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우리 사이에 권태기가 온 것 같았어. 나는 내 과거 이야기도, 대인기피증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제대로 하지 못했어.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할 때 몸이 떨렸던 건 설레기도 했지만 끈임 없이 인식되고 긴장도 많이 됐기 때문이야. 우리 둘 다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아서 더 어색했던 것 같아. 남자친구는 내가 왜 그러는지 묻기보다는 “요즘 우리 키스한 지 오래됐다.“라는 말을 했고, 나도 그 상황을 피하기만 했어.
평소에도 나는 전화를 어려워했어. 남자친구는 편하게 전화해 달라고 했지만,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먼저 연락하는 게 쉽지 않았고 카톡도 자주 늦게 답했어. 그래도 나는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었고, 스킨쉽도 편해지고 있었고 우리 관계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가 비밀연애를 부모님께 들켰고, 부모님이 나를 하나부터 열까지 좋지 않게 생각하신다고 말했어. 어떤 이야기를 했길래 그런 생각을 하시는지 묻지도 못한 채, 나는 뭐라 말해야할지 어벙벙해서 요점을 말했어. “부모님이 반대해도 나를 만날 거야?“라고 물었고, 남자친구는 “반대하면 만날 자신이 없다.“고 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고, 나는 “잘 지내.“라는 말과 함께 모든 연락을 끊었어.
지금 생각해 보면 몇 달의 관계가 5분도 안 되는 카톡으로 끝나버린 게 너무 허무해. 그때는 너무 충격이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지금은 더 많은 이야기를 해보지 못한 게 후회돼.
지금도 여전히 보고 싶어. 나한테는 아무도 없고 걔 뿐인데.. 마지막으로 만날 때마다 예쁘게 단장했던 기억 때문인지, 아직도 손톱 하나 자르는 것조차 망설여져. 그때의 시간이 그대로 멈춰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연락해볼까 어떻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