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동성이기 때문에 사랑을 우정으로 착각하고, 이성이기 때문에 우정을 사랑으로 착각하며 살아간다고 하잖아. 점점 나이가 들수록 공감하게 되는 말인 것 같아.
나는 중고등학교 때는 여자를 만났지만, 엄마한테 들키고 난 후로 너무너무 힘들었어. 다들 느끼는 것처럼 나 역시도 아, 나는 비정상적이구나. 이건 잘못된 거구나. 하는 죄책감에 일부러 남자를 만났던 것 같아.
중간중간 마음을 흔드는 여자분들도 있었지만 그런 감정은 외면하려고 해왔고, 그렇게 10년넘게 살다보니 그냥 다들 그러려니 하고 살았어.
오래 만난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제법 안정적이었지만 그럼에도 젠더이슈에 있어서는 의견이 다른건 어쩔 수 없더라. 나도 그건 포기하기 힘든 부분이라 극복이 어려웠어. 비단 그 이유만으로 헤어진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꽤나 안정적인 관계였음에도 불구하고 헤어진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후회하지는 않아. 아마 이렇게 계속 지낼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