 보면서 대단한 스펙을 갖고 있어서 부럽다고 생각했어. 자기는 '그 스펙을 만들기까지 너무 지쳐버려서 이제는 아무 에너지도 안 남았다'고 말했지만, 대단한 스펙이라도 가지고 있는 거랑 그것도 없는 건 천지차이라서. 그리고 보니까 직장생활도 병행했던 모양인데, 그러면 자기는 스펙도 경험도 가진 게 꽤 많다, 그치? 어리고 코딩 잘하는 애들이 많긴 해도 자기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은 그 친구들이 못 가졌을 거야. 어린 친구들은 나이가 깡패라지만 우리는 그 친구들이 못 가진 원숙미가 강점이잖아? 그럴 여력이 된다면 자기, 한 1년 정도만, 아니면 단 몇 달이라도, 내려놓고 푹 쉬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2023.07.14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2

    말이 너무 길었지 미안해🥲 미약하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

    2023.07.14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미안하긴, 정성스럽게 답글 남겨줘서 정말 고마워. 쉬었던 1년이 안식년 같았다는 말 나도 이해할 수 있어. 나도 작년에 큰 수술 겪으면서 입원해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몸은 엄청 힘들었지만 마음은 참 편했어. 정당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만 할 수 있어서. 사실 중간에 쉬어주기도 하고 힘들면 그냥 쉬기도 하고 그래도 다 인생은 살아지는데 참. 지금은 회사 잘 다니고 있다니 참 대견하다😊

      2023.07.14좋아요1
    • deleteComment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 deleteComment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비슷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딘가에서 응원하고 응원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오늘 아침은 마음이 참 든든했어. 고마워.

    2023.07.14좋아요1
이전글
전체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