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남친 사귄 썰
안뇽 그냥 심심해서 남친이랑 첫만남썰 풀어보려고
일단 나랑 남친은 3살 차이고, 25년 기준 25살, 28살이야
누구는 듣고 웃을 수도 있는데ㅋㅋㅋ나랑 남친은 에타에서 만났어 같은 학교 에타 게임게시판에서 좀 마이너 게임 같이 할 사람을 구하는 글을 봤고, 거기에 내가 연락하면서 처음 알게 됐어
사실 당시만 해도 나는 좋아하는 사람도 따로 있었고, 사람을 굳이 또 직접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서 게임만 자주 같이 하고, 또 가끔은 통화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얼굴 안 보고 1년 같이 보냈어
내가 좋아하던 사람한테 차이고 정신적으로 너무너무 불안해져서 위험한 순간까지 갔을 때, 누구랑 연락하기도 너무 지쳤던 상황이라 남친이랑도 연락을 끊었고 그 후로 반 년 정도를 히키코모리처럼 살았어
그 후 또 반 년, 상담도 받고 병원도 가면서 다시 일어서고, 다시 내 삶이 정상인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을 때 다시 연락이 왔어. 6월, 자기 기억하냐는 내용이었지. 사실 끊을 때 모진 말을 했던 터라 연락이 다시 안 올 줄 알았는데 신기하기도 했고, 이기적이지만 묘하게 반갑기도 하더라.
당시에 졸업을 하고 몇 년 동안 공시 준비를 하던 남친은, 사람을 거의 못 만나고 살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생각나서 연락했다고 했고, 많이 회복됐던 나는 반갑고, 고마웠던 마음에 직접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어
직접 만난 남친은 진짜...ㅋㅋㅋ 귀여웠어. 키는 엄청 큰데 수줍어서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내 눈도 제대로 못 쳐다봤거든.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참 귀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더 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두 번쯤 얼굴을 보고는 내가 더 알아가고 싶다고 고백했는데, 시원하게 차였어ㅋㅋ아직은 너무 빠른 거 같다고 했지. 뻘쭘하긴 했지만 포기하기에도 너무 이르다고 생각해서 계속 만났고 (1주일에 2-3번씩) 아쿠아리움도 가고, 서울도 가고 같이 놀았어.
그리고 한 달 지나 7월. 슬슬 내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어. 신발끈을 묶어준다거나 손을 잡는다던가, 가볍게 포옹하는 등의 스킨십도, 우산을 같이 쓰거나, 무릎 배게를 하거나, 얼굴을 빤히 보는 등의 행동은 점점 늘어나고 자연스러워졌는데 고백을 안 하는 거야! 난 한 번 차였으니까...고백을 기다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었는데 이게 너무 답답하더라고ㅠ
어느 날, 내가 퇴근하고 같이 저녁을 먹게 됐어. 저녁을 먹고 내 집까지 가는 버스를 같이 기다리고 있는데, 내 손을 잡더니 얘기하더라
자기가 연애를 해 본 적이 없고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이게 무슨 감정인지 많이 고민해봤는데 아무래도 날 좋아하는 거 같다고, 네가 점점 예뻐 보이고 안 볼 때도 네 생각이 많이 난다고, 넌 어떠냐고..
그래서 결국 내 예민한 성격도 잘 받아주는 착한 남친이 되서는 예쁘게 사귀고 있어! 난 퇴사했지만..^^ 남친은 취뽀해서 퇴근하고 우리 집까지 찾아오기도 하고 주말에는 함께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기도 해! 나도 취직해서 더 안정적인 사람이 되어주고 싶어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