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걸 잘못됐다 네가 말하고 왔던 날
나는 얘길 듣다 술집에서 갑자기 펑펑 울었지
나는 너를 걱정했고
음식들은 식어갔지
걱정하는 내가 싫어
나는 더 펑펑 울었지
나는 나의 그런 순간들에
그러지 못했었지
괜한 미움을 살까 봐
누가 날 노려볼까 봐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이상한 단어로 날 부를까 봐
주먹으로 맞을까 봐
흉기에다 찔릴까 봐
집 주소를 알아내서
문짝을 걷어찰까 봐
멋있는 척하는 걸까 봐
분위기를 망칠까 봐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그냥 트라우마일까 봐
최루액을 맞을까 봐
벌금이 날아올까 봐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에 찍힐까 봐
내 친구한테 해갈까 봐
내 사랑이 다칠까 봐
내가 드러날까봐
거짓말하게 될까 봐
용기 내서 할 수 있는 말
저는 용기가 없어요
빚지고는 안 살 거야
다짐해도 손부터 떨려요

- 잘못된 걸 잘못됐다, 신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