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거 내가 썼는데 시간 있으면 한 번씩 봐줘…
결국에 걔가 집에 찾아와서 얘기 나눴는데
나를 너무 믿었던 것 같아서 처음엔 배신감도 들고
왜 말했나 하는 후회에 죄책감도 들었대
그러면서 근데 나한테 너는 진짜 엄마같은 사람이고 살면서 나만한 여자 못 만날 것 같다고
자기 성 정체성 뿌리치고 남자로 너 만나라면
기꺼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우는데
마음 약해져서 일단 알겠고 시간이 늦었으니 집에 가라하고 돌려 보냈거든?
생각할 시간 달라고 하고… 일주일 정도 그냥 내 일만 바쁘게 하면서 연락을 씹었는데
몇 번 더 찾아와서 나중에는 잘못했다고 빌더라
난 그렇게 대한 적도 없고 그냥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했는데…
헤어져야겠다 싶어서 마음 잡고 9월 말에 만났는데 애가 많이 수척해진 거 보고 진짜 마음이 아픈 거야… 사랑하기는 했나봐
그런데 우리는 아직 어리고 그렇게 먼 미래를 생각할 정도의 사이는 아닌 것 같다고, 네가 여자가 되고 시간이 흐르면 어찌저찌 친구로는 지내도 사귀진 못 할 것 같다고 못 박았었어…
그 뒤로 집 찾아와도 없는 척 하고 연락도 다 씹고
그렇게 좋아하던 SNS도 다 비활이길래 궁금해져도 내가 맘 독하게 먹어야겠다 하고 아무 접점 없이 지냈는데 어제 마주쳤어…
나 일 때문에 자주 들낙거리던 회사 근처에서 마주쳤는데 우연인지 뭔진 몰라도 모른 척 하고 지나가려고 했거든? 근데 나 붙잡고 얘기 좀 하자고 해서 할 얘기 없다고 딱 자르려다가… 그냥 공허한 눈빛 보고 알겠다고 했어 사실 잘못한 사람은 없으니까ㅠ
그래서 이번 주말에 나 일 없는 날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이라도 취소할까…? 아 진짜 다시 만나는 건 오바인 것 같은데 무슨 일 날까봐 넘 불안하고… 나중에 지 죽을 거라고 협박도 할 수 있는 애라 불안해 그냥
읽어줘서 고마워… 넋두리 좀 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