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 때 2-3번 정도 같은 반이었던 남자애가 있었어
걔는 장난기가 많았는데 인기도 많아서 친구들이 다 좋아했고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여자애들도 좀 있었어
그 중에 하나가 나 ㅋㅋㅋㅋ 나도 걔 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
걔랑 언젠가부터 친하게 지냈는데 걔가 장난기가 많아서 다른 남자애들이랑 같이 나를 놀리기 시작했어
근데 그거 알지
남자애들이 놀리면 여자애들이 잡으러 복도 뛰어다니는 거
나도 그랬거든 ㅋㅋㅋㅋ 쉬는시간에 남자애들이 놀리면 복도 날라다니고 등짝은 꼭 때려야 속이 풀렸어
그래서 그때 별명이 조폭마누라 ㅋㅋㅋㅋㅋ
나랑 같은 반일 때도 놀리고 장난쳤던 애였는데
다른 반이 되어도 꼭 쉬는 시간만 되면 우리 반에 와서 장난치고 그랬어
(점심시간에 걔는 남자애들이랑 운동장에 축구하러 갔엌ㅋㅋㅋ)
근데 어느날 걔가 평소처럼 놀리고 그랬는데 그날은 유난히 그게 좀 상처인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니었고 나랑 전혀 상관없는 걸로 놀린 거라 기분 나쁠 일도 아니었는데 그 날은 좀 그랬어 ㅋㅋㅋ
그래서 내가 안 잡으러 가고 그 자리에서 그냥 울었거든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걍 눈물이 났어
근데 나도 내가 우는 거에 좀 놀랐는데 걔는 진짜 놀라서 얼굴이 막 새하얘지고 어쩔 줄을 몰라하는 거야…
쉬는 시간이 끝나서 교실로 돌아가야 하는데 나는 눈물 범벅인 그 얼굴로 교실에 못 들어가겠는거야 창피해서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걔는 다른 반이라 얼른 가야하는데 교실로 안 가고 계속 나를 달래주는거야
나도 걔도 교실로 안 가고 복도에 있으니까 선생님한테 둘이 같이 혼났어 ㅋㅋㅋ 수업시간인데 교실로 안 간다고 ㅋㅋㅋ
그 후로 걔가 나를 놀리는 일은 없었어 걍 서로 반 지나가다 복도 쪽으로 난 교실 창문으로 가끔 눈 마주친 정도?
대화도 없었어 그 후에 졸업할 때까지 계속 다른 반이었거든
난 사실 섭섭했어 나는 걔를 좋아하니까 걔가 나한테 장난치고 그러는 게 좀 좋았거든 ㅋㅋㅋㅋ 잡으러 가는 것도 재밌고 ㅋㅋㅋㅋ
그러다 졸업하고 걔는 좀 멀리 이사가면서 사는 동네도 다르니까 길 가다 마주치지도 않았어
그렇게 대학생이 되었지 나는 과에 썸타는 사람도 있었고 소개팅도 하고 좀 바쁘게 지냈다? 걔 생각은 아예 안 났엌 ㅋㅋㅋ
그러다 진짜 우연히 걔 연락처를 알았는데
초딩때 생각도 나고 그래서 내가 먼저 연락했엌ㅋㅋㅋ 잘 살아있냐고 나 기억하냐고
근데 나를 기억하더라고 나는 사실 걔 이름도 좀 가물가물하다가 겨우 생각났는데 ㅋㅋㅋㅋㅋ
그렇게 몇 달을 연락만 하고 지냈어 웃기는 짤 같은 거 있으면 서로 보내주고 요즘 영화나 드라마 재밌는 거 있으면 보라고 하고 (같이 볼 생각도 안 함 ㅋㅋ 걍 추천만 했어 서로 ㅋㅋㅋ)
아 이게 남사친인가 나도 남사친이 생기는 건가 했지 성인도 되었고 만나서 밥 한끼 먹으면 술도 같이 마시면 재밌겠다 싶었어
딱 그 정도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걔가 밤 늦게 연락을 한 거야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애들하고 만나느라 우리 동네에 왔다는 거야
나는 초등학교 졸업하고도 계속 그 동네에서 살았거든..이사도 안 해서 집도 그때랑 똑같았어 ㅋㅋㅋ
우리 아파트 단지 안에 놀이터가 있는데 거기에 와있다는 거야
잠깐 나올 수 있냐고 해서 걍 반가운 마음에 부리나케 나갔다? 뭐 화장 그딴 것도 안 했어
친구 만나는데 누가 화장을 하겠어
막 자다 일어난 사람마냥 나갔지 ㅋㅋㅋㅋㅋ
딱 놀이터에 도착해서 걔를 봤는데 와 키도 엄청 컸고 운동해서 덩치도 커졌더라
진짜 신기했어 그래도 어릴 때 모습이 남아있어서 ㅋㅋㅋㅋㅋ
나는 반가워서 막 달려가는데 걔가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팔을 벌려서 나를 딱 끌어안은거야
이게 뭐지 이 정도로 반갑나 나도 그렇긴 한데
하는 마음에 좀 어색하게 등 토닥거리고 말았어 ㅋㅋㅋ
그날 시간이 많이 늦어서 얘기는 많이 못 했어 평소에 연락도 하니까 서로 얘기할 것도 많이 없고 거의 얼굴만 보고 헤어진 정도였어
그러고 한 달 후에 걔가 고백하더라
나는 거절했어 그때 썸타는 사람이 따로 있기도 했고 걔랑은 그런 쪽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ㅠㅠ
고백은 거절했는데 평소랑 똑같이 연락하길래 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갔어
얼마 안 가서 걔가 군대를 갔는데 나는 편지도 안 하고 면회도 안 갔어
생각해보니까 그냥 친구사이인데 내가 굳이 그럴 이유가 없잖아? 휴가 때도 안 만났어
가족이랑 친구들이랑 잘 있다가 가면 되는 거 꼭 나를 만날 필요는 없잖아?
그러다 제대를 했는데 다시 나한테 고백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4년 만나고 헤어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어진 이유는 서로 공부에 취업준비에 바빠져서 연애할 여유가 없어졌거든 ㅋㅋㅋㅋㅋ 그래서 걍 자연스럽게 헤어졌엉 ㅎㅎㅎ
이거 나 친구들이랑 가끔 술 마시면 지금도 하는 얘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