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 여기에 글은 처음 써봐. 이렇게 하는 거 맞겠지? 다들 반말을 하는 분위기라서 나도 반말로 써볼게! 하다가 존댓말이 튀어나올지도 모르지만,,, ㅎㅎ
질문글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자랑하고 싶어서(?) 주저리 주저리 쓰는 글이야! 글이 길어질 것 같네. 그냥 나랑 연인 이야기를 써보려고 해. 잠도 안 와서!
나는 00년생이고 연인은 99년생이야! 한 살 차이인데 연인이 '오빠', '누나' 이런 성별이 드러나는 호칭을 썩 좋아하지 않더라고. 그래서 그냥 반말하면서 이름으로 불러! (가끔은 오빠! 라고 부르고 싶긴 한데, 부르고 싶은 이유가 만약 연인이 '오빠' 라는 호칭을 좋아했다면 그 말을 들었을 때 반응을 보고 싶은 거지, 연인이 그 호칭에 썩 반응이 없거나 좋아하지 않는다면 뭐... 앞으로도 아마 말할 일이 없지 않을까 싶네. 너무 TMI 같지만,,, ㅠㅠ)
나랑 연인은 음, 조금 특이하게? (나는 특별하다고 생각해!) 알게 됐어. 사실 나는 우울증이 있어. 주요우울장애, 라고 생각하는데(정확한 진단명을 듣기는 어렵더라고), 좀 됐어.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해선 조금 나아졌어.
어쨌든!! 내가 외로움과 공허함에 허덕이던 때가 있었어. 나는 네이버 블로그에 내가 쓴 일기 아닌 일기 같은 것들을 올리곤 했었는데, 어느 날 <나의 해방일지> 라는 드라마를 봤어. 거기서 여자주인공이 어딘가 공허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불안한? 그런 모습을 보이거든. 그 여자주인공은 그래서 편지를 써. 누군지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쓰는 편지를. 마치 상대가 연인인 것처럼, 여주인공을 아는 지인인 것처럼. 그걸 보고 생각했어. 메일로 주고 받는 편지는 어떨까.
네이버 블로그에 공지를 띄웠어. 내 메일 주소를 올리고,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든 보내달라고. 나의 답장이 필요하면 필요하다고 말해주면 답하겠다고. 독백, 혼잣말도 좋다고.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나도 너무나 외로우니까 붙잡을 데가 필요했던 거야.
한낱 네이버 블로그에 누가 찾아와주겠어. 그런데도 나에게 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어. 연인이 그 중 한 명이었어. 연인은 나에게 매우 신중한 어조로 메일을 꽉꽉 채워 보냈더라. 연인은 음, 내가 느끼기엔 분석적이고 이성적이면서도 이상적이고 중립을 잘 지키고 예의가 바르며 따듯한 사람이야. 한 마디로, 뭐라고, 어떤 사람이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연인은 공황장애가 있었어. 그래서인진 모르겠지만 상담을 받고 있었고 병원에도 다니고. (지금은 내 덕분인진,,, 몰라도 많이 나아졌어. 약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그때 받았던 상담보다 내가 더 도움이 된 게 아닐까... 싶어. 내 입으로 말하긴 뭐 하지만.)
연인은 나에게 물었어. 어떻게 타인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지. 어떻게 타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생각을 하는지. 거기에 답하기가 참 어려웠어. 나 또한 타인에게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는 건 아니었으니까. 그저, 나를 위해서 한 이기적인 선택이었을 뿐이었으니까. 연인은 타인에게 통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그럼 뭐 어때?'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연인은 상당히 크게 다가왔나 봐. 그외의 생각들도 있었을 거고.
어쨌든, 메일을 주고 받다가, 어느 날은 내가 힘이 부쳐서 (사실은 누구라도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에 -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냥, 헛된 희망이라도 안고) 겁도 없이 내 블로그에 내 전화번호를 올려뒀어. 그걸 보고 연인이 나한테 문자를 보냈더라. 걱정돼서 연락했다고. 누군가가 정말로 내게 연락을 줄 줄은 몰랐던 터라 죄송하다고, 별일은 없다고 했어.
그러다 점점 이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연락 빈도가 늘어나면서, 통화를 해보고 싶은 거야. 사실, 내가 보기에 그 사람도 내게 호감이 있어 보이고(최소한 인간으로서의 호감이라도) 나도 그 사람에게 호감이 있었지. 통화를 해도 괜찮을지 조심스럽게 의사를 묻고 우리는 통화를 했어.
