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하는데 왜 그게 쉽지가 않을까
정말 따지면 한도 끝도 없는거지만…
금수저 집안에 다정한 부모님 밑에서 사랑받고 자라서 어렸을때부터 비용 상관 없이 원하는 진로 전공할 수 있게 지원받아온 사람들 보면 부럽기도하고 질투나기도하고 그러네…
사실 아직 이십대 초반이라 내가 지금 누리는 것들도 부모님 것들이니 내가 보탠거 하나도 없이 누리기만 하면서 이런 생각하는 내가 너무 염치 없어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내가 부러워하는 그 사람들도 아직은 대부분 부모님 재력 속에서 살고있는걸텐데 그럼 그 사람들도 나랑 별반 다르지 않게 보탠거 없으면서 누리는게 이렇게 격차가 클 수 있나 싶기도하고 그렇다…
우리집은 차도 없어서 어릴때부터 픽업 한번 받아본적이 없어서 늘 친구 어머니 차 얻어타고 굽신거려야했고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아팠는데 코시국이였어서 코로나 의심 증상이니 대중교통도 안되고 택시도 안되고 데리러 올 사람도 없고 했는데 선생님께 어떻게하려고 아프다고 보고했냐, 생각이 있긴한거냐고 꾸중듣고
수능날까지도 너무 먼 학교를 배정받았는데 어쩔수가 없어서 대중교통 찾아보니까 차로 17분이면 갈 거리가 55분이 넘게 뜨더라…
엄청 부유한 친구 앞에서 생일이라고 말했다가 한번도 받아본 적 없는 비싼 선물을 받아버려서 부모님이 이것도 공짜가 아니고 답례를 해야되는건데 어떡할거냐며 핀잔을 들어야했고
남들은 매일 옷 어떻게 코디해서 입고 다닐지 고민하는 동안에 옷4벌로 돌려입어야하고
펌이나 염색도 한번 해본 적이 없고 피부 관리같은 것도 받아본적이 없고 해외여행도 가본적이 없어서 여권도 없고 여행 이야기엔 낄 수도 없고 백화점에서 뭘 사본적이 없고 단지 내 공용시설이 있는 아파트에도 살아본적이 없다…
내 주변 친구들 다 모아놓고 봐도 우리집보다 형편 나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는 것 같아
이렇게 쭉 생각나는 것들을 되짚어보면 늘 이런 결핍을 크게 느끼면서 살아온 것 같고 그런데 저렇게 그사세에 사는 것 같은 친구들보면 정말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온 것 같더라
물론 내가 모르는 그 친구들 나름대로의 치열한 삶이 있을거고 쏟고있는 노력들이 있겠지만…
그 세상 속 친구들이 힘들다고 하는 것들을 보면 난 이렇게 밖에서 폭우를 맞는데도 누군가는 온실 속에서 비가 내린다고 슬퍼하는 걸 보는 것 같아서 너무 밉게 느껴져
나보다도 못한 형편의 누군가에겐 내가 그 온실 속 화초일테니 이런 자기중심적인 생각은 자제하려하지만 늘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인지라 떨쳐낼수가 없는 것 같아
나이로는 이제 성인이면서 아직도 부모님 지원받는 주제에 감사한줄도 모르고 불평이나 하고있는게 진짜 한심하다ㅎㅎ
이런거 부모님 들으시면 많이 속상하실 말들인지라 친구들 앞에서 말하기엔 너무 부끄럽고 여기에 끄적끄적해봤어…
나중에 꼭 못누려본것들 누릴 수 있을 만큼 정말 열심히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