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들아 나 고민 좀 들어줘ㅜㅜ
최근에 서로 만난 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오빠랑 어쩌다 일상 연락을 자주 하게 됐거든?
결론부터 말하면 어제 갑자기 부담스러워졌는데 내가 부담스러워해도 되는 상황 맞는지..내가 예민한 건지 모르겠어서 자기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
이 오빠랑 처음 알게 된 건 작년에 편입정보공유 오픈채팅방에서였고, 개인톡으로 발전한 계기는 작년 가을에 그 오빠가 물리 과외 생각 있으면 연락 달라고 하면서부터였어.
참고로 난 23, 상대는 26살, 나는 올해 휴학하면서 편입준비중이고 상대방은 내 1지망
대학교에 먼저 편입해서 다니고 있어.
근데 3월 말에 그 오빠가 갑자기 요즘 공부 잘되냐고 안부연락이 왔어. 그래서 난 요즘 안그래도 사회생활 안하고 외로운데 내 안부를 물어봐준 게 고마워서 반갑게 답장했어. 작년에 편입 오픈채팅방에서 8개월 간 대화 나누면서 내면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다른 사람들과 달리 유난히 말투가 다정한 인프피인 데다 본인 스펙이 좋아서 자랑할 법도 한데 항상 남 얘기 더 많이 들어주고 자기 얘기 별로 안하고 겸손했음)
1:1대화 나누다 보니까 예상대로 다정하고 지적인 데다가 나랑 티키타카도 잘 되더라구.
자기랑 톡하는 게 부담스러우면 언제든지 말해달라고도 하구...
그러다가 이 오빠가 조심스럽게 전시회 혹시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하더라. 근데 이 오빠가 이미 내 내적 이상형을 완벽하게 만족시켰고 내 1지망 대학 다닌다니까 콩깍지 씌여서 더 멋져 보였어. 그래서 이 오빠 직접 만나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서 오케이 했어.
이후에 인스타도 주고받았는데 난 휴학하고 게시물 싹 다 지워서 얼굴 사진 없고, 이 오빠는 게시물 하나 있더라. 근데 인간관계도 정상적인 것 같고 의외로 외적인 스타일도 나쁘진 않더라구ㅋㅋ내가 맘먹으면 꼬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ㅋㅋ
그날 이후로 이 오빠 만나기 전까지 3주 동안 조용히 열심히 살다가 기쁘게 만나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
근데 여기서부터 스트레스가 시작돼..
그로부터 며칠 뒤에 또 연락이 온 거야. 며칠 전에 자기가 추천해준 영화 봤냐면서..
그 전까진 연락 빈도가 어땠냐면
그 오빠가 두 번 조심스럽게 선톡해왔고 며칠 지나서 이번엔 내가 전시회 가자는 제안 받아들이겠다고 선톡 보낸 거라 별로 안부담스러웠거든. 근데 이번에 얼마 안지나서 며칠만에 또 시덥잖은 일로 연락 오니까 갑자기 본격적으로 친목이 시작되는 것 같아서 확 부담스러워졌어. 부담스러워지니까 심지어 인스타에 올라온 얼굴도 갑자기 못생겨보이는 거ㅠㅠㅋㅋ
아무리 우리가 말이 잘 통한다 해도 오프라인으로 만난 적도 없고 온라인으로 유대감을 과하게 쌓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느껴졌고, 애초에 얼굴도 모르는 여자애한테 이렇게 잘해준다는 게 사람이 가벼워보이기도 하고 갑자기 흑심이 있는 거 아닌가 의심스러워지고..
또 작년에 내가 옾챗 할 때 프사를 내 얼굴 안나오게 몸 실루엣만 올린 적이 있거든. (솔직히 내가 몸매가 좋긴 해) 생각해보면 내가 프사 올린 날 물리과외 생각 있으면 연락하라고 처음 선톡이 왔었던 거 생각나면서 설마 내 몸 보고 연락하는 건가 의심정병 도지고.. 내가 지금 외로워서 남자에 대해 정상적인 판단을 못하는 건가 싶고...
분명 이 오빠 인스타 통해서 신상도 다 알았고 위험한 사람인 것 같진 않은데 얼굴도 모르는 여자애한테 관심을 갖는 게 그냥 갑자기 깨..
+++본인이 추천해준 영화 봤냐는 연락에
사실 난 영화 관심 없고 보기 귀찮아서 답장은 예의상 영화관 갈 시간 없어서 아직 안봤다고 함. 그러니까 상대방은 '그냥 가면 되지! 그리고 보면 영화 공감대 생기자나~'라는데 아직 얼굴도 모르는 우리가 왜 굳이 공감대를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하.. 지금 부담스러워서 5시간째 안읽씹중이고 약속날짜 확정까지 했는데 갑자기 가기 귀찮아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