통화를 몇 번 했는데 할 때마다 되는 대로 한두시간은 했어. 처음엔 서로의 이야기를 듣다가 점점 비교적 가벼운? 일상적인 주제들로 화제가 옮겨졌지. 그러면서, 정말 놀랍게도, 그 사람과 내가 사는 지역이 같은 지역이라는 것도 알게 됐어(물론 우리 집은 구석에 있어서 그런지 그 사람 동네로 가려면 버스로 두 시간 넘게 걸렸지만,,, 자차로 이동할 수 있다면 20-30분 정도 걸리는 위치야). 무척 신기했어.
그리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후에 우리가 만날 약속도 잡게 됐어. 그러니까, 본격적으로 언제 몇 시에 만나자고 한 건 아니지만 '다음에 같이 노래방 가요' 정도는 장난스럽게? (물론 난 진심이었어) 말했지.
그러다 연인에게 손가락을 다쳤다는 연락을 받았어. 당시 연인이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다친 거야. 그래서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거야. 혹시 무리한 부탁일 수 있다는 거 알지만 와줄 수 있는지 묻더라고. 그래서 당연히 갈 수 있다고 하고, 근데 (코로나 때문에) 보호자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지. 생각보다,,, 연인의 가족분들이 연인이 입원한 병원으로 자주 찾아오시지는 않아서 그런지 나는 병원에 자주 갈 수 있었어. 입원한 동안엔 거의 매일 가려고 했던 것 같아. 왜냐면, 다른 걸 다 제외하고서라도, 병원에선 심심하잖아. 할 것도 없고.
이름이랑(사실 이름은 맨 처음에 연인에게서 메일이 왔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 메일 이름이 연인 본명으로 떴었으니까...) 병원 위치 전달 받고 병원에 갔어.
연인이 손가락을 다쳐서 머리 감는 게 불편할 것 같아서 머리도 감겨주고, 연인이 입원한 병실이 다인실이라 병원 가는 길에 편의점 들러서 음료수 여러 개 사서 드리고 연인이 병원 밥 먹을 때도 물티슈로 책상 닦아주고 식판 가져다 놓고... 그랬지. 근데 이런 것들보다도 연인이 나에게 해준 것들이 훨씬 크게 느껴져.
나를 보는 눈빛이며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하고, 다른 환자분들께 하는 태도며 그냥 뭔가... 선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어. 뭐, 애초에 그런 걸 느꼈고 절대 나를 해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기에 연락하고 만난 거긴 하지.
그런데 그런 것과는 또 별개로,,, 처음 만났을 때는 '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 그러니까, 인간적으로, 사람 대 사람으로 좋은 건 맞지만.
어느 날 연인의 가족분들이 찾아왔어. 나는 화들짝 놀라 급하게 다른 침대 옆 커튼 뒤로 숨어버렸어... ㅋㅋ 어디 숨을 데가 마땅찮아서... 커튼 둘둘 말고 있으니까 가족분들이랑 연인이 이야기 하는가 싶더니 나가시더라고. 그리고는 연인이 나한테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커튼 전체를 안듯이? 이제 나와도 된다고 하는데 뭔가,,, 좀 설렜달까, 부끄러웠달까. (내가 부끄러움이 많은 것도 있지만.)
그뒤로 연인은 생각했대. 가족들에게 나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때 느꼈나 봐. 나를 좋아한다는 걸. 그래서 거의 바로? 나한테 고백했어. 병원에서. 나는 당황해서 빙빙 돌기만 하고. 사실,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어. 나를 좋아하는 게 느껴졌으니까. 그리고 나는... 거절했어. 같은 마음은 아닌 것 같다고. (그날을 매우매우매우매우 후회 중이야.... 하... 제발 안 돼!! 과거의 나야!!!)
근데 거절하고 나서 또 우리가 만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은 거야. 연인에게도 타격이 있을 거고. 그때 내가 연인에게 읽어보라고 준 책이 있는데(에세이 잘 안 읽는데(책 자체를 잘 안 읽지만)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 라는 책이었어. 혹시 궁금할까 봐...) 그걸 갑자기 나한테 주는 거야. 연인은 다 읽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거야. 내가 원래도 눈물이 많긴 하지만, 영영 헤어지는 것 같은 거야.
