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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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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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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한남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기존에 언제나 남성으로부터 일반화되고 평가 받는 위치에 있었던 여성이,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역으로 남성을 일반화하고 평가 판단하는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일종의 수행인거야. (실제로는 그런 위치에 있지 못하지만)

그건 단순히 "똑같은 폭력을 재생산한다!"가 아니라, 부당한 차별적 시스템을 전복하는 행위에 가까워. 남성에게 남성들이 지금껏 여성을 어떤 식으로 대하고 있었는지 역으로 느끼게 해주는 거지.

아주 오랜 역사동안 인간 취급 못 받고 재산이나 대상 취급 받은 여성이, 자신의 시선이라곤 없었던 여성이, 역으로 남성을 일반화하고 대상 취급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 그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야. 그냥 그런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며 기존의 시각을 뒤틀어 한번 보여주는 것에 가까워. 왜냐햐면 남성은 여성-남성 문제에서 절대 약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여성이 남성을 약자 취급, 대상 취급한다해도 그건 현실에서 실현되지 않아...)

단지 여성과 남성을 한번 바꿨을 뿐인데, 남성이 하는 것처럼 여성이 행동해봤을 뿐인데, 그 차이가 얼마나 부자연스럽고 불편하고 이상하게 보였지? 그게 그만큼 이 사회가 얼마나 불평등한지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고.

세상에 악인이 없고 가정폭력하는 남편이 없다면, 가정폭력당하다가 못 참고 살인 하는 여성도 없을거야. 근데 그 여성을 정말 악인이라고 치부할 수 있나? 그 여성 개인이 하고싶지 않은 살인을 하고, 되고 싶지도 않은 악인이 되기까지 사회가 얼마나 방치하고 버려뒀는지 반성하는게 맞지 않아?

똑같이 당해보라는 것처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유치하게 들리기도 하겠지만, 여자가 당해온 차별은 그리 단순하지 않아. 우리가 같은 인간이라는 걸 말하기 위해, 이 견고한 구조를 전복하기 위해, 자기자신 뿐 아니라 다른 여성들을 위해, 피땀흘리고 목숨까지 바쳐왔던 운동가들을 어떻게 단순히 유치하다거나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할 수 있겠어. 그 전에 이 사회가 그녀들에게 어떻게 해왔는지 반성해야지...

그리고 사실 남자들이 '한남'이라는 단어에 화를 내는 건, 단순히 자기들이 일반화당하고 욕을 먹기 때문이 아니야. 왜냐하면 자기들끼리는 그런 단어 백날 만들어도 별 논란 안 되거든. 설거지남이니 옛날에 마초남이니 보빨러니 뭐니...ㅋㅋ 근데 '여자가' 만들었다는 게 충격적인거야. 여자의 시선으로 감히 남자를 판단한다는 것. 그게 문제인거지. 그렇지 않아?

남자들이 김치녀니 보슬아치니 상폐녀니 맘충이니 뭐니 할 때는 화제조차 안 되고 심지어 그 일반화대상에 문제의식을 가지다가("그들은 왜 맘충이란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가"), 왜 남자가 일반화되자마자, 일반화시키는 주체에 문제의식이 옮겨가지?("그들은 왜 한남이라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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