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피형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 받았는데 재회하고 싶어요
20살이에요. 전 남자친구랑은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인데, 학창시절에는 친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각자의 친구들이랑 더 친하게 어울렸어요. 그러던 중 오랜만에 초등학교 친구들 끼리 만나는 자리에서 서로 알아보고 인사했어요. 저는 기억하지 못하는 옛 상황을 남자친구는 척척 기억해내고 말을 걸어주는 것에 눈이 좀 갔던 거 같아요. 며칠 후에 애들 다 같이 파티룸을 잡고 놀았는데 남자친구가 일때문에 좀 늦게 왔어요. 당시 저는 식사를 준비 중이었고 남자친구는 오자마자 제 옆에서 도와주고 자리도 바로 옆자리에 앉더라고요. 그렇게 그날에 술좀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취향이 잘 맞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좋은 인상으로 남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약간의 상호 동의하에 스킨쉽이 오가면서 조금씩 마음을 줬던거 같아요. 이후에 제가 가보고 싶다는 곳을 보내니까 먼저 약속을 잡더라고요. 가서 놀고 당일에 고백해서 예쁘게 잘 사귀었습니다. 고백하면서 남자친구에게 가볍게 지나가는 인연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연애를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각자가 살아온 삶에서 중요한 가치는 일차적으로 연애가 아닌 일과 목표임을 강조했어요. 남자친구도 이에 동의하고 제 고백을 받아줬어요. 그 이후에 바로 남자친구에게 애착유형을 물어보니까 아마 회피형일거라고 했어요. 서로가 첫연애인 상황이라 각자의 성향을 잘 몰랐었거든요.
그 이후에는 잘 사귀었어요. 주말이든 평일이든 만나자고 합의되면 제가 남자친구 쪽으로 가거나 남자친구가 제 쪽으로 왔어요. 그렇게 시간을 잘 보내던 중에 2박3일 여행도 한번 다녀왔어요. 문제는 이 다음부터에요. 여행 이후 직장인인 남자친구가 점점 피곤해하더라고요. 남자친구 직장은 특정 외제 자동차 회사 서비스센터에서 근무 중 입니다. 점점 연락이 줄고 답변도 단답으로 바뀌고 차가워 지더라고요. 처음에는 많이 피곤해서 그랬겠거니 하고 2주정도 지켜봤어요. 하지만 상황은 점점 갈 수록 좋아지지는 않더라고요. 만나는 횟수도 2주에 1번 제가 만나자고 해야 만나고 전화 통화는 하지도 못했어요. 여행 직전에 체력을 기른다는 연유로 헬스 PT를 끊고 다니더라고요. 처음에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참아도 봤지만 결국 못참고 한번 시간날 때 연락달라고 해서 겨우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저희의 주요 쟁점은 연락이었습니다. 저는 연인 간의 최소한의 연락을 요구했어요. 아침점심저녁, 중간에 제가 좀 보내는 메세지 정도로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점점 남자친구는 어디를 가는지 언제 집에 돌아왔는지 점점 연락을 안하고 냅두더라고요. 이 부분에서 제가 서운했었습니다. 그렇게 둘이 진지하게 2번 대화를 나눴습니다. 싸우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얼마전 (11월 2일),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마치고 마지막에 남자친구가 "자기에게 미안한 얘기 해도 되? 나 그만만나고 싶어." 정확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너무 벙쪄서 무슨 이유때문인지 천천히 물어봤습니다. 처음에는 저와의 데이트 약속에 나오지 못한 것과 신경 써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남자친구 입장을 이해했고 전혀 신경도 안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는 중에 자기가 요즘 일이 너무 바쁘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데 자기가 하루에 그것을 즐길 시간은 딱 3시간도 안된다. 내가 이기적인거 알지만 지금은 헤어지고 싶다. 쓰레기가 될테니 헤어지자. 자신은 연애와 맞지 않는거 같다. 누구든지 자신의 감정을 공감해주는 것이 자신을 나약하게 만드는 거 같아서 싫다. 등으로 답변하더라고요. 제가 남자친구에게 너에게 맞춰주지도 못할 정도로 보이냐고 하니까 이건 또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점점 대화가 안통해서 좀 억울하고 욱해서 말을 심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4시간 정도 남자친구를 붙잡았어요. 결국 새벽이 되어서야 제가 그렇게 헤어지고 싶다면 표면적으론 헤어져 주겠다고, 지금 당장 나는 헤어지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기에 모든 것을 그대로 둘거라고 말하고 보냈습니다. 그동안 전혀 이별의 기척이 안느껴졌어요. 불편한 점을 말한 적도 없고 물어봐도 괜찮다고 답했는데 제가 너무 어리석었던거죠. 저는 아직 남자친구 진짜 너무 사랑해요. 연락이 안되서 미치겠는 거보다 다시는 남자친구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무섭습니다. 일단은 마지막으로 잘지내고 생각나면 연락하라는 말 한마디 보내고 계속 침묵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의외인건 SNS와 카카오톡 등 차단한 것이 없는 거에요. 스토리도 올린거 다보는데,,, 저에게 정말로 정이 다 떨어졌으면 이미 차단 하지 않았을 까 싶은데 괜한 희망만 품게 되요. 당일에 데이트는 왜 한 것인지 물었을 떈 자기 마음을 인정하기 싫어서 데이트 했는데 결국은 돌아서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이미 마음이 뜬 거인지 지금 남자친구가 힘든 것이 벼랑 끝에 있는 건지, 다시 재회할 수 있을 지 아무것도 감이 안잡혀요. 저는 재회만 할 수 있으면 남자친구가 안정을 되찾을 떄까지 몇달이건 기다릴 수 있어요. 남자친구는 과거 가족으로 부터 상처를 많이 받은 애였어요.특히 어머니와 할머니께 많이 받고, 아버지와의 애착관계도 형성이 안되어있었어요. 그 때문인지 그 친구 주변에 여사친은 없었고,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 다 남자들만 있었어요. 때문에 이성과 대화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가 복합적인 문제로 현재 상황을 힘들어 한다는 것은 너무 잘 이해하고 있어요. 직장도 육체적인 노동이 많고, PT도 꾸준히 받으면서 주 5회 운동을 나가요. 토요일에는 주말대학 다니느라 애가 온전히 쉴 수 있는 날은 일요일 뿐이였어요. 저는 그걸 알면서도 남자친구를 계속 독촉한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하고 후회되요.
바보 같은 말이지만 저는 꼭 재회하고 싶어요. 그에게 다시 천천히 다가가면 다시 상처만 주게 될까요? 서로 간의 미련이 남아 있는 느낌이 너무 확실하게 들고, 각자가 불편한 부분을 조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이별을 선택한 남자친구가 한편으로는 밉지만 그것보단 이 사람에게 사랑이 어떤 것이고 의지하는게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싶어요. 그것보다 붙잡다가 마지막에 헤어지자하고 제가 울음이 터지면서 너가 바라던 이별이 이런거였냐고 물었을 때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니라고 대답했어요. 이게 가장 마음에 걸리네요. 어떤 심정인지 진짜 전혀 감이 안잡혀요... 너무 보고싶네요. 조언 부탁드릴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