그래서 그뒤로 병원에서 나와서도 메일을 보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 이기적이지 않았나 싶은데(고백 거절해놓고 어정쩡한 상태로라도 계속 보겠다고 한 게...) 연인이 받아준 덕분이지. 병원에 계속 갔어. 그리고 퇴원하고도 연인과 시간을 보냈어.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애매모호한 상태로... 아쿠아리움도 가고 약속했던 노래방도 가고.
놀랐던 건 이 사람이 자꾸 선물을 사오는 거야. 인형뽑기 해서 인형도 선물로 주고 책도 사서 포장 정성껏 해서 상자에 담아 건네주고 편지도 써서 주고. 최은영 작가님 좋아한다면서 그 작가님 책을 몇 권 줬어.
받기만 하는 게 미안했어. 나는 해주는 것도,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는데.
그리고 나는, 연인을 알기 전 진짜 잠깐 사귀었던 사람이 있었어. 그 사람조차도,,, 넷상에서 알게 된 사람이긴 한데, 처음에 그 사람한테서 고백도 받아놓고 거절했거든. 그래놓고 뒷북마냥 마음이 생긴 거야. 그걸 자각하고 뒤늦게 그 사람한테 플러팅,,, 이랍시고 하고 그랬었는데. 같이 일본 여행을 가기로 했지만 그 사람이 잠수를 탔어. (이 사람 관련해서는... 워낙 복잡해. 생략할게. 원망도 많이 했는데 나 또한 이 사람한테 상처를 많이 주긴 했어.)
홧김에 지금의 연인과 연락해서 서울로 여행을 다녀왔어. 여행은 좋았어. 돌아오는 길에 왜인지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그때 내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었는데, 내가 그걸 받지 않았나 봐(난 기억이 잘 안 나. 안 받은 이유도 별 건 아닐 거야.). 근데 그 친구는 그냥 여자인 친한 친구인데, 연락처 저장명이 하트로 가득했어. 내가 그렇게 설정한 건 아니고 그 친구가 언젠가 내 핸드폰 가져가서 그렇게 저장한 거야. 난 그냥 귀찮아서 그대로 둔 거고. 근데 그걸 연인이 봤었나 봐. 오해했대. 내가 전에 만난(좋아하는 사람 생겼다고 말했어서,,, 그 사람 존재를 알고 있어) 그 사람인 줄 알았대.
어쨌든, 그뒤로 3월이 됐어. 나는 대학교에 적응을 못해서 2학년까지만 다니다 쭉 휴학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그런 마음이 생겼는지 편입을 할까 생각했어. 그 당시에 좋아하던 그 사람 때문에 그 무서워 하던 학교에 복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복학 신청을 해둔 상태였어. 기숙사에 갈 생각이었고. 근데 그 사람이 떠난 거고, 나는 복학했다가 한달도 안 돼서 중도 포기했어. 기숙사에서 나와서 냅다 편입할 거라고 자취를 시작했어. (근데 편입도 포기함... ㅋㅋ...)
그 즈음에 지금의 연인과 계속 만났었어. 그러다 생각했어. 이 사람이랑 사귀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고. 사귀어도 되지 않을까, 괜찮지 않을까, 싶더라.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연인이 나한테 고백했고(사실상 내가 한 이야기가 고백?이긴 했지만) 그렇게 우리는 사귀기 시작했어.
하지만 사귀고 나서도 생각이 많았어. 내가 이 사람을 정말로 좋아하는 게 맞나? 그 정도로 좋아하는 게 아닌데도 만나는 게 맞나? 이 사람에게 못할 짓을 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들로 결국 몇 번 헤어지고 만나길 반복했어. 잠깐 헤어진 거였지만 울기도 많이 울었어. 나는 헤어지고 최대한 기억을 지우고 싶어서(연인과 함께 한 기억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최대한 빨리 잊어야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진도 다 지우고 우리가 나눈 연락도 다 지웠는데(매우매우매우 후회 중...) 연인은 안 지웠더라. 연인은 사실 나랑 사귀기 전에도, 내가 고백을 거절했을 때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했을 때도 어떻게 보면 혼자였으니까. 나는 그 마음을 모르니까. 그게 아직도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파.
