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하는 곳이 아니라는 거 아는데 하소연 할 곳이 자기들밖에 없어서.. 조금만 들어주라..
나는 경기도에서 20살까지 살았어 대학교를 전라도 광주로 가는 바람에 1년은 기숙사에서 지냈어 나는 지금까지 동생이랑 같은 방을 써와서 2인실은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불편하고 힘들더라 룸메는 1년 동안 같이 방 썼는데 친하지도 않아 학교랑 알바 다 끝나고 쉬려고 방에 들어가면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1학기는 잘 버텼는데 2학기가 되니까 정말 죽고 싶더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행동 소리 하나하나 눈치봐야 하고..
거기다가 우리는 샤워실이랑 화장실이 공용인데, 그것도 너무 스트레스 받아 공용이라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씻게 되면 너무 눈치 보이고, 세탁기 하나 쓰는 것도 눈치싸움을 해야 해 샤워실 안에 화장실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는 게 원칙적으로 금지인데도 신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바닥에 머리카락 때문에 정말 짜증나 화장실도 마찬가지야 공용으로 쓰라고 둔 휴지는 누가 자기 방으로 가져가 써서 휴지를 따로 사야하고, 변기는 계속 변으로 막아놔 처음엔 화장실 청소해주시는 분이 뚫어주셨는데 못하시겠는지 그냥 칸을 막아놨더라
또 새벽 소음이 장난 아니야 층마다 로비가 있는데 거기에서 새벽 한 시까지 떠드는 사람도 많고, 위층은 바퀴 굴러다니는 소리, 못 박는 소리 등등 정말 다양하고 참신한 소리들로 새벽 5시까지 쿵쾅거려
공용 와이파이도 있는데 방 안에 있어서 그 방 사람들이 비밀번호를 걸어두고 지들만 써 그래서 같은 기숙사비 내고 우리는 또 우리가 인터넷을 사야 해
이거 다 행정실에 얘기 해본 것들이야 그런데도 1년 내내 똑같더라 변하는 게 없어
알바도 짧은 기간만 해야 하니까 잘 구해지지도 않아 그래도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서 1학기, 여름방학, 겨울방학 이렇게 알바를 했고 하고 있어 2학기에는 부모님이 용돈 주시는 걸로 살았어 근데 내가 또 내향인이라 새로운 일을 하러 가는 길이 너무 스트레스야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싶기도 해
우리 과 특성상 자격증을 몇 개 이상 따야 졸업을 할 수 가 있는데 학교에서 자격증 특강을 해주더라 여름방학, 겨울방학 이렇게 특강이 있어 그리고 방학에 하는 다른 특강이 있는데, 너무 듣고 싶었던 교수님 특강이었어 근데 나는 본가로 돌아가야 하니까 듣지를 못했어 같은 등록금 내고 나는 타지 살아서 특강도 못 듣고 하니까 너무 억울하고 아쉬웠어
그래서 부모님한테 얘기를 해봤더니 자취를 하면 드는 돈이 얼만지 아냐, 정신병 걸릴 거 같은 거 다 너가 나약해서 그러는 거다, 3년 긴 시간도 아닌데 버텨라, 지금 집 구하러 광주 왔다갔다 하면 드는 시간이랑 비용이 얼만데 그런 거 감수하면서까지 집을 구할 이유가 없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
돈 얘기는 나도 많이 고민을 했었어 돈 때문에라도 기숙사에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던 게 나야 근데 내가 알바를 해서 버는 돈이 많아야 달에 80이거든 처음에는 빠듯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숙사에 있었을 때 한달 생활비가 평균적으로 15만원 나왔어 (기숙사도 자취하면서 필요한 물품 거의 다 필요해 세제, 섬유유연제, 샤워용품, 화장품, 식비 등등 다 포함한 가격이야) 거기에 학교 근처 월세가 평균 30이라 많아야 60만원 정도 필요할 것 같더라구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모아놓은 돈이 좀 있어서 보증금도 낼 수 있고...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반박을 못하겠는지 이젠 너가 나약해서 그런 거다 라고 말해 이런 말 들을 때마다 억장이 무너져 쉬려고 들어간 방에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마음 놓고 쉴 수가 있어? 어떻게 정신이 멀쩡해? 아빠도 나랑 성격이 비슷해 엄청 내향적이야 본인도 어떤 상황일지 어떻게 느낄지 다 알면서 나보고 니 성격이 문제라고 하니까 정말 도저히 견딜 수가 없더라
더는 집에 있고 싶지도 않아져서 당장 자취가 하고 싶어 근데 어떻게 더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자기들은 자취 어떻게 허락 받았어? 조언 좀 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