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b 관련 조언💥

지금은 없고 예전에 fwb가 있었던 사람으로서 조언을 남깁니다.

0. fwb를 만드는 건 '더럽거나' '비윤리적'이지 않다.

1. 그러나 fwb는 되도록 만들지 않는 게 낫다.👽
문란해서가 아녜요. 상처받기 쉬운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상대에게 로맨틱한 감정이 아예 없다 해도요.

예를 들어, fwb에게 어디까지 바라는 게 맞을까요? 섹스 후 커들링? 집에 데려다주기? 성병에 걸리거나, 임신을 한다면 같이 병원 가주기?

요구할 순 있지만 상대가 다 해주지 않는다 해도 맘껏 욕할 수가 없습니다. 섹스한 후에 몸이 아파도, 상대의 걱정을 바랄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상대가 애인을 사귀어서 관계를 정리하게 될 때 카톡 한 통으로도 정리될 수 있는 관계죠. 정말 매정하지 않나요?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그러죠. 너는 너가 길들인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그래요, 사람을 만나는 건 결국 서로를 길들이는 과정일 거예요. 성교는 살을 맞대고 서로의 몸의 가장 여리고 자극적인 부위를 만지는 과정이고요. 길들여지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정말로?

정이 많을수록 마음 고생 심합니다.

2. 결국에는 친구다.👽
파트너이기 전에 결국엔 그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입니다. 사람으로서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내가 얼마나 좋아하든 그가 몸이 얼마나 좋든 상관없어요. 과감히 끊어내야 해요.

3. 이용하지도, 이용당하지 말자👽
나는 여자들이 자신의 성욕을 좀 더 긍정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이용당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공존합니다. 이 경계를 설정하는 게 어렵죠.

성욕이 많은 여성1로서, 정말 궁합이 잘 맞고 몸도 내 스타일인 사람과 파트너를 한 적이 있어요. 너무 즐거웠지만 어쩐지 이 사람이 날 이용하고 있단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근데 이유가 뭐지? 찾아낼 수가 없었어요. (참고로 저도 그 사람에게 마음이 없었고, 때론 제가 너무 연락을 안해서 상대방이 혹시 남친 생겼냐고 문자까지 올 정도였어요.)

사실 파트너라는 관계성 자체가 >서로를 이용하는 사이<일지도 몰라요. 나도 그 사람을 이용하고 있던 것일지도 몰라요. 섹파는 서로의 노리개가 되어주는 일일수도요. 썩 인간적인 관계는 아니죠.

💥💥진심이 아닌 걸 알면서도 가지는 잠자리의 대가💥💥가 뭔지를 잘 생각해봐요.

어쨌든, 내가 착취당하고 있거나, 인간적으로 못된 대우를 받는다거나, 상대가 내가 그쪽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해서 나에게서 섹스를 빼낼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 과감하게 잘라냅시다.

누군가는 여자 fwb 라고 하면 '공짜로 섹스해주는' 여성이라고도 표현해요. 그런데 이 표현은 정말 잘못됐어요. 아니 여자도 너무 즐거운데, 그게 왜 '해주는' 것일까요. (그리고 성매매 아닌 이상 원래 모든 섹스는 공짜입니다) 좀 더 자기 성욕을 긍정해도 좋습니다. 이용당하지 않는 선에서요.

가령, 내가 정말 좋아하는 상대가 나와 잠자리만을 원해서 잔 게 반드시 멍청한 선택이라는 의견에 저는 동의하지 못합니다. 정말 너무너무 섹스가 하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다만 알만한 거짓말에 속아주면서까지 가진 잠자리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대답은 본인이 알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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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리와 윤리의 경계를 넘어서 섹파라는 이슈를 바라보고 싶었어요. 늘 비슷한 주제로 고민했던 '어렸던 저에게' 정말 필요한 조언은 잘 없는 것 같아서.. 주절주절 써봅니다.

다들 즐거운 성생활 하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