그뒤로는 쭉 잘 만나고 있어. 다만 문제가 있었다면, 내가 위험한 행동들을 했다는 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었다는 거. 나 스스로 그 길 위에 올랐다는 거. 그때 연인이 구급차를 부르고 신고해줬다는 거. 항상 나에게 한결 같이, 달려와줬다는 거.
사실, 연인이랑 사귀고 나는 자취하고 있으니 거의 동거하다시피 지냈거든. 그때 부모님이 갑작스레 찾아오셔서,,, 그런 싸늘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었어. 그런데 내가 그런 짓을 하고 응급실에서 연인과 마주한 부모님은 연인의 무엇을 본 것인지 그뒤로는 연인을 믿어주시더라. 좋게 봐주셨어. 내가 연인을 좋아하는 게 맞나 싶어서 헤어져야 할까 고민할 때에도 어머니께서는 헤어지지 말라고 하실 정도로.
나 혼자 자취하는 게 걱정되기도 하고, 내가 자취하는 곳이랑 같은 지역의 대학교에 다니는 연인이기도 해서, 우리는 허락을 받고 동거하기로 했어. 내 원룸에서.
원룸인데도 잘 지냈어. 초반엔 항상 붙어 있어야 하니까 장난으로 '우리 각자의 시간을 갖자(각자 할 거, 핸드폰 하거나 하자는 뜻)' 라고 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내내 붙어 있고 싶어 해. 오히려 내내 붙어있고 싶어 하던 연인은 핸드폰을 보고 나는 핸드폰 하다가 연인한테 달라 붙어... ㅋㅋㅋ
연인끼리 동거하면 다들 걱정을 하나 봐. 난 그걸 몰랐어. 친구들에게도 뒤늦게 말했고, 나중에 친구들이 보통 연인끼리의 동거에 대해 말할 때 걱정스런 듯한 늬앙스를 풍기더라고. 우리는 동거에 상당히 긍정적이야. 원룸에서 지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뭐, 연인이 화장실에서 수건 제대로 안 걸어놓길래 그거랑 화장실 슬리퍼 거꾸로(다음 사람 배려해서) 놓아달라고 한 것 말고는. 큰 불만이 없었어.
내 걱정과는 다르게(?) 뭔가 점점, 연인에게 스며들더라 내가. 그 사람을 보며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고 별 게 다 귀엽게 느껴지고 애틋하기도 하고 가끔은 울컥하기도 하고 항상 고맙고 감사하고 그래. 상담을 받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전에 비해 위험한 생각도 덜 하고(전반적인 상황이나 특정 상황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여전해서 갈 길이 멀지만...), 전반적인 감정도 많이 바뀌었어. 전에는 우울한 때가 디폴트값이라면 지금은 아니니까. 무엇보다 미래에 대해 생각만 해도 힘들고 끔찍해서 상상도 하기 싫어 하던 내가 결혼을 생각하고 무서워하는(다른 이유는 아니고 그냥 아프고 힘들 것 같아서 무섭다는 거야) 임신, 출산 같은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다 떠나서 연인과 함께 하는 활동, 여행, 미래를 그린다는 게.
연인이랑 나는 항상 서로 칭찬하기 바빠. 나는 자존감이 낮긴 하지만 연인은 막 그런 건 아닌 것 같거든. 근데도 스스로는 매번 '바보 같지...', '나는 멍청이야...', '나는 지능이 낮고...', '나는 바보멍청이똥개 ㅇㅇ' 이러고 상대한테는 '예쁘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천재다', '여신이다', '섹시하다' 어쩌구 저쩌구 해. 서로 고집을 부려. '오늘은 너의 날이야. 너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아니야, 너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네가 기분이 안 좋아질 거야...' 매번 이래.
연인은 분명 처음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내 신체? 외면에 대한, 야한 이야기도 많이 해. 그니까 장난으로 하는 건지 진담으로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가슴이 크네 어쩌네(크지도 않아...) ㅂ/ㅈ가 어쩌고 클리가 어쩌고 맨날 무슨 신음 소리나 내고(진짜 신음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과장된 신음 소리랄까...ㅋㅋㅋ). 처음엔 분명 '가슴 만져도 돼...? 진짜 만져도 돼...? 나 진짜 만진다...?!' 이랬던 애였는데.
