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전 남미새인데 연애 포기한 자기 있어?
나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유구한 남미새였음;
어느정도냐면 신비아파트 강림이 땜에 본방사수했음
꿈빛파티시엘 남주들 돌아가면서 딸기랑 사귀는 거
머릿속으로 연성 겁나 쓰고
퉁퉁이 남자다워서 설렐 때 있었음
한학년 올라갈 때마다 좋아하는 남자 바뀌는
남자에 미친새끼 그자체였는데..
고등학생 되고 입시하면서 생각이 확 바뀜
같은반 남사친이 수업 필기 보여달래서
노트 째로 보여주고 난 내꺼 공부했는데
뒤에 찰칵 소리가 나는 거야
뒤돌아서 뭐하냐 물어보니까 찍어가도 되겠냐 물어보더라고
평소면 그러든가 말든가지만
난 입시 중요하고 필기는 예외라 안 된다 했더니
삔또 존나 상해서 그냥 노트 툭 줘버리더라고
뭐야 이새끼 다 쳐 찍어놓고 지랄이야 재수없지만
내가 예민하게 군 것도 맞으니까 냅뒀음
그러다 나중에 내가 생결 쓰고 학교 안 간 날에
영어쌤이 시험에 내는 거 필기 있었대
걔랑은 원래 시험 전에 도움 주고받으니까
전에 필기한 거 봐도되냐 물어봤음
근데 이새끼가 사과하면 주겠다는 거야
뭔 사과? 이랬는데 말이 없어서
아 너 전에 내가 사진 못 찍게한 것 땜에 그래?
물어보자마자 눈빛 확 돌변하는거;
그럼 넌 그때 아무 생각 없었냐는 거야
ㅈㄴ 아무생각 없는 거 맞는데 뭐 어쩌란 건지;
쨌든 화났으면 미안해 근데 니도 말 한 하고 찍은 건 맞잖아? 우리 둘 다 입시 중인데 이 정도는 서로 이해하자. 이랬지
걔가 갑자기 당황타다가 그럼 필기 보여줄게 잠깐만 기다리라더라고
그냥 내가 니 노트 좀 써도 돼? 했는데 안 된대
기다리다가 걔가 영어 필기한 페이지 보여주는데
뭔가 중간부터 짤린 거 같은? 느낌이였음
수업 내용이 짧으니까
더 필기한 거 없어? 했는데 걔가 없대
그래서 나는 걔가 놓친 부분 있음 말했겠지 하고
믿었는데 다른 친구 필기 보니까 내용 더 있더라고
근데 왜 말 안 했냐 물어보기도 좀 그렇잖아
체육시간에 나랑 걔랑 일찍 죽어서 서있었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너 영어 필기 더 있던 거 아냐? 슬쩍 말해봄. 떠보는 거 아니고 진심 궁금해서
근데 얘가 어떻게 알았어? 이러고 당황하잖아..
구라를 칠거면 정성이라도 보여줘야지
속임수가 훤히 보이니까 되게 미련해보였음
그때부터 얘한테 정 떨어져서
여자애들이랑만 다녔는데
이젠 드라마를 봐도 애니를 봐도 연예인을 봐도
잘생겼지만 설레진 않음
내 환상 속 남자는 내가 좀 실수하고 답답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쾌남, 어른 이미지였는데
남자도 꺼내보면 나랑 다를 게 없는 인간이란 걸
깨달아서 그런가
딱히 연애하고 싶지 않아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