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자기들아 긴 이야긴데 한번만 들어줄래?
11살 연상 남자친구랑 지금 2년 반째 만나고 있어
그리고 방금 심하게 싸웠고... 깨붙만 한 7번 한 것 같아 대부분 내가 잡았고...
싸우는 주요 주제는 내가 남자친구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했다, 남자친구한테 사소한 걸로 짜증냈다( 남자친구는 짜증이 별로 없는데, 나 만나고 덩달아 짜증이 많아졌대)
11살 연상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부터 아웃이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어 솔직히 인정해
근데 이만큼 만나온 건 이 사람이 너무 좋아서, 나를 아껴주는 게 너무 느껴지고 행복해서(모순이라고 말하는 것도 인정해...) 이 사람은 내가 내멋대로 행동하는 게 너무 행복하대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아지게만 만들고 싶대 그리고 내가 해달라는 건 웬만해서 다 그러자고 하고...
아무튼 이런 사람이거든? 근데 오늘 싸운 이유가 뭐냐면
오늘 비오잖아 예전에 나랑 싸우고 비오는 날에 나 알바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데리러가지 않아서 내가 바지가 좀 젖었거든 그게 미안했다고 비오는 날에는 꼬박꼬박 데리러 오고 그래
아무튼 그래서 오늘도 날 데리러 오고 밥을 먹으러 갔다?
주문하려고 키오스크 앞에 있는데 옷 안으로 손을 넣어서 배를 만지는 거야
그때 내가 짜증을 냈어 평소에 맨날 밖에서 가슴만지고 배 만지고 하는데, 요즘에 그게 조금 싫단 말이야 밖에서 그러면 어떡해... 평소에 그 이야기를 한두번 하긴 했어 밖에서는 좀 그렇다고 하지 말라고 근데 오늘도 이러니까 약간 짜증나는 거야
그 가게 앞에 처마? 처럼 있어서 비 막아주는데 굳이 우산을 접지도 않아서 물 떨어지게 만들고... 그리고 남자친구가 카드를 안 가져와서 내가 결제하려고 카드에 돈 옮기는데 배를 슬쩍 만지니까 짜증나서
하지마!! 싫어!! 이랬더니
남자친구가 해도 돼!! 좋아!! 이런 식느로 장난을 치더라고
그리고 식당 안에 들어와서 밥 먹으려고 하는데 엉덩이를 한대 치는거야
근데 난 이미 감정이 상해있잖아? 그래서 아프다고 그만하라고!! 이랬지
그랬더니 이상한 여자네.. 이러면서 왜이렇게 짜증을 내냐고 해
하... 그러면서 본인이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말로 하면 되는데 왜 짜증부터 내냐고 너때문에 지금 내 하루가 망가졌다고 그러더라고 (이전에 싸울 때 나눴던 대화인데, 본인은 한번 기분 안 좋은 일 일어나면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좋다고, 너처럼 기분 안 좋은 일 있더라도 괜찮아지지 않는다고 핟더라고) 내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지 이전부터 내가 조금씩 하지 말라고 해온 일을 또 해서 내가 화를 내게 만들더니 적반하장이잖아
하... 아무튼 그래서 싸우고 있는데 남자친구 기분이 갑자기 확 안 좋아지면서 앞으로 데리러 안 가 이러는 거야
뭐 어떻게 풀어드려야지 싶어서 아 미안해, 내가 짜증 안 낼게 이랬더니 계속 기분 안 좋은지 손 다 쳐내고 밥 먹고 일어나더라고 그래서 나도 먹다 말고 나와서 차 탔지
그랬더니 너는 너네 집 가 이러는 거야
그래서 아 미안하다고 같이 집에 가자(실제 말투로는 진짜 미안하다 했움!!) 이랬더니
계속 집에 가라는 말만 하더라고... 내가 뻐팅기니까 힘으로 벨트 푸르고 문 열어버리고 계속 이거 반복하다가 (이때쯤엔 나도 막 서럽고 괜히 미안하고 그래서 막 울면서 미안하다 함...) 화가 많이 났는지 핸들주먹으로 엄청 치면서 내가 너한테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냐고 이제 이렇게 살기 싫다고 엄청 소리지르면서 화내더라고... 끌어내리기 전에 내리라고하고... 결국 나는 무서워서 내렸고....
하 대충 이런 상태야
어제까지는 사이가 좋았어 남친이 차를 두고 출근해서 차 가지고 가주고 같이 집에 가면서 피자 시켜주고 안아주고 해서 막 나보고 인간 진통제 같다고 마음이 진정된다규 그랬음
내가 걱정되는 건
내가 그냥 이별이 무서워서 못 헤어지는 건지
아니면 이 사람이 좋아서 못 헤어지는 건지 분간이 안 간다는 거야
잘 맞으면 한없이 잘 맞고 안 맞으면 또 한없이 안 맞아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ㅠㅠ
하 답정너네 싶을 수도 있겠지만 혹시 글 다 읽었으면 한번만 조언 해주라ㅠㅠ
참고로 나는 첫 연애라서 더 이별이 어려운 것 같기도 해ㅠㅠ
그리고 남자친구가 맨날 진담인지 거짓인진 모르겠지만 진짜 자기 없었으면 난 죽었을 거야 (우울증있거든) 이렇게 말해서 걱정도 더ㅣ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