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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4.03.13

[영혼의 노숙자]

살면서 본 가장 이상하고 멋있는 사람을 소개해보려고해
이상하고 멋있는건 얘밖에 생각이 안나더라

초등학교때부터 알던 걔는 악기를 정말 잘했어
흔히말하는 절대음감에 왠만한 악기는 다 잘다뤄
오케스트라나 독주회, 콩클? 같은 대회 나가면 무조건 상도 타왔던 친구였거든
나랑도 피아노학원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때 유행하던 노래들을 들으면 바로 쳐주는거야 너무 신기했지 나 정말 지금까지살면서 딱 한명 봤거든

피아노학원에서 친하게지내다가
2학년때 처음으로 같은반이 됬어
학교에서 본 그애는 더 빛나보였던것같아
철학적인 책도 좋아하고, 그런 얘기들도 좋아하는, 똑부러지는, 공부도 못하지는 않았지만
특히 예체능에서 저게 재능이구나 싶은 애였거든

여기까지만 봐도 너무 멋있는애였지만 더 멋있었던건 몰래 나한테 해줬던 말때문이였어
그때가 3학년 끝나갈때쯤이였거든?
내가 그때당시 부모님이랑 사이가 많이 안좋았어
정말로 하고싶은게 있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하셨었거든.... 속상해서 자주 울기도 했었어
고민하다가 처음으로 그애한테 고민을 털어놨는데 걔가 날 끌어안아준거야 처음엔 놀랐지 그런애가 아니였거든
그러다가 아무말도 없이 펑펑 울었던것같아
나보다 작은 친구였는데 그때는 넓게느껴졌어
뭔가 든든한 내편같은느낌?
한참 울다가 좀 멈추고나서 걔가 그러더라고

일단 너가 할수있는것부터 해보라고
부모님 도움 없이도 할수있는게 있을거니까
그걸 먼저 찾고 그걸로 부모님 설득하라고
자기가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영혼없는 공감보다는 같이 해결책을 찾아주던
그런 친구였어 그때 나는 그런 해결책들이
너무 고마웠던것같아

당연히 들을거라생각했던 공감이 아니라
조금 딱딱하지만 진심이 담긴 그애의 말이
이상하고 멋있었어

3학년의 나는 사실 그걸 다 이해하지는 못했었지만ㅋㅋㄱㅋㅋ

이상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도 그애는 그때마다
이상하다는건 특별하다는거라면서 웃어 넘기고
언제나 늘 한결같았어
5학년 전학가기 전까지도 한번도 싸운적 없는
가장 소중한 내편!!

얼마전 성인되고나서 오랜만에 연락했는데
갑자기 하고싶은게 있어서 미술로 틀었다하더라
중학교 3학년 말에 갑자기 하고싶은 일이 생겨서
바로 시작하고 전문 학원없이 나름 이름대면 아는 학교, 원하는 학과 들어갔다 그러더라구

전에 이런얘기 해줬던거 기억하냐 그랬더니
그런것까지 세세하게 기억은 안난대
나는...그거까지 멋있더라...ㅋㅋㄱㄱㅋ

간만에 만나서 술먹기로 했당
나는 그애 덕분에 지금 내가 하고싶은일 하고있어
꼭 말해줘야지

내인생에서 가장 이상하고 멋있고 혼자 다해먹었던 그런 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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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친구한테 물어보고 사연 올렸어!!

    2024.03.13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친구 엄청 T같다 ㅋㅋㅋ 실질적 도움주는 좋은친구다 어릴때 저러기가 쉽지않은데ㅋㅋ

    2024.03.14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어려서 뭘 모를때는 가끔 튀어나오는 그친구 T발 C 모먼트가ㅋㅋㄱㅋㄱ 서운할때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친구 있어서 다행이였다 싶어ㅋㅋㄱㅋ

      2024.03.14좋아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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