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뜬금없이 외국인한테 고백비스무리한거 받았어.
걍 공항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키 되게 큰 외국인이 소심하게 이스큐즈미.. 하더니 돌아보니까 웃으면서 걍 뚫어져라 한참 쳐다보더니 그냥 가길래 뭐지? 했거든.
근데 잠시후에 다시 이스큐즈미 해서 보니까 질문할게 있는데 괜찮녜서 ㅇㅋ 했거든. 대화는 외국인은 번역기로, 나는 영어로 걍 말했었어.

갑자기 냅다 결혼했녜서 아니랬더니 자기가 퇴역군인이고 그래서 돈을 얼마를 받았다. 집에 돌아갈지 서울의 호텔을 갈지 고민하는데 이쪽 친구가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지금 기분이 안좋은 상태고 그냥 햇살이 좋아서 보는데 너가 있었다. 랜덤으로 말을 건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너가 예뻐서 말을 걸었다. 너에게 부담을 주고싶진 않다. 지금 내 머릿속이 잘익은 오믈렛(인가 계란후라이인가..?)같아. 라길래 영어 잘 못한다고 미안하다 했더니 너는 되게 귀여워. 근데 내가 한국어를 못해서 슬프네:( 이런식으로 계속 나보고 예쁘다, 귀엽다 거리면서 꼬시는듯한? 말들 하길래 미안한데 나 남자친구가 있어서 남자친구가 이런거 안좋아할거다 하니까 ㅇ0ㅇ 이런표정으로 오우.. 오우우.. 오우..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더니 허겁지겁 번역기에 그러려던건 아니었어. 곤란하게해서 미안해. 너가 기분이 나쁠거란거 이해해. 근데 진짜 곤란하게하려던건 아니었어. 여기 네 옆에 앉아서 이야기 한것만으로도 기분이 많이 나아졌어. 고마워. 너는 너대로 그대로 있어줘<3 이러고 아쉬운듯이 입만 뻥긋뻥긋하다가 미소짓더니 피식 웃고 고맙다하고 떠났어

엄청 커다란 서양사람도 되게 소심하고 조심스럽고 수줍고 누가봐도 내향형이기도 하구나.. 뭔가 서양사람들은 본인이 내향형이라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선 외향으로 보이는 사람들이랑 비슷하길래 없을줄 알았거든.. 편견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