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장거리 만남 후 슬픈 거 나만 그래?
남자친구 만나고 와서 너무 슬픈데 내 얘기 들어줘.
나는 지금 남친이랑 고2 때부터 사귀어서 1058일이야.
남친은 한 살 연하고 나는 삼수, 남친은 재수 중이야!
같이 제주에서 살다가 내가 작년 4월에 육지로 이사 왔고, 남친은 올해 3월에 반수 하려고 육지 왔다가(3시간 거리) 6월에 다시 제주 가.
장거리 시작하고 만났던 날이
작년 7월 말에 2주, 올해 1월 초에 1주, 3월에 1주, 4월에 3일, 5월 3일부터 오늘 아침까지 장거리 421일 동안 5번 만났어.
근데 나는 만나고 집에 가기 하루 전 날부터 계속 운단 말이야.
그냥 집에 간다는 걸, 곧 헤어진다는 걸 인지하면 눈물이 자동으로 나와.
당일에는 진짜 눈물 펑펑 흘리다 못해 보는 사람이 다 미안할 정도로 운단 말이야.
그래서 내 주변 장거리 커플 네 명한테 물어봤는데 다 조금만 울고 잘 가 다음에 봐 이러고 헤어진대!!
나 진짜 너무 신기하고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어..
앞에선 안 울고 집 가는 버스나 비행기에서 우는 애들도 있어..
앞에서 안 우는 것도 신기하고, 조금만 우는 것도 신기해.
나도 그러고 싶거든.
남자친구는 안 울고 눈시울만 빨개지는데 안 그런 척 해.
달래주면서 항상 하는 말이 ‘우리 내년에 대학 가면 자주 만나, 내년엔 장거리 청산이야, 내가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울어, 안아줄게, 어차피 미래가 보장 되기 전에는 다들 이렇게 만나니까 전혀 이상한 게 아니야, 우리 이번에도 오래 있었으니 이 기억으로 현생 살다가 다시 만나자.’ 등등으로 날 달래.
디데이가 생기면 그 날이 다가오는 설렘으로 버티는데 우린 당장 입시를 앞둔 아가들이라 딱히 연고가 없으면 안 만나거든.
그래서 그런지 헤어질 때마다 더 슬프게 다가와.
이번에 헤어지면 언제 만날 지 모르니까..
다음 만남은 모든 입시가 끝난 내년 2월인데.. 9개월..
사람 일은 어찌 될 지 몰라서 중간에 만날 수도 있지만, 시기상 수능이 코앞이라 어려울 지도..
그냥 오늘 집에 와서 지금까지 울다가 누군가에게 너무 털어놓고 싶어서 적어봤어.
나는 다시 공부하러 가볼게!
긴 글 읽어줘서 너무나 고마워.
자기들도 그렇게 같이 있고도, 영원히 같이 있고 싶은 사랑을 하길 바라며 이만 줄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