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참 뻔한 말이긴 한데. 마음가짐을 달리 먹으면 덜 힘들어. 무슨 말이냐면. 자기는 사람에게 애정을 나타내는 방식이 섬세하게 기억하는 타입인거야. 나와 이정도 가까우니까 이만큼은 기억하고, 기억하는데 드는 품을 아까워하지 않는. 근데, 사람이 타인을 아끼는 방식은 굉장히 여러가지기 때문에. 촘촘하게 기억하지 못해도 결정적인 순간 곁을 내주거나 가진 재화를 아까워하지 않는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어. 내가 자기랑 비슷한 이유로 배우자와 참 갈등이 많았거든. 걔가 날 안 사랑하냐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 긴 시간을 거쳐 획득한 확신이 있어. 근데 걔는 나만큼 기억이 촘촘하지 못하고 자꾸 까먹더라고. 잘해줘야지 노력해야지 하긴 하는데 그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는 어떤 부분이 있더라. 그 때 생각했어. 이건 내 방식이구나. 관계의 단단함을 확신한다면 방식이 다름을 메타적으로 지켜보자. 옵저버 느낌으로 관계를 들여다보는 게 당장 되는 건 아닌데. 납득하고 나면 확실히. 덜 힘들더라고. 자기 맘이 되도록 빨리 편안해졌으면 좋겠다ㅜㅜ

자기가 예민하다고 말하는 건 너무 하잖유? 자기탓이라고 하는거네. 자기는 너 왜 까먹어? 그런게 아니라 내 감정이 서운하다고 말한건데 상대방은 왜 자기 탓(=너가 예민해서)을 하지? 일단 화법에서부터 섬세하지도 배려돋지도 못함.. 상대적으로 자기보다 투박하고 거칠어서 자기가 상처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관계인듯. 휴... 말리고 싶지만 한창 마음이 잇는 사이라면 이 말을 전해봐. 사람은 다 상대적인건데 자기 입장에서만 말하는 그런 말버릇은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잇는 거라고. 상대적으로 내가 예민한 거면 너의 이런 화법은 상대적으로 공격적이고 거칠다고 말할 수 잇는거라고. 그런식으로 대화하기 보다 자기 감정을 말하면 좋겟다고.

나는 상대방보다 더 섬세한 타입이라서 말한마디에도 잔상처를 더 받는것같아 얘기하면 물론 걔는 그럴 의도가 없었지만…그래서 가끔 내 감정이 위로갔다 아래로 갔다 하는게 싫어서 이러다 지쳐서 내가 상처받는게 싫어서 놓을수도있겠다 싶어ㅠ 근데 얘가 싫어서라기보다 상처를 잘 받는 내맘때문에 그러는 거라 무서워 마음을 자기가 알려준데로 하면 조금은 괜찮아 지겠지?

일단... 우리는 기준이 있어. 한쪽이 마냥 노력할 수는 없으니까. 요 기준선까지는 잊고 넘어가도 너무 섭섭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넘어가는 순간 재깍 말하는 편이야. 찡그리거나 우울해지 않고, 평이한 어조로. "방금 그건 좀 섭섭하네. 이건 신경써서 기억해주기로 한거잖아. 나도 자잘한걸 쏟아붓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이정도는 노력해줬으면 하는데 어려울까? 정히 어렵다면 기준을 다시 정해보자" 이런 식인데. 상대방이 나를 아끼고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이 멘트에 반드시 반응해. 썸띵롱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나 하던대로 하면 안되겠다. 이렇게. 그 이전에 합의점을 잘 찾는 게 중요하겠지? 솔직하지만 기분좋게 정해봐. 자기가 어디까지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을지, 도저히 양보되지 않는 지점이 어딘지. 종이에 적어보는 것도 좋아. 아주 선명하게 보이거든. 요지는 "너랑 잘해보고 싶어, 나 노력하고 있는데 같이 노력한다면 시너지가 더 날 것 같아. 우리 멋진 팀플을 해보자" 거든.

안타깝게도, 나는 실수를 남보다 많이 하고 잘못도 많이 하면서 겨우 사람이 된 쪽이라 이것이 길이라고 말할 자격이 없네😂 책과 강의도 좋은 방법인것같아. 근데 연애는 굉장히 세부화된 개념이라, 그보다 상위개념인 심리학을 가볍게 공부해보는게 어떨까. 발달심리학 찍고 사회심리학 찍으면 이해의 범위가 확 하고 확장되는 순간이 있거든. 어떤 개빡치는 순간을 만나도, '일단 쟤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행동했는지는 알겠어' 이게 된다고나 할까. 비교적 어디든 적용할 수 있고, 대책을 빠르게 강구할 수 있게 되지. 무엇보다 스스로를 지키고 주변과 잘 지내기 위해 공부한다는 그 사실이 자존감증진에 꽤 도움돼ㅎㅎ 별것아닌 새럼 긴긴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어 고마워, 다정한 자기가 즐거운 연애를 하길 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