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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는 귤2023.05.02

진짜 완전 길지만 들어주라...

내가 16살때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는 상태야 막 엄청난 큰 미련은 아니고 기억이 담긴 무언가를 마주하면 아 그때 그랬지 하는 잔잔한 미련 정도

많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는데 난 지금까지 연애를 온라인으로만 해왔어 1번째도 온라인 2번째도 온라인 3번째 온라인이 지금 내가 말하는 남자친구야

어떻게 사귀게 됐냐면 한 커뮤니티에서 만나서 개인채팅으로 이것저것 얘기 나누다가 갑자기 그 커뮤니티가 없어진대서 유일하게 연락처 공유를 하게 됐어 그래서 문자로 자주 얘기를 나눴어

내가 학교를 1년 일찍 들어가서 16살 때 고등학생이 됐는데 그때 컨셉도 잘못 잡고 애들이 무서워보인대서 피해가지고 왕따 비스무리한 은따를 당했거든 그때 가정사도 안 좋았고 그래서 감정 내색을 안 하는 편인데 그날따라 견디기 힘들어서 걔한테 털어놨더니 장문으로 날 위로해주고 견딘 것만으로도 잘한 거라고 그런거야 내가 그 시점에 나도 위로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어하는 평범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됐고 그때부터 걔를 좋아하게 됐어

한 몇 주 동안 혼자 짝사랑만 하다가 여름 초에 좋아한다고 말을 했어(근데 커뮤니티 특성상 닉네임으로만 활동하지 본인 신원을 안 밝혀서 난 여자인 줄 알았다 여자랑 연애한 적도 있어서 별 문제 안 삼았고) 근데 한 십 분 넘게 답이 안 와서 까였구나 생각하고 자려는데 또 길게 답장이 왔어 자긴 사실 남자고 이런 게 처음이라 당황스러운데 나도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다 나를 여자로 생각해서 실망감이 클텐데 그래도 괜찮냐 한 거야 난 사실 이미 성별을 떠나 그 사람 자체가 좋아서 괜찮다 했고 그래서 랜선연애를 시작했지

한 살 연상이지만 고등학교 학년은 같아서 그럭저럭 괜찮게 지냈어 이제 전화도 아침이랑 밤마다 하고 내가 한 번 사랑해 해달라고 난 이후로는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끊기 전에 사랑해 해줄 정도로 엄청 좋은 사람이었어

근데 문제는 걔는 수능을 봤지만 나는 안 봤거든 난 특성화고여서...걔가 붙은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재수를 했대 난 그냥 기다렸다 그 시간동안 다른 걸 하면 되니까 그동안 나는 알바했다가 취업을 했지 그렇게 정신없이 보냈는데 또 1년 재수를 한대 그래서 나도 일하느라 바쁘니까 기다렸지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나도 인내심이란 게 있고 어린 마음에 문자로 연락이 안돼서 속상하다 사귀는 게 맞나 싶다 했어 조금 속상해서 울기도 했거든...보통 사람이면 자기도 재수하느라 힘든데 왜 너까지 그런 말 하냐 할 것 같아서 연락 보기가 무서워졌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못 받았다 근데 몇 십분 후에 너무 미안하다고 자기가 날 외롭게 한 것 같다고 죄책감이 든대 그래서 그때 난 너무 미안해가지고 앞으로는 연락 안된다고 하소연하지 말아야겠다 싶고 내 자신이 너무너무 부끄러워진거야...그래서 원만하게 풀었어

작년 내가 20살이 됐을 때 걔는 다행히 대학에 들어갈 계획이래서 수능 다다음날에 사귄 이후로 처음 만났다 그래서 어딜 가야할 지 몰라 그냥 무난한 홍대에서 놀았어 노래방 갔다가 카페 갔다가 밥 먹고 또 카페 갔다가 보드게임 카페 갔어 시간 애매하고 일찍 들어가기 싫어서 그 위층에 룸카페 있길래 가서 영화보장 하고 들어갔다 영화는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보는데 서로 손장난 하고 놀다가 눈 맞아서 거기서 했다...끝까지 한 건 아니고 얘가 너무 긴장해서 제대로 발기를 못 해서 중간에 말았어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했고

