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FP의 고백 폭탄🌸

*음슴체 주의*
*길어용*

처음부터 끝까지 난 늘 먼저 고백을 꼴아박음. 누가 나한테 먼저 고백한 적이 정말 단 한번도 없었음. 간간히 연하 (아주 연하. 완전 애들.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인데 7살이랑 2학년이 나랑 결혼하겠다고 싸우고... 쌍둥이 두명 중에 동생이 “형이 이거 줬어? 이거 먹지마. 이거 먹어.” 하면서 형이 줬던 꼬깔콘 자기가 먹고 새 꼬깔콘 손에 한가득 줬던 기억만 있음... 자기랑 놀자고 밀고 당기고... 우리 엄마가 내 사주에는 연하만 한가득인가보다, 라는 얘기를 했고... 실제 사주도 연하만 있음ㅋㅋㅋㅋ 현남친 구남친 둘다 연하ㅋㅋㅋ) 아무튼...

어렸을 때 좋아했던 (2학년때부터 무려 4년 동안) 남자애한테도 내가 좋다 냅다 좋다고 얘기했음. 너 좋아! 나랑 사귀자! 하고 백일도 안되서 답답한 마음에 엎어버림.. 이건 내가 미안함. 초6한테 무슨 어른 사랑을 바라냐.

정식 첫번째 남친은 🤔 기본적으로 사람이 차분하고 잘생겼고 키도 크고 내가 좋아하는 걸 걔도 좋아하고 근육 좀 붙었고 무려 빵도 굽는 애라!!! (내가 빵순이임.) 내가 좋다고 삽질 존나 하다가 얘도 나 좋아하는 것 같은데? 할 때 풀 악셀 밟아 냅다 돌진. 나는 막 티내고 갖가지 난리를 쳤는데 상대는 너무 담담했음.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얘기하게 됐음. 님 선, 해서 걔가 먼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얘기했음. 아무리 봐도 나임. F1 타고 시속 300으로 달리며 봐도 나임. 나도 걔랑 비슷한 성격의 사람을 묘사함. 왜? 니가 좋으니까!!!!! 너 좋다고 간접적으로 얘기 했는데 이새끼 반응이 안 옴. 걔가 음...🤔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비슷한 사람으로써 조언하나 하면...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다가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 라고 하는 거. 나는 모 아니면 도다! 해서 동전을 던짐.

“나는 네가 좋아서 너랑 비슷하게 묘사했는데 여기서 더 기다려야 할까? 나는 너 좋은데 넌 나 안좋아해? 자! 말했네. 어우, 난 간다.”

하고 폰 구석에 던지고 진동 울릴 때까지 기다림.

몇 초 안되서 “나도 너 좋아해.” 라는 말로 우리의 첫번째 관계가 시작됌 🥳

하지만 일년도 못 지나서, 심지어 이것도 내가 힘들게 끌고 와서, 쫑냄. 실수하는게 한두개여야지. 얘랑 결혼이고 나발이고 그런 건 못할 것 같고 가르쳐서 남주기도 싫고, 걍 알아서 살아라~ 하고 방생함.

다음은 썸붕임.
나는 외국에 살아서 범블, 힌지를 써서 사람을 몇명 만나봄. 두명 만났는데 한명은 석사 과정 밟고 있는 큐티빠띠 너드남임. <앨빈과 슈퍼밴드>에 나오는 사이먼 닮았음ㅋㅋㅋㅋ 키 큼! 전체적으로 사람이 깔끔하고 다정했음.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게임 디스코드 서버 모더레이터 였음!!! 서로 깜짝 놀라서 대박, 하고 데이트도 세번 나갔음. 늘 날 데리러 오고 데려다 주고. 첫날은 카페에서, 두번째는 영화관에서 (여기서 손잡고 같이 어깨 맞대고 봄.) 세번째는 썸남 집에 가서 (이성 룸메 있었음.) 영화 봄. 영화 끝나고 날 데려다 주는데 키스 하고 싶다고 하길래 나는 거절함. 근데 얘가 꿈에 나오는 거. 키스 찐하게 해주고 남자친구라고 소개해주는 꿈. 그래서 내가 그 얘기를 함.

