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욕 먹을 각오로 써. 조언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
내 남친은 좋은 사람이야. 여름이라 내가 더워한다고 매번 양산을 들고 와 주고, 차나 자전거에 치이거나 다칠까봐 매번 길가를 예의주시하고, 내가 산책 나간다고 하면 넘어질까봐 조심하라고, 다치지 말라고 걱정해주고, 정신과 약 먹는 것도 이해해주고, 매일 세 번씩 목소리 듣고 싶다고 전화해주는 따듯한 사람이야.
근데 요즘 이런 남친에게 권태기가 왔어. 남친이 좋고, 따듯하고, 다정한 사람인건 맞지만 설렘을 잘 못 느끼겠고 만나서 뭘 해도 재밌는지를 잘 모르겠어. 남친은 재밌는 거, 색다른 걸 하면 재밌을 거라고 하는데....사실 확신이 잘 안 서. 오히려 그렇게 했는데도 재미가 없고 설레지 않으면 어떡해야 할지 겁이 많이 나.
남친이 좋은 점이 정말 많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과한 장난, 센스 없음, 선택 장애, 어설픔 등등 누구에게나 있는 단점이 더 커져 보이기만 해. 남친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 건 맞지만, 만날 때마다 사실 너무 찝찝해.
헤어지고 싶지는 않아. 비겁하긴 하지만....남친이 없는 게 상상도 안 되고 잃고 싶지 않아. 근데 계속 이런 식이 될까봐 너무 두렵고, 남친한테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조언해 줄 수 있을까? 쓴소리 해 줘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