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들아... 지금 남친이 나 모텔에 두고 혼자 막차타고 갔는데 진짜 서러워 죽는 줄 알았다... 근데 이것도 이해 못해주는 내가 병신인가 싶고 그런데 한 번만 읽어줘
0. 남친이랑 나랑 둘 다 대학생. 스물하나.
1. 오늘 남친이랑 1달만에 얼굴 보기로 함
2. 진짜 간만에 일정이 맞아서 모텔 숙박 잡음 (당일예약)
3. 모텔이 내쪽에서는 1시간 거리, 남친 쪽에서는 15분 거리라서 내가 지하철 타고 그쪽으로 가기로 함
4. 가는 길에 카톡으로, 집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와~ 수상해~ 이런식으로 얘기했다'며... 모텔 취소 안되겠지? 시전. (그동안은 진짜 공부하느라 과방에서 밤샜고 오늘 한달만에 마침 예약한건데 그 얘길 하셨나봄)
5. 당일 예약이라 취소 안됨. 일단 만나서 고민하기로 함
6. 카페에서 각자 할 것 좀 하다가, 근처에서 밥 먹고 시간 떠서 노래방 갔다가 모텔 옴
7. 함
8. 다 끝나고 누워서 필로우토크 하다가 고민에 잠기더니 '지금 가면 막차 탈 수 있는데' 시전.
9. 가지 마아 나랑 있어 / 이러이렇게 둘러대면 되지 않을까 / 가면 평생 기억할거야 >> 등등.. 가지 말라는 얘기 엄청 했는데 ㅅㅂ 이미 가려고 마음 뜬 게 보임
10. 1시에 막차라고 조급해하길래 걍 포기
11. 갈 때까지 존나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무념무상으로 보내려고 했는데 눈물 터짐
12. 왜애... 하면서 눈물 닦아주고 안아주고 뭐 그러길래 안 갈 확률도 있나 싶었는데 1시 다돼가니까 어엉ㅠ 가기 싫은데ㅠ 이러다 가더라.
본인 말로는 '거짓말 하기 싫어서', '나중에 우리가 만나는 데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는 지점이라서' 가는거라고 함.
내 입장에선 '그동안 과방에서 공부한다고 집 안 들어간 게 며칠인데 나랑 있기로 한 날에 날 버리고 저렇게 간다고?' 싶음.
자기들은 어떻게 생각해... 나 진짜 하도 미안해하니까 화내기도 애매하고 ㅅㅂ 어째야될지 모르겠어 나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