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밤에 끄적여본다
연애는 힘든건가봐
나는 20대 초반이고 동갑 남자친구랑 첫연애를 해서 지금 150일 넘어가고 있어
얘는 나랑 20살 때 친구의 친구로 알게 됐고 그 전부터 친하게 지내면서 술도 한번씩 먹는 사이였는데 작년 여름 걔가 좋아하는 티를 엄청 내면서 썸타다 사귀게 됐어
솔직히 썸 많이 타봤지만 다른 썸들과 다르게 편안한 느낌이였고 그 땐 내가 그만큼 막 엄청 좋아하진 않았어 그냥 옆에서 깔짝대는 애였는데 서서히 스며들면서 사귀게 된 케이스
사귀면서 얘가 점점 좋아져 정말 너무너무 좋은데 너무 좋아해서 그런가 오르락내리락 기분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바뀌고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아
얘도 날 정말 좋아해주고 예뻐해주는게 눈에 보이는데 사랑을 확인받고 싶은가봐 내가, 말 한마디에 기분 좋았다 별 거 아닌 일에 서운하기도 하고 말투 하나 행동 하나까지 다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고 표정하나 바뀌면 눈치보게 되고 정말 별 거 아닌 일에 섭섭해서 눈물나다가 이런 나한테 지쳐 버릴까봐 두렵고 안쓰럽고 눈물나고 고맙고 미안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매일매일 들어 그만큼 감정소비도 심하고
난 연애를 안해봐서 이전에 얘기했을 때 여사친문제 같은 것도, 게임하는 것도 다 괜찮을 줄 알았거든 나도 남사친이랑 잘 놀고 게임도 하니까
근데 아니더라 난 내가 정말 쿨하고 무신경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구질구질하더라고
몇일을 나한테 오다가 여사친 만나고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나한테 못온다 하니까 이 때까지 와준건 고맙지만 괜시리 시원섭섭하고 옆에서 유튜브 보고 게임하고 있어도 나 좀 봐줬으면 좋겠고 얘가 정말 나한테 잘해주는데 납치해서 가둬두고 싶을 정도로 나만 사랑해주면 좋겠고 나만 봐줬으면 좋겠어 헉 적고 나니까 나 더 찌질하고 사이코패스 같다..
얘가 4월달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윗지방으로 올라가거든 완전 롱디
150일동안 거의 동거 수준으로 우리집에 같이 있었는데 얘 없으면 나 진짜 어떡하지?
나 얘랑 만나기 전에 혼자 뭐했지?? 벌써부터 심란하고 분명 난 군필이랑 사겼는데 남친 군대보내는 거 같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거에 너무 축하하고 응원해주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걔 없는 나는 어떻게 지내야 할까 싶고…
이미 일상에 얘가 가득한데 빠지면 어떡하지
혼자 상상하면서 스스로한테 스트레스도 받고 내가 정말 애정결핍인가 정신과 상담 받아볼까 생각도 들고 미치겠어
연애에 갑과 을이 있다던데 더 좋아하는 사람이 스스로 을이 되나 봐 주변에서도 나한테 왜 자꾸 스스로 을이 되냐더라
아 모르겠어 연애는 원래 이런거야? 구질구질하고 찌질하고 행복하면서도 눈물 가득이고.. 감정소비가 너무 극심해… 힘든데 좋아 근데 좋은데 너무너무 힘들어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