“너가 꿈에 나와서 키스해주는 꿈을 꿨어.”
“너 진짜 귀엽다ㅋㅋㅋ 다음에 보면 꼭 키스 해줄게.”

근데 나는 여기서 갈등했음. 내 키스는 아무한테나 주는 게 아님. 이도저도 아닌 관계에 불안해 할 바엔 결단을 내자! 하고 장문의 문자를 보냄.

“나는 너가 좋아. 근데 키스를 하는 건 내 애인이랑 하고 싶어. 너는 진지한 관계에 대해서 고려 해봤니?” 라고 보내니까 몇십분 후에...

“음. 내가 석사 과정이고 그럴 여유와 틈이 없네. 그건 못할 것 같아.” 라고 답이 옴.

우리는 둘 다 고마웠다, 즐거웠다, 하고 잘 끝냄.

얘는 여자친구한테 정말 잘 해줄 것 같긴 한데 "I am not currently looking for committed relationship." 라는 말과는 반대로 키스를 하려고 했던걸 고려하면... 모르겠음ㅋㅋㅋ 근데 애는 괜찮았음. 그저 타이밍이 안 맞았다고 생각함. 이건 무난히 잘 지나갔다 생각함.

두번째 썸붕.
얘는 썸붕이라고 할 게 없었음. 지가 지 발로 파멸의 길에 저벅저벅 걸어들어감. 하는 말마다 지뢰 (내가 한국인이고 본인이 나이가 더 많으니까 오빠라고 불러보래서 지랄 ㄴ 하고 차단.), 에티튜드도 지뢰. 걍 음~ 응~ 하다가 주변에 있는 친구한테 SOS 쳐서 구출 됌. 키는 180 후반이였고 중국계 미국인이였음. 내가 163이니까 얘가 마지막으로 가기 전에 포옹 한번 하자길래 해줬더니 걔는 겁나 숙이고 나는 까치발 들고 겨우 겨우 포옹하고 ㅃㅇ 함. 얘 알고보니까 상습범임. 내가 SOS 친 친구가 썸붕2 얼굴을 알고 있는데 내 친구의 후배가 얘랑 데이트 갈 것 같아~ 해서 오~ 어디 보자~ 했더니 썸붕2남이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후배는 1학년 우리는 3학년. 걔는 4학년임. 견적 딱 나옴ㅋㅋㅋ 저새끼는 섹파를 찾는거지 진지한 관계를 찾는게 아니구나ㅋㅋㅋ 그래서 내 친구가 후배 붙잡고 안된다. 했음.

두번째 남친은 자기방에서 썰을 너무 많이 자주 풀어서 손가락 아프니까 대충 짧게 쓰겠음. (이 썰이 눈에 익는다면, 달링 자기들은 이거 다 넘겨도 됌~❤️) 내가 좋다고 존나 티나는 플러팅 하고 사귀자!!! 몇번 외치다가 결국 내가 얘를 다른 사람들한테 어어, 내 남친~ 이렇게 얼렁뚱땅 호칭 정해서 사람들한테 소개해주고 빠이빠이~ 하고 어느 정도 상황 정리 되서 배웅해줄 때, “나 너 남자친구야?” 라는 말에 “엄음엄 싫어? 어차피 쟤네는 또 볼 사이도 아니고 다음에 또 보게 되면 그때 정정하면 돼~” 라고 퇴로 구축 해뒀더니 “왜? 난 좋은데?” 로 퇴로 차단됌...

얼렁뚱땅 고백하는게 내 특기임. 각잡고 로맨틱하게 예쁘게 무드있게 고백하는 건 내가 겁나서 못했음... 내가 너무 진심이란 감정 티내면 상대가 너무 무서워 할까봐...

뭐, 이렇게 많은 썸을 통해서 두명 사겼고... 연애는 더 해보고 싶긴 한데 지금 연애가 아주 만족스러워서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겠음. 아, 싹 다 외국인임. 외국인 애인에 관한 질문 받겠음!

얼렁뚱땅 쓴 내 썸 썰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고 자기들의 달달한 썸 이야기 역시 기대하고 있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