원래는 다음달에 만나기로 했는데 걔가 대학 면접 준비랑 신입생 준비 등등으로 바빠서 한 4달 못 만났어 그러다가 3월달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돼서 그날은 걔가 잡은 호텔에서 만나서 같이 술 먹고(찌끔) 얘기 좀 나누다가 관계 하고(이날은 끝까지 할 수 있었어) 새벽 4시까지 노닥거리다가 자고 일어나서 시내 좀 돌아다니다가 다음달에 만나자고 했다

근데 그 다음날부터 맨날 전화가 와서는 이상한 질문만 하는거야 목소리도 평소보다 생기가 있었고(원래 좀 나른한 편이야) 그래서 난 좀 혼란스러웠는데 월요일날 자기 연애한다는 걸 어머니분이 알았대 우리가 비밀연애여서 어떻게 알았냐 하니까 내가 준 손편지 때문이래...그래서 오래 못 만날 것 같대 이유가 자기 어머니분이 편지 보고 나 더 만날 거면 집을 나가라 해서 내가 처음에는 얘기를 해보겠다 했는데 해봤자 좋은 말 못 들을 거라면서 솔직히 내가 부담스러웠고 어려웠다면서 이미 마음을 정했대 그래서 이건 불가항력이다 싶어서 마지막으로 나 어땠냐고 물어보니까 외모는 딱히 칭찬을 못하겠는데 성격인 면으로 보자면 천사가 실존한다면 나 같이 행동했을 거라고 말하더라...난 걔를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맞춰주려고 한 거고 경제적으로는 내가 더 여유있어서 데이트비용의 대부분을 내가 부담하는 약간 좀 일방적인 관계였긴 했어

결국 헤어지게 됐는데 하루정도 계속 울고 그땐 걔 없이 어떻게 사나 싶었어 근데 시간 지날수록 괜찮아지고 아무래도 나도 일도 있고 같이 얘기 나눌 친구도 있으니까 그렇게 괜찮아졌는데 문제는 걔 행동이 좀 신경쓰여 장거리다 보니까 카톡 상태로밖에 못 보는데 원래 걔가 프뮤를 잘 안 바꾸는 애인데 최근 계속 프뮤를 바꿨다 대부분 내가 아는 노래였고 가사가 미련 짙게 남는다는 뉘앙스였어 음악은 그렇다 쳤어 걔 취향일 수 있으니까

근데 요즘 신경 쓰이는 이유가 자꾸 유튜브 알고리즘에 재회운타로가 떠서 보고 있는데 제너럴리딩임에도 불구하고 다 공통적으로 긍정적으로 나오더라 그래서 내가 설마 하는 마음에 개인타로도 보니까 개인타로도 똑같이 나와

만약에 연락이 진짜로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타로 결과가 공통적으로 다 긍정적이고 기다려보라는데 이걸 믿어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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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er thumbnale
    위로하는 귤글쓴이

    나 왜 귤

    2023.05.02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4

      ㄱㅇㅇ..

      2023.09.18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근데 어미니가 헤어지라고 했다고 부담스러웠다느니 그런 말하는 거 보니 이미 넘 별로인 걸...? 자기가 너무 좋아서 재회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만.. 다시 만나도 좋지는 못할 것 같아 내가 느끼기엔

    2023.05.02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천사같은 자기가 더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어

      2023.05.02좋아요0
    • user thumbnale
      위로하는 귤글쓴이

      아무래도 그렇겠지ㅜㅜㅜ...미련 완전히 떨쳐내야겠다

      2023.05.02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2

    자기야 그 남자 좋은 남자 같지 않아. 자기한테 다정한 척 하지만 행동으로는 자기를 위하는 게 하나도 없잖아. 그리고 외적인 부분 이야기도 걸려. 누가 여친한테 그렇게 얘기해? 예쁘다고 하루종일 말하기도 모자란 사람한테. 엄마한테 걸렸다는 것도 사실인지 모르겠고. 걔가 하는 말 보지 말고 행동하고 말이 일치하는지, 행동은 어떤지를 봐봐.

    2023.05.02좋아요0
    • user thumbnale
      위로하는 귤글쓴이

      따끔하게 말해줘서 고마워!!ㅠㅠㅠ 만약 연락 오면 한 번 말해봐야겠다...

      2023.05.02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3

    난...ㅠㅠㅠㅠㅠ 자기가 넘 아깝다ㅠㅠㅠㅠ

    2023.05.02좋아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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