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정우성 사건에 관한 생각
20대의 내가 보기에는 꼭 결혼해야만 책임지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기에, 나도 혼인과 출산을 구분하는 것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는 생각함.
그치만 정우성은 소위말하는 기성세대의 나이이며 문가비 역시 소위말하는 결혼적령기 내외의 나이이니 20대의 가치관을 그대로 적용해 판단하는 건 무리라고도 봐. 왜냐하면 이들은 임신하면 결혼으로 책임지는 사회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야. 정우성이 아무리 개인적으로는 그런 사회 분위기를 싫어했을지언정 사회적 합의를 어긴 건 팩트잖아. 따라서 이번 사안에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반영해서 무책임하다고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로 인해 정우성에 대한 신뢰도 역시 바닥난 거라고 봐.
게다가 사람들 인식은 차치하고서라도 현실이 아직은 한참 멀었달까..ㅠㅠ 우리나라가 혼외출산이 전체출생아수에서 2퍼대인 가장 큰 이유는 제도적 불이익이거든.
우리나라에서 생활동반자법으로 불리는 사회계약제도를 시행한 유럽국가에서 출생률이 반등하였고 그중 혼외출산아 비중이 아주 상당함에 따라, 생활동반자법 시행은 저출생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도 논의되는 중이야.
한편 우리나라는 한부모가정 복지가 거의 전무하고, 그나마 미혼모는 어떻게 혜택을 받더라도 미혼부 혹은 이번 정우성 케이스와 같은 친자인지가 된 혼외출산아 가정은 거의 제도적으로 소외된 상황이야(정우성이 얼마나 부자인지에 대해선 논외로 할게). 한국이 전체 출생률이 낮아도 기혼부부는 거의 애를 낳는다는 통계가 있어. 그 말은 출생률이 낮은 이유가 사람들이 혼인을 안해서 그런게 크다는 얘기지..
따라서 혼인을 안해도 애 낳고 살던 말던 남이사 하는 사회를 나도 지향하고는 있지만
제도적으로든, 사회적 인식 면에서든
아직 넘어야 될 산이 너무 많은데
그런 세상의 풍파 한가운데 자기 자식을 내던져버린 행위가 좋게 보이지는 않는거지.
사실혼 부부가 출산하는 사례와 정우성 케이스는 바로 이 부분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 싶다. 혼외출산이라는 점만 동일할 뿐..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양친과 함께 화목한 가정 안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랑받으며 자라날 수 있는 아이의 권리가 지켜지지 못했잖아. 이건 돈 주고 살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