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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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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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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가 뛰어내렸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출근한 아침

그날 하루 부산에서만 십대 세 명이 뛰어내렸다는 인터넷 오후 뉴스를 보다가

이런, 한강에 뛰어내렸다는 제자의 부음 전화를 받고

저녁 강변북로를 타고 순천향병원에 문상간다

​

동작대교 난간에 안경과 휴대폰을 놓고 뛰어내린 지

나흘이 지나서야 양화대교 근처에서 발견되었다며

세 달 전 뛰어내린 애인 곁으로 간다는 유서를 남겼다며

내 손을 놓지 못한 채 잘못 키워싸며 면목없다며

그을린 채 상경한 고흥 어미의 흥건했던 손아귀

​

학비 벌랴 군대 마치랴 십 년 동안 대학을 서성였던

동아리방에서 맨발로 먹고 자는 날이 다반사였던

졸업 전날 찹살콩떡을 사들고 책거리 인사를 왔던

임시취업비자로 일본 호주 등지를 떠돌다 귀국해

뭐든 해보겠다며 활짝 웃으며 예비 신고식을 했던

​

악 소리도 없이 별똥별처럼 뛰어내린 너는

그날그날을 투신하며 살았던 거지?

발끝에 절벽을 매단 채 살았던 너는

투신할 데가 투신한 애인밖에 없었던 거지?

​

붉은 손목을 놓아주지 않던 물먹은 시곗줄과

어둔 강물 어디쯤에서 발을 잃어버린 신발과

새벽 난간 위에 마지막 한숨을 남겼던 너는

​

뛰어내리는 삶이

뛰어내리는 사랑만이 유일했던 거지?

​

-정끝별, 투신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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