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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3.12.01

요즘 사람들이 문해력 딸린다, 논리가 이상하다 이런 말들 많은데, 내가 보기엔 그것보다도 특히 어떤 주장의 '전제'를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맞지 않는 곳에 아무 말이나 갖다붙이는 것 같아.

그러니까 깊이 파고들어가면 그 주장에 전제가 있는데 예를 들어 모더니즘은 진짜/가짜를 분리하고 이분법적으로 좋은 것/나쁜 것, 정상/비정상, 주체/대상을 나눈단 말이지?
ex. 진짜 예술, 우월한 예술은 아카데미에서 양성된 미술관 속 예술(주체)이고 대중(객체) 예술은 미개하고 예술로 인정하지 않는 것, 인간의 본체는 남자(주체)이고 여자(객체이자 대상)는 남자를 위해 생겨난 존재라는 것, 인간은 주제이고 자연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객체라는 것, 백인(주체)-유색인종(객체), 비장애인-장애인, 정상인-정신병자, 학계-우매한 대중, 이성-감성 등...
이런 거야. 무엇이 옳고 그르고 뭐가 정상이고 비정상인지 딱 구분해서 사회에 명확하게 고정된 규범, 규율을 만드는 게 목적. 엘리트주의적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모더니즘을 전제로 하는 말들은 "이게 진짜 예술이지.", "장애인이 정상인이라고 볼 순 없잖아", "우매한 대중들을 학계에서 계몽하고 가르쳐야 해", "흑인, 동양인들은 비이성적이고 감성적이라, 이성적인 백인이 우월하고 그들을 가르쳐줘야 한다" 등등... 약자에 대한 관점도 굉장히 시혜적이지. 동등하게 보지 않아.

그런데 포스트모더니즘은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주체/객체화하는 것에서 벗어나자는 개념이고. 그러니까 항상 대상화되고 주변부에 있었던 약자들을 동등하게 보고, 그들이 빼앗긴 가치를 되찾는 거야. 왜냐면 지금까지 학계에서 쓰인 언어가 너무 백인중심적, 남성중심적 시선만 반영했기 때문에 객체,비정상 취급을 받은 것 뿐이지, 진짜 객체들이 그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거든. 이제 그 약자들의 시선에서 언어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거야.
그래서 포스트모더니즘을 전제로 하는 말들은 "모든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 "대중예술 또한 예술이며, 예술도 대중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이성과 감성, 둘 중에 더 '우월'한 것은 없다.", "정상가족 개념을 탈피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있겠지? 기존의 고정관념, 차별적이고 이분법적인 생각들에서 탈피하는 것.

근데 웃긴 게 요즘들어 위의 말들(모더니즘)과 아래의 말(포스트 모더니즘)들이 완전히 혼용되어 쓰이는 걸 너무 많이 보게 돼. 예를 들면 "이게 진짜 예술이지. 대중이 이해도 못하는 게 어떻게 예술이냐? 그들만의 리그는 예술이 아니다" 아니 앞에서는 진짜/가짜 예술 구분하면서 극도로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얘기하더니, 갑자기 예술의 엘리트주의를 비판하면서 대상의 위치에 있던 대중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다가가야 한다니?? 이게 두개가 같이 쓰일 수 없는 문장인데...ㅋㅋㅋ 엘리트주의 비판할 거였으면 진짜예술 가짜예술 운운하면 안돼. 진짜예술 가짜예술 운운하는 순간 너무 당연히 대중예술은 가짜예술이고 대중들은 객체가 되어버리거든 ㅋㅋㅋㅋ

어떨 때는 완전히 모더니즘적 맥락에서의 주장을 하다가, 갑자기 어떨 땐 완전 포스트모더니즘적 맥락에서 가능한 주장을 하는 그런 경우... 아무 기준이나 통일된 전제 없이 그냥 아무데나 '혼용'해서 쓰는 거야. 근데 다른 것도 아니고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상반된 전제인데 말이야 ㅋㅋㅋㅋ🤔

특히 인셀들이 그래. 그러니까 얘네는 자기가 하는 주장의 '전제'가 뭔지조차 모른다는 거... 아무 맥락도 뜻도 모르는데, 마치 밈을 뜯어오듯이 아무데서나 표면적으로 지들한테 유리해보이는 '이미지'의 말을 가지고 와서(그것도 맥락 완전히 뚝 떼어서) 마구잡이로 잘라붙여 쓴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인셀들의 말은 항상 전제가 바뀌고 통일된 하나의 가치관이랄게 없고 궤변이 되는 거야.

그렇게 되는 이유는 뭐 인셀들의 인문학적 소양이 굉장히 부족하기 때문... 아마 중학생 수준일 거라 예상해. 포스트모더니즘이 뭔지도 모를걸ㅋㅋㅋ

그 주장들이 어떤 맥락에서 생겨난 것이며 어떤 전제에서 가능한 지 배운 사람들 입장에선... 지나치게 무식해보이고 발화자의 수준이 너무 뻔히 보여.

밑에 사진도 비슷한 말을 하는 것 같아 가져와봤어. 자꾸 단어나 주장을 혼용해서 쓰고, 가능하지 않고 맞지 않는 곳에 아무 단어나 막 붙여쓰는 멍청한 인셀들을 친절하게 가르쳐주시는 교수님의 글이야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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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요새 밈 끌어다 누덕누덕 붙여서 있어보이는 말 만드는데 맥락도 안맞고 빈 깡통마냥 뜻도 이상하고, 근데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애들도 늘어나고 있어...이젠 좀 무서움

    2023.12.01좋아요2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맞아... 에휴 공교육이 좀 변해야 할텐데 답이 없어보인다...

      2023.12.01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2

    어떤 교수님인지 궁금해요..!

    2023.12.01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박치욱 교수님이라고 하네요!

      2023.12.01좋아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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