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험해 본 자기가 있는지 궁금해 (많이 길어)
성인 된 후로 처음 사귄 남자친구고 이번 달에 600일을 앞두고 있어!
지난 달 중순까지만 해도 잘 만나 오다가 문득 남자친구가 나를 많이 편하게 생각하는 게 느껴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어
3월까지만 해도 표현하는 말들을 많이 해 주고 바빠서 연락을 못하면 나를 생각해 주는 말 (신경 못 써줘서 미안하다 같은) 들을 꼭 해줬는데
시간이 갈수록 일하느라 5시간씩 연락이 없고 회식이 아닌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7시간동안 단 2번 연락이 오는 행동이 내가 이해해 주는 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더라
나도 그 당시에는 연락이 없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 보니까 내가 당연한 사람이 된 것 같고 내가 그만큼 편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여럿 받았어
가끔은 연락하다보면 친구한테도 이렇게는 안 하겠다는 느낌도 받았고
그러다보니 아직 600일밖에 만나지 않았고 앞으로 만나가야 할 날이 많은데 벌써부터 이렇게 서로가 당연해지는 게 맞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더라
내가 저런 연락 텀에도 아무렇지 않음을 느끼는 게 맞는 건지 너무 혼란스러워졌어
그 후로도 이번 달에 내가 지방직 시험을 두고 있어서 6월은 시험 끝나기 전까지 딱 하루 만나서 저녁만 먹고 헤어지기로 하면서
100일 단위를 최소한 외식이라도 하면서 챙겨왔었는데 이번달은 내가 시험 보기 하루 전날이 600일이라 시험 끝나자마자 챙길 수 있겠다!! 했는데
남자친구가 바쁜 기간(퇴근 후에도 집에서 잔업할 정도)이라 7월로 미뤄서 600일 겸 생일 겸 여행을 가기로 했어
나도 거기에 동의하고 한 달 정도 못 보니까 다음 데이트나 기념일 여행 생각해서 중간중간 내가 여기 가고 싶다 저것도 하고 싶다 얘기를 해도 다 바쁜 것만 끝나면•• 바쁜 것만 끝나면… 하던 사람이 내 시험 일주일 전 주말에 친구들이랑 1박 여행을 다녀온다더라고 ㅎㅎ
나와의 기념일은 바빠서 밀리는데 친구들이랑 여행 갈 여유는 있구나.. 싶어지더라
그러면서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이 훅 줄어들었어..
카톡은 내가 안 보면 그만이지만 평소에도 일하고 공부하느라 바빠서 연락 못한 걸 남자친구 퇴근길에 한 시간 정도 전화하면서 채웠는데
요 며칠은 전화하면서 남자친구가 하는 말들이 너무 짜증이 나는 거 있지 아 이게 진짜 식은 걸까 권태기인 걸까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나서 처음으로 말 끝마다 따박따박 꼽 주듯이 그래. 그래. 응. 만 하며 대답한 것 같아
평소에도 서로 상처주면서 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서운한 일이 생기면 대화로 잘 해결해왔는데
이 상황이 권태기라면 환경 변화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 와중에 이야기한다 해서 이번 달 데이트는 내가 시험 끝나기 전까지는 없는 데다 바쁜 사람한테 괜히 신경 쓰이는 일 더 늘리고 싶지도 않고
말을 안 한다면 그냥 이대로 혼자 끙끙 앓다 결국 헤어지는 수밖에 없는 건지 너무 혼란스럽네…
그냥 우리는 애초에 안 맞는 사람이었던 걸까?
자기야 글 잘 읽었어 내 남친두 연락 진짜 잘 안하는편인데 나도 연락에 대해서는 아직도 불만이 많아 글에서는 자기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걸 자기 남친이랑 이야기했을거같은 정황이 안보이는데 일단 서로 대화하는게 맞는거같아 신경쓰이게하고싶지 않은 기분도 잘 알지만 말을 안하면 평생 모를거야 처음부터 잘맞는 사람이면 너무너무 좋겠지만 안그런 커플들이 대다수라 이런건 서로 맞춰가야하는거같아 자기가 충분히 서운함을 표현하고 고쳐달라고 했는데 변화가 없으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는건 거때
글이 길어져서 밑에 달았어 ㅠㅠ 원글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담은 것 같네🥺
연락 문제로 내가 많이 서운해해서 만나면서 두세번 정도 이야기 나눴고 가장 최근에 이야기 나눈 게 4월 쯤이었던 것 같아 서로 헤어질 생각까지 하고 이야기 나눈 끝에 그냥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자 했어 그 후로는 누구랑 어디를 간다 해도 불안한 마음이 든 적도 없었고 오히려 마음 편하게 지내왔어 내가 안정형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내가 지금 느끼는 건 연락에 대한 불만보다는 서로가 점점 편해지고 당연시 되는 게 벌써부터 이래도되나?? 하는 생각에 불안함을 다시 느끼는 것 같아
그러다보니 남자친구가 하는 연락 패턴이 아니꼽게 보인 것 같아 결국 다시 연락 문제로 귀결되는 건가.. 싶기는 한데 내가 지금 가장 해결하고 싶은 근본적인 부분은 벌써부터 연인보다는 친구 같다는 느낌을 받아도 되는 건가.. (설렘보다 편안함이 커진 건 좋지만 친구보다도 못한 표현까지 아예 안 해버리니 그 부분이 문제라고 인식 돼)인 것 같아!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는데 저녁 먹으면서 이야기 꺼내봐도 괜찮은 걸까?
응 완전 괜찮을거같아! 나도 친구랑 연인은 구분되어야된다고 생각해서 친구대하듯이 나를 대하려고하면 진지하게 얘기해 자기도 그런 타입인거같은데 꼭 얘기해보는게 좋을거같아!
고마워 자기 ㅠㅠ 혼자 계속 앓다가 이렇게 얘기라도 하니까 훨씬 편안해진 것 같아 내일 꼭 얘기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