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헤어졌다고 해줘ㅠㅠㅠ

남자친구가 사정상 잠깐 일 쉬고 있거든? 스펙은 좋아서 어디든 가려면 갈 수는 있고 그래서 몇달 쉬는 거야 문제도 아니고 본인 선택이니까 이건 당연히 괜찮았어
근데 백수된뒤로 밤낮 완전 바뀌어서 연락 그냥 아예안됨.. 그냥 좀 망가진 정도가 아니라 12시간 바뀌었어 오전에 자고 저녁에 일어나고..
자느라 데이트 취소(잠수) 3번..
알바도 안해서 쌩백수인데 벌어놓은 돈은 아깝다고 갑자기 저번달부터 부모님께 용돈받아. 30대임..
쉬는중에 관련업계 선배한테서 주2회 출근하는 프리랜서직 제안받아서 면접보러 간다고 했는데 당일날 일어나기 귀찮다고 취소함.
씀씀이가 도저히 감당이 안돼보이길래 일할때는 돈관리 스스로 하던 거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일할때도 부모님이 통장관리해줬대.(30대맞음...)
주식, 부동산지식 아예없어. 물론 주식한다고 훌륭한 거 아니고 망할바에 안들어가는게 현명한걸수도 있지만, 안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지식이 전무함. 자취하는데 자취방 계약이랑 집주인이랑 소통하는 것도 여태 부모님이 해주시고 있었대.
우리가 같은 취미가 한 개 있어서 내가 나는 직장 다니는데도 짬 내서 주말에 주1회씩 클래스 듣자고 해서 등록했는데, 자느라 빠지고, 아파서 빠지고, 그냥 쉬고싶어서 빠지고 지금 수업 6주차인데 두번 나왔어.

쉴드는 아닌데 스펙 좋은 건 맞고 내년초에 이전보다 좋은 조건으로 다시 입사하는 것도 거의 확정이긴해. 본인말로는 일년 쉬는데 이정도도 못하냐고 하는데 놀고 쉬는 거 물론좋지.. 쉴때도 열심히 살란 뜻이 아니라, 자기집안청소, 돈관리, 취미활동이라든가 1인분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남자친구는 직장 그만둔것과 동시에 0.5인분도 안되는 느낌이었어

내가 헤어지자고 하니까 남자친구는 저 논리로 계속 내가 무슨 쉴때도 스파르타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던 것마냥 오히려 나보고 이기적이라고 하는데, 일 쉬는 거랑 1인분 삶 사는 거랑은 별개 문제 아니야?
자취방 가면 늘 청소도 전혀 안돼있어서 한달째 파출부마냥 집치우다가 화냈더니 미안하다면서 파출부아주머니를 진짜 불러버렸어.(?) 뭔 3인 4인 가족도 아니고 자취하면서 일도 안하는데 웬 파출부? 남들 다 혼자 해먹고 사는건데...

참고로 같은학교 과 선후배 씨씨였어서 나도 스펙은 비슷하고, 나에비해 엄청 잘난남자 만나서 내가 절절대야 하는 상황도 전혀아니고. 헤어지자했더니 잡다가 오히려 날 탓하길래 일단 시간 갖자고 했어.
연락안한지 4일째인데 난 점점더 헤어지고싶어.
내가 잘 하는 거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