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에 친한 언니가 한 명 있어.
직장 동료이기도 하고, 나도 언니도 꽤 마음 열고 지냈던 사람이야.
근데 그 언니가 우리 회사 유부남이랑 사귀고 있어.
벌써부터 상황 자체가 막장인 건 맞고, 소문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지고 있고 난 사진도 연락 내용도 다 봤어
우리 회사가 중소라 사람도 많지 않고, 나는 각 팀마다 두루두루 친한 편이야.
그 언니는 나보다 먼저 입사해서 이미 여기저기 다 친한 상태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남녀 섞인 모임도 자주 있었어. 술자리도 많았고,
누구는 결혼했고, 누구는 가정 있고, 누구는 애인 있고… 나는 그냥 거기까지였지.
문제는 그 언니랑 그 유부남 사이가 뭔가 있었나봐
처음엔 그 남자가 먼저 다가갔다고 들었고.
결국엔 만나게 된거 같아 지금 1-2년 넘었다고 들었어 근데 남자는 가정에 헌신적인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그러다 회사에서 축하 파티가 하나 있었는데,
그 언니는 개인 일정 때문에 참석을 못 했어.
대신 다른 사람한테서 그날 분위기를 전해 들었고,
그걸로 그 유부남이랑 크게 싸웠다는 거야.
그 남자가 워낙 모임에서 인싸라
사람들이 축하도 해주고 말도 많이 걸었는데,
그걸 보면서 질투가 났다는 거지.
여기까진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어.
근데 그 얘기를 나한테 하면서
“너한테 축하해준것도 선물을 사준거에도 싸웠어”라는식으로 말하더라.
솔직히 그 말 듣고 좀 충격이었어.
나는 그 언니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알고 있고,
이상형도 완전히 정반대라는 것도 아는데,
그냥 ‘축하해 준 것’만으로 화가 난다고 하니까…
물론 화가 난 대상은 그 남자라고 했지만,
그 말을 듣는 내 기분까지는 생각을 못 한 것 같더라.
그래서 되게 애매하고 뻘쭘했어. 웃으면서 넘기긴 했는데.
사실 나, 그 언니한테 자격지심도 있어.
내가 먼저 고민하고 준비해서 이야기했던 것들을
언니가 같은 루트로 가서 먼저 쟁취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
1년 반 넘게 계획했던 일도,
언니는 먼저 입사했고 오래 있었다는 이유로 지원하니까 바로 됐어.
그런데도 난 항상 축하해줬어.
이건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고,
언니가 잘나서 된 거라고 스스로 납득하려고 많이 노력했어.
진짜로 존경했고, 정말 좋아했던 언니였거든.
그래서 더 충격이 컸던 것 같아.
내가 이렇게 느낄 줄은 몰랐어.
지금은 그냥 감정이 복잡해서 써봤고,
아마 조금 지나면 또 언니 좋다고 헤벌레할지도 몰라.
그냥… 지금은 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