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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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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꿈꾸고 일어났는데 진짜 하루종일 기분 싱숭생숭하네....
(한탄이라 길어)

유치원 같이 다니면서 알게 됐는데 애색히가 마음씨가 못돼처먹어서 나를 괴롭히길래 그때는 좀 싫었거든
그래도 잘 보이려고 옆에 졸졸 따라다님
왜 그랬지

초등학교 1학년 때는 같은 반이라
여자가 남자 짝 고르고 남자가 여자 짝 고르기 할 때
날 고르는 게 뭔가 좀 어깨 으쓱했던 거 같기도 하고

그 뒤로는 반 나뉘고
주말에 같이 수업 들으러 다니면서 얼굴 봤어

고학년 됐을 때 유학 간다고 하더라고
걔네 어머니가
@@이한테 줄 선물 준비했잖아~ 얼른 줘~ 하니까
존나 주기 싫다는 표정으로 스페인에서 사왔던 종(bell) 주길래
나도 그냥 똥 씹은 표정으로 선물 받고 고맙다고 하고 헤어졌거든

중학생 됐는데 학교에 걔가 있길래 눈을 의심했어
엄마한테 말하니까 진작에 귀국했다고 하더라고

걔가 내 친구 2명이랑 같은 반이 되어서
내가 친구들 반에 놀러가면
어쩔 수 없이 걔를 멀리서라도 볼 수 밖에 없었음
키는 작아보이는데 얼굴은 그대로길래
사실 좀 징그럽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얼굴을 좋아했던거라 그냥 훔쳐봄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반뒷문에서 친구들이랑 얘기하는데
친구들 시선이 점점 위로 올라가는거야
그래서 왜? 하고 뒤돌아보니까
걔가 날 내려다보고 있더라고
진심 무서워서 심장 뛰었음
근데 나보다 키 큰 거 보니까 설레기도 하더라고

그때쯤에 엄마들끼리 약속 잡아서
식사도 했는데
사춘기가 징하게 왔는지
애가 얌전해졌더라고

나는 여고 가고, 걔는 남고 가서
걔랑 같은 학원 다니는 애들한테
소식 조금 주워듣고
내 학원 친구랑
어떻게 또 건너건너 아는 사이길래
둘이 밥 먹는 인스타 올리면
조금 부러워하고

걔네 집이 또 출신들도 좋아서
대학도 SKY 중에 갔더라고
나는 공부 끈기가 완전 사그라들어서
그냥 포기하고 지방사립대 갔는데 😂
중학교 때 만나던 그 일진 여자애 말고
드디어 본인 같은 여친 만나겠구나 했어

저번에 또 인스타 추천친구로 뜨길래
궁금해서 계정 보니까
외국 나가있는 것 같더라고
본인이랑 잘 어울리는 삶을 살고 있구나 싶었어

진짜 이 애증의 짝사랑 막대기 게임이
너무 오래되어서 자동반사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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