신기할 정도야. 취향이나 성향, 여행 스타일 이런 게 막 크게 다르지 않달까. 아니면 서로 배려하고 양보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건가? 조금씩 다른 부분은 있어. 최근에야 알게 된 건데(그래도 거의 2년 다 되어 가는데 이걸 이제 알았다는 게 신기하네. 이렇게 앞으로 알아갈 게 많은 걸까?) 나는 주로 밖에서 노는 걸 좋아하고(보드게임, 노래방, pc방 같은) 연인은 안에서 누워있고 같이 뭐 보거나 쉬는 걸 좋아해. 나는 국내 드라마를 (그나마) 많이 본 편에 속하고 연인은 영화를 좋아해. 나는 공포를 전혀 못 보는데 연인은 공포 이런 것도 잘 봐. 나에 비해 놀이기구도 잘 타는데, 그래도 자이로드롭 이런 건 힘들어 하는 것 같더라. 음식도 나는 떡볶이도 좋아하는데 연인은 막창, 국밥 이런 음식들 좋아하고 떡볶이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여행 스타일은,,, 연인은 갔던 데 또 가는 것도 좋아하던데 나는 이왕이면 새로운 곳 가는 걸 좋아해. 그리고 난 주로 관광이 목적이라 이곳저곳 무조건 가봐야 해. 다리가 아파도. 여행도 체력전이라 힘들어서 내가 기분이 안 좋아지면 분위기가 안 좋아지기는 하는데 연인은 그런 상황에서도 나한테 화 한 번 안 내고 짜증도 안 내. 애초에 화가 안 난 느낌...? 나한테 맞춰주는 것 같긴 해.
그래도 그런 건 있어. 나는 치약 쓸 때 끝에서 위로 쭉 밀어서 쓰는 거 좋아하는데 연인은 그냥 중간 부분 아무데나 눌러서 치약을 짜는 것 같더라고. 그래도 딱히 연인한테 무어라 말하진 않고 그냥 내가 치약 쭉 짜서 써. 동거할 때 연인한테 화장실 슬리퍼 잘 벗어놓으라거나 샤워할 때 화장실 슬리퍼에 물 안 튀게 하라는 건 말했었는데 지금은 잊었는지 지키진 않더라고. 그래도 그냥 놔둬. 연인은 항상 내가 먹고 싶은 거 우선으로 먹이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가 하자는 대로 해줘. 항상 내 의견을 우선시해. 떡볶이도 자주 같이 먹어주고 엽기 떡볶이도 두 번 정도 먹어줬어(나도 연인도 매운 걸 막 좋아하거나 잘 먹거나 하진 않아서 엽기 떡볶이는 자제하려고. 나도 엽기 떡볶이는 자주 먹는 편이 아니라서 배려가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에 비해 나는 국밥을 자주 먹진 않지만... 곱창도 따로 시켜주고 난 다른 거 먹고... 그래도...! 아침에 늦잠 자는 걸 좋아하는 연인보다 빨리 깼을 때 일부러 핸드폰 하면서 시간 보내고 최대한 안 깨워.
... 근데, 내가 진짜 배려를 덜 하는 것 같긴 하네. 연인에게서 받는 사랑이, 마음이, 내가 주는 것에 비해 훨씬 크다고 느껴. 매번 어딜 가든 운전하는 것도 연인이고. (나는 면허는 있는데 장롱 면허라... ㅠㅠ)
말이 길어졌네...! 이걸 다 읽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어쨌든 지금은... 나는 학교 휴학을 더 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라서 복학이라도 해보기로 했고, 연인은 마지막 학년을 앞두고 있어. 내가 기숙사에 합격한다면, 각자 기숙사에서 지낼 거고 불합격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동거할지도 몰라(부모님께서 일단은 기숙사가 낫다고 하셔서...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 우리 둘 다 철이 없는 건지 동거를 바라고 있어... ㅎㅎ... 철이 없다고 한 이유는 아무래도 동거가 더 비용이 많이 들 테니까... 사회에서는 독립했을 나이지만 아직 우리는 지원을 받는 중이라서...).
동거 1년(1년까진 아니고 몇 개월?)하고 본가 와서 지내다가(연인이 우리 집으로 자주 와서 자고 거의 같이 살았어) 지금 또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네. 포인트는 그게 아니지만.
그냥, 설렜던 것들 적어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 됐네. 하하. 잘 자, 다들. 좋은 밤.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