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혹시 자기들도 화낼 때 소리지르거나 욕해?
나는 고시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인데, 공부한 지는 2년정도야. 그런데 요새 사소한 일로 화가 잘 나고, 언젠가부터 화가 나면 소리지르게 되더라고. 악소리를 내는 건 아니고, "XX, 이게 왜 안 돼! 짜증나!" 이러면서 짧게 소리지르는 식이야.
원래 이런 편이 아니거든. 주위에서도 다 굉장히 차분하고 조용한 사람으로 알아. 실제로도 그런 편이고, 비속어는 하나도 쓰지 않는 사람인데 화가 나면 혼자 있을 때 튀어나오더라고. 엄마아빠도 내가 이러는 걸 보면 굉장히 놀라실거야.
아무 때나 화가 나지는 않고, 답답한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주로 이러는 것 같아. 예를 들면 프린트를 하는데 복사기가 고장나서 자꾸만 내가 입력한 설정과 다르게 복사가 된다거나, 인강을 들어야 하는데 탭이 켜지지 않는다거나 이런 식의 오류들..? 시간도 아깝고, 불안아고 초조함이 너무 커져서 차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탭을 던진다거나(망가질까봐 침대 같은 곳에), 분이 안 풀려서 종이뭉치를 내 허벅지나 침대에 내리친다거나(이건 바닥이나 가구에 치면 층간소음이 유발될까봐), 아니면 위에 쓴 것처럼 소리를 지르게 돼.
본가에 사는데, 집에 누가 있어서 이러지 못하면 혼자 막 울어. 소리죽여서 막 울면서 종이를 구긴다거나 이불 뒤집어쓰고 몇 시간을 가슴을 친다거나 해. 원래도 보통 스트레스 풀 줄을 몰라서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으면 밤새워 울기만 했던 것 같아.
이렇게 과격하게 반응하게 된 건 얼마 안 됐어.
그런데 최근에도 비슷한 일로 나도 모르게 욕하고 소리지르면서 분이 안 풀려서 씩씩거리다가,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 소리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구기고 하는 건 다 폭력성에서 기반하는 거다 보니까, 내가 이렇게 공격적인 행동을 해도 되나 싶더라고. 다들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표출하고 사는 게 맞나, 내가 잘못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고쳐야 하나,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봐야 하나 고민하다가 올려봐ㅠㅠ 시험 준비하다보니 예민해진건지...
타인이 혼자 있을 땐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전혀 모르니까, 사실 다들 혼자 있으면 이정도의 화풀이는 하고 사는 건지 내가 예민한 건지 모르겠더라구. 혹시 본인 얘기 해주거나 조언해줄 자기들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