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함이 자꾸 밀려오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써보려고 해
나는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싶어하던 애였어. 주위에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기 어렵다고 나를 말려도 할 수 있다고 믿었고 정말 열심히 행동했어. 바보 같아 보일만큼 내가 손해보면서까지 내 것들을 주었고 내 세상은 내 주변 사람들을 중심으로 돌아갔어. 물론 완전한 손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 정말 내가 좋아서 그렇게 한 거였거든. 사람들이 계속 계속 나를 필요로 했음 좋겠어서 부던히도 노력했지.
근데 어느 날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도무지 오질 않는 거야. 몸도 피곤하고 머리도 자고 싶어 하는데 누가 성냥개비를 눈에 붙여놓은 듯 눈만은 안 감겨서 그저 누워있었어.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내가 껍데기만 있고 속이 텅 빈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 나는 누구지? 마네킹이 된 것 같았어. 비어버린 마음에 이것 저것을 채워보려고 아등바등 했는데 한번 그런 느낌이 들고 나니까 아무리 자도, 며칠이 지나도, 몇개월이 지나도 마음이 너무너무 공허했어. 공허하니 우울감이 밀려들었어. 가만히 있어도 몸이 심해로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어. 금방이라도 눈물이 왈칵 터질 듯이 눈이 뜨거운데 동시에 차가우리만큼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어. 너무 혼란스럽고 속에 가득찬 우울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미치겠더라고.
그래서 날을 한번 잡고 생각들을 정리해보기로 했어. 처음 머릿속에 들었던 나는 누구지? 라는 질문에 답해보기로 한 거야. 근데 진짜 웃긴게 내 지인 누구는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어떤 성격인지도 술술 말할 수 있는데 나는 뭘 좋아하지? 라는 그 간단한 거에도 답을 할 수가 없는 거야. 그러게.. 나 뭐 좋아하지? 음식은? 날씨는? 취미가 뭐였지. 뭘 되게 많이 했던 거 같은데.. 아 산책을 좋아했던가.
그렇게 나는 나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 무작정 생각하려니까 진짜 어렵더라. 나는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었잖아. 그래서 '나'라는 사람을 내 친구라고 생각하고 한번 관찰해보기로 했어. 그렇게 하니까 너무 쉬운 거 있지. 나라는 사람의 특징과 취향 같은 것들이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거야. '나'라는 친구가 웃기기도 하고 어떤 건 되게 별로이기도 하고 어떤 건 또 존경할만 하더라고. 그게 나더라고.
물론 아직도 어려워. 이 친구는 뭐가 이렇게 다양한지 매일 매일이 다르고 새로워. 나는 아직 나와 친해지는 중이지만 적어도 이젠 내가 누군지 조금은 알겠어.
좀 길기도 하고 두서 없어서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혹시나 나처럼 비슷한 우울감에 혼란스럽고 힘들다면 이 글을 읽고 힘을, 위로를, 응원을, 해결법을 얻었으면 좋겠어.
Je croir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