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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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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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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장문주의) 어쩌다 을의 연애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해결법이 있을까???



쓰다보니 길어져서..
심심한 사람만 읽어.. ㅠㅠ


남친이랑은 1년 정도 만났는데
초반엔 안그랬는데 지금은 약간 나랑 남친 사이가 이런 느낌이야

일단 남친이 뭔가 잘못하거나, 내가 남친의 행동으로 기분 상한 일이 있을 때
나는 그냥 넘어가

뭐 착해서나 소심해서나 그런 건 아니고
화내면서 감정소모, 시간낭비하는 것도 싫어하고
걍 화내기도 귀찮고
그 시간에 걍 맛있는 거 같이 먹고 더 놀고 쉬고 힐링이나 하고 싶고
내가 자존감이 좀 낮아서
별 거 아닌 걸로 화내고 짜증냈다가 상대한테 미움받을까 두렵기도 하고

(자존감이 어릴 때부터 낮았는데 독서, 운동, 별의별 거 다 해도 어떻게 올리는지 모르겠어 전혀..)


가끔 정말 상처 입었을 때도
장난하는 척하면서 가볍게
그럼 안돼! 하면
남친이 ㅋㅋㅋ 알았어알았어~ 하고 걍 끝난단 말이지
이런다고 또 안 그러진 않지만..


근데 반대로 이제 내가 뭔가 잘못하거나 남친이 기분 상할 만한 짓을 했을 때
(가장 최근으로 치면 난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내 말을 남친이 잘못 오해해서 기분이 나빴다든지, 친구랑 언제 밥약속 잡힌 걸 빨리 안 말해줬다든지, 잔다고 안하고 잠들어버렸다든지 등)

남친이 화 내고 목소리 커지면
난 항상 주눅들고 미안하다고 몇번이고 사과하고
남친 기분 풀어주려 계속 하게 돼

근데 뭐 사실 반대 상황에선 내가 화 안내고 싶어서 안낸 거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결국 우리 관계는
사귀고 초반부터 1년된 지금까지
나만 미안하다고 말하는 관계가 되었어


남친 입장에선 당연히 내가 남친처럼 크게 화 안내니까
내가 상처받은 횟수가 더 많든 비슷하든 더 적든
나한테 미안하다고 할 일도 별로 없겠지


근데 이게.. 어쩌다보니 나만 미안해하고 혼나는 관계가 되니까
내가 사귀면서 계속 남친 기분을 신경쓰면서 눈치를 보게 되는 거야


사실 남친이 화내고 내가 기분 풀어주는 데에 시간 다 쓰면
그날 날리는 거잖아, 난 내 소중한 시간 같이 데이트하고 맛있는 거 먹고 놀고싶은데

그러니까 남친 화 안내게 하려고 계속 눈치보게 되고
어느 순간 나는 감정 상해도, 상처받아도, 싫어도
싫은 소리 하나도 안 내뱉게 돼버렸어.

남친 기분 상해서 화내고 난 혼나고 사과하면 그날 내 시간과 기분까지 더 망칠까봐..


그러다보니 을의 연애가 된 거 같아
연애 초반엔 분명 아니었는데

남친이 데이트할 때 불편해해서 가방 같은 걸 아예 안들고 다녀
근데 난 작은 크로스백이라도 항상 가지고 다니니까
연애 초반엔 자기가 에어팟이나 선풍기나 핸드크림 같은 거 가지고 나오면

이거 넣어주라~ㅎㅎ 하고 부탁했단 말이야

근데 요즘은
만나자마자 자기 신발끈 묶으면서
나 쳐다보지도 않고 에어팟 들이밀면서

“넣어”
이러더라고.

전엔 장난식으로 누가 명령하듯이 말하래!ㅋㅋㅋ 하니까

넣으라고 ㅋㅋ

이러고 그냥 넘어가고

그뒤론 말버릇처럼 만날 때마다 넣어, 아니면
야, 여기 / 받아 등등..

계속 뭐라 하니깐 진짜 장난이 아니고 짜증난단 얼굴로
비꼬듯이
제발 제 물건 좀 들어주시면 안될까요 ㅇㅇ님???? 예????? 하면서 내 가방에 구겨넣더라..


한번은 나도 이건 아닌 거 같아서
남친이 내가 우산을 자기한테 성의없이 건네줬다면서
술먹고 화내는 거야..

난 화도 안내고


진짜 내가 그랬어?

남친 - 너 나한테 화난 거 있니?

아니 진짜 없는데.. 성의없이 준 거 같으면 진짜 미안. 손에 힘이 세게 들어갔나..? 진짜 그런 거 아니야

이랬는데도 집에가는 내내 내 말 다 씹고 계속 짜증내길래
나도 진심으로 화냈는데
헤어지자더라..

결국 그날 술먹기도 했고 어찌저찌 풀어서 헤어지진 않았는데
진심으로 화내면 헤어질까봐
이젠 진심으로 화내지도 못하겠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연애란 거 많이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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