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자기들 진짜 길고 불편한 글이 될 것 같아 근데 너무 답답해서 털어놓을 곳이 여기밖에 없어
가족을 모르는 척 했다는 죄책감 벗어날 수 있을까?
익명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우리 집안 노답이야 분위기 괜찮았다가 안좋아지는거 이십몇년째 반복중인데 요즘 또 안좋아
아빠 알콜중독 퇴근하고 매일 꽐라될때까지 술마셔 직접적 폭력은 안쓰지만 화나면 아무거나 집어던지고 업소다닌 전적 있어
엄마 거의 편집증에 가깝고 가끔 히스테리 발작일으켜 이게 진짜 사람 미치게 해 아빠한테 물건 집어던지고 걷어차고 아빠 핸드폰 뒤져서 모든 정보를 알아내서 압박해 (아빠 업소전적 생각하면 아빠도 의심당해도 싸긴함)
남동생 슴살되자마자 출가했고 아빠가 지원해줬어 난 여자애라고 집 밖에 나다니면 안된다고 독립할 생각하지 말라해서 그때 바로 독립못했고 20대 중반 아직 취준생이야
대학 졸업 이후로 최대한 도서관 카페 알바 전전하면서 집 밖에 나다니는데 엄마아빠가 계속 불러
아빠는 왜 여자애가 밤 늦게 밖을 나다니냐 (이건 무시함)
엄마는 아빠가 저 모양인데 너라도 집에 붙어있어야지 왜 돌아다니냐고 나보고 아빠 컨트롤을 해보래.. (아빠가 비교적 내 말을 더 잘듣긴 함)
그렇다고 집에 있으면 맨날 둘이 싸워
알고싶지 않은 엄마아빠 성관계얘기며 밑바닥 얘기들 다 들려 좀 과열되면 내가 말리는데 (엄마가 아빠를 때려 그럼 아빠는 물건만 집어던지기는 하는데 예전에 아빠가 엄마한테 반격했다가 엄마 다친적 있어서 불안함) 중간에서 중재하는 것도 너무 지쳐
친가랑 외가가 합세해서 엄마아빠 화해하게 만들려고 하는데 다들 나한테 노력해보래
남동생은 자기는 이제 집안일 신경안쓸 거라고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고
친가외가는 내가 힘들긴 하겠지만 집에서 잘 조율해볼수있지 않녜
엄마는 왜 딸이 돼서 아빠한테 신경을 안쓰녜
아빠는 내가 조율안하면 더 막나가고 딸이 집에 없어서 자기가 이런식으로 행동한다는 식으로 말해 근데 돌아버릴것같아 신경끄고싶은데 신경껐다가 뭔가 도를 넘어서는 일이 벌어지면 어떡해? 그리고 신경끄고싶다는 생각 자체도 죄책감이 들어 내가 가족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거 아닐까? 이혼했으면 좋겠는데 둘다 구시대적이라 상황이 이 모양 이 꼴이어도 이혼은 절대 안하려고 하더라... 취준 집중도 안되고 뭘 